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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호 8면 2009년 9월 7일자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이주원의 티핑포인트]
이주원
페르시아의 왕이 신하들에게 명을 내렸다. 마음이 슬플 때는 기쁘게, 기쁠 때는 슬프게 만드는 물건을 가져 올 것을 명령했다. 신하들은 밤새 모여앉아 토론했다. 토론에 토론을 거듭한 결과, 마침내 반지 하나를 왕에게 바쳤다. 페르시아의 왕은 반지에 적힌 글귀를 읽고는 크게 웃음을 터뜨리며 만족했다. 그 글귀는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였다.

슬픔이 우리의 삶으로 밀려와 마음을 흔들고 소중한 것들을 쓸어가 버릴 때면, 잠시 눈을 감고 귀를 가슴에 대고 조용히 말하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행운이 우리에게 미소 짓고 기쁨과 환희로 가득할 때, 근심 없는 날들이 스쳐갈 때면, 세속적인 것들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이 진실을 조용히 가슴에 새겨라.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고 김대중 대통령은 생전에 지금 시기를 3대 위기로 정리했다. 민주주의의 위기, 남북관계의 위기, 민생경제의 위기라고. 동의한다.

일부 진보개혁진영은 이명박 정권을 파시즘이라고 규정하고 싶겠으나, 이는 과도하다. 그렇다고 ‘뉴라이트’들처럼 민주주의 제도가 무너지지 않았고, 법 원칙에 맞는 법 집행을 할뿐이기 때문에 민주주의는 후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도 과도하다. 분명 파시즘은 아니지만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있다. 답답한 것은 현 정부의 반대세력에 대한 포용을 통해 민주주의 제도를 성숙시키기보다 공안통치적 방식을 고집한다는 점이다.

일부 진보개혁진영은 이명박 정권이 남북문제를 후퇴시킨 주범이라고 규정하고 싶겠으나, 이는 과도하다. 그렇다고 남북관계의 위기기 북한 김정일 정권에게만 떠넘기고 싶어 하는 뉴라이트의 주장 또한 과도하다. 남북관계의 위기는 현 정부의 특정 이념주의적 접근에 의해 엉클어지기도 했지만 북한 김정일 정권의 체제보위를 위한 모험주의적, 돌출적 행위가 더욱 문제를 엉클어트렸다. 하지만 남북관계의 위기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다행인 것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방북 이후 조금씩 관계개선의 여지가 보인다는 것이다.

일부 진보개혁진영은 이명박 정권이 민생경제를 말아먹은 주범이라고 규정하고 싶겠지만, 우리사회의 양극화는 지난 민주정부 10년 동안 발생한 문제였다. 신자유주의 정책을 도입한 정치세력이 바로 민주당이 아닌가?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을 자부하는 민주당은 민생경제의 위기에 대해 현 정부를 공격할 자격은 없다.

그렇다고 해서 현 민생경제의 위기가 모두 전임 정권의 문제만은 아니다. 세계경제 위기를 돌파하면서 현 정부가 취사선택한 정책을 보면 ‘보은 정치’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현 정부가 아무리 실용, 친서민을 앵무새처럼 외쳐도 종부세의 무력화에서 보듯이 ‘부자감세 서민증세’라는 혐의를 벗기 어려울 것이다.

‘민주주의의 위기, 남북관계의 위기, 민생경제의 위기’에 덧붙여 4대강 사업으로 상징되는 ‘국가재정 및 환경 위기’까지 포함해 4대 위기시기를 사는 우리들은 답답하고 괴롭다. 그래도 낙관과 희망으로 세상을 향해 외치자.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하지만 잊지 말자. 외치기만 한다고 현실이 그냥 지나가는 것은 아니다. 실력을 양성하고 미래를 준비하며 외쳐야 한다.

이주원 나눔과미래 지역사업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