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사 아닌 청문회에 서야 할 사람들

사설 시민사회신문l승인2013.02.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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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55명을 대상으로 하는 특별사면·감형·복권을 의결하고 1월 31일자로 시행했다. 대통령의 특별사면은 국회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 이는 대통령의 결단에 따라 사법부의 판단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것으로, 특별사면은 곧 견제가 불가능한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이다.

당연히 이명박 대통령은 각계각층으로부터 맹비난 받고 있다. 특히 박근혜 당선인 측 조차 “부정부패와 비리 관련자들에 대해 사면을 강행한 것은 국민적 지탄을 받을 것”이라고 비판해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서로 입장을 알고 하는 게임”이라며 “일부에서 기록용 (반대)이라는 얘기도 나왔다”고 해 파문이 일고 있다.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이번 사면이 ‘짜고 치는 밀당’이었다는 국민적 의구심을 확인시켜주는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또 이 대통령의 특별사면에 대해 2월 임시국회에서 청문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사면법 개정안도 발의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면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징역형을 선고 받고 형기의 2/3 이상을 채우지 않았거나 집행유예 중에 있는 사람 또는 벌금·추징금 미납자에 대해서는 사면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했다.

문제는 이번 대통령 특별사면은 ‘보은 특사’란 냄새가 물씬 풍긴다. 권력형 비리로 형이 확정된 지 며칠 밖에 되지 않은 측근 중의 측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포함되는 등 파렴치와 오만함의 극치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청와대는 이번 특사의 원칙으로 대통령 친인척 배제, 임기 중 발생한 권력형 비리 사건 제외 등을 들었지만 특사 명단에는 권력형 비리로 형이 확정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물론 오랜 친구이자 후원자인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등이 버젓이 포함되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로 불렸던 최시중 씨는 지난해 서울 양재동 파이시티 개발사업 관련 인허가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해 11월 29일 2심에서 징역 2년6월이 선고됐지만 대법원 상고를 포기해 1주일 뒤인 12월 7일 형이 확정됐다. 판결문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초고속으로 사면이 확정된 것이다. 또 이명박 대통령과 사돈지간인 조현준 효성그룹 사장도 특사 명단에 포함시켰다. 청와대가 천명한 특사 원칙은 국민을 속이기 위한 기만의 언술에 불과했다.

최시중 씨가 누구인가. 이명박 정권 창출의 일등 공신이다. 그리고 이 정권의 언론장악을 최선두에서 지휘했던 인물이다. 최 씨가 방통위장으로 내정 된 때부터 시민사회로부터 ‘독립성과 중립성이 생명인 방통위원장의 자격이 없다’는 비판을 거세게 받았다. 최 씨는 2008년 5월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반대 운동이 한창일 때 ‘독립적인 민간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내세워 방송에 ‘대처하겠다’고 하는가 하면 정연주 KBS 사장을 각종 권력기관을 동원해 쫓아낼 최선두에서 지휘하고, 공영방송 KBS를 정권의 시녀로 전락시켰다. 그는 새누리당 정권의 재창출을 위해 온갖 왜곡?편파보도를 일삼은 조중동 종편을 졸속으로 선정하고 부당한 특혜를 안겨 준 장본인이기도 하다.

최시중 씨에게 필요한 것은 특별사면이 아니다. 지난 해 국회에서 여야가 동의했던 언론장악 청문회를 개최해 그 자리에 세우고, 이명박 정권에서 벌어진 유례없는 언론장악을 낱낱이 밝히고 책임을 묻는 게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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