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그리고 ‘시민판 정책 실명제’

김주언l승인2013.02.04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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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치적’마저 대국민사기로 전락할 위기
차기 정부에서 면밀하고 공정한 조사 이뤄져야

이명박 정부가 내세우는 최대의 치적이자 유일한 업적이기도 한 ‘4대강 사업’이 최대의 스캔들로 떠올랐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제 내세울 업적조차 전혀 없는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대통령 자신이 비리에 연루돼 명예에 먹칠하는 치욕을 안겨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기는 어렵다.

박종학 환경연합 미디어홍보팀
“4대강의 진실을 밝혀라” 환경연합이 지난 28일 청와대를 향해 "4대강의 진실을 밝혀라" 특별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환경연합은 2월 중 4대강사업 찬동인사 발표로 개인의 이익을 위해 양심을 속이고 국민을 속인 정치인, 관료, 학자 등을 철처히 조사해 공개할 것이라며 4대강 보의 안전성, 수질, 생태계 변화, 피해 등을 지속적인 현장 조사로 밝혀낼 예정이다.

이명박 정부는 측근과 친인적의 비리혐의 구속, 언론장악과 표현의 자유 위축과 남북관계의 파탄, 사회 양극화의 심화 등으로 5년 임기 내내 민주주의를 역주행 시켰다는 비난을 들어왔다. 이를 만회하려는 듯 시민사회는 물론,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4대강 사업을 졸속으로 추진해왔다. 이 대통령은 이를 자신의 최대 치적으로 손꼽으며 수천 명에게 훈장과 표창장을 ‘셀프 수여’하는 등 자화자찬을 이어왔다.

심지어는 4대강 사업을 물난리를 겪은 태국에 수출한다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그러나 결국 담합, 환경오염, 설계부실 등이 사실로 밝혀지거나 검찰이 수사 중이다. 정말로 ‘도둑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나 해야 할까.

‘도둑적으로 완벽한 정권’?

감사원은 최근 4대강사업에 대한 감사결과, 총체적 부실임을 밝혀냈다. 보 구조물 안전성과 수질, 유지관리 등에서 모두 심각한 하자가 발견됐다. 4대강의 보는 잘못된 설계기준에 따라 부실하게 시공되었고, 균열과 누수, 하상 보호공 유실 등 심각한 안전문제를 안고 있다. 막대한 양의 물을 가두는 수문에도 이상이 발견됐다. 잘못된 기준과 관리로 조류발생 등 수질악화도 예상됐다. 불필요한 준설로 유지관리비가 낭비될 것으로 예상됐다.

국가기관이 4대강사업의 폐해를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그동안 언론보도 등을 통해 제기된 각종 문제점은 이번 감사에서 제외됐다. 환경단체들은 그동안 4대강사업이 역행침식 등 홍수피해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해왔다. 게다가 물고기 떼죽음, 겨울철새 급감과 같은 생태계 파괴는 물론이려니와 보 주변 농경지의 침수피해 등도 심각하다. 사업추진과정에서의 불법과 편법, 공사과정에서의 비리도 앞으로 밝혀내야 할 중요한 문제이다.

이명박 정부는 그동안 4대강 사업의 홍보에 열을 올렸다. 환경단체 등 시민사회의 반대와 환경파괴 고발에도 불구하고 수해예방을 위한 홍수대책, 물 부족과 가뭄에 대비한 수자원 확보, 수질 개선과 생태 복원, 수변공간의 효율적 활용 등의 효과가 크다고 역설해왔다. 이를 위해 공영방송을 동원하고 수억원에 이르는 홍보활동을 펼쳤다.

시민단체 “대국민 사기극”

그러나 4대강 사업은 결국 22조원이라는 천문학적 비용을 퍼부은 대국민 사기극으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어쩌면 이 대통령의 ‘삽질’은 환경재앙으로 국민을 괴롭힐 가능성이 커졌다. 어쩌면 이를 해체하거나 복원하는 데 22조원의 수배에 달하는 돈을 또 다시 쏟아 부어야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경실련은 “4대강 사업의 총체적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4대강을 복원하고 총체적 부실을 가져온 책임자를 처벌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보의 수문을 열어 강물을 흐르게 하고 나아가 보를 철거하는 등 근본적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와 함께 ‘대국민 사기극’을 벌인 이들이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비자금 조성과 관련해 지난해부터 관련업체를 수사 중인 검찰은 담합뿐만 아니라 사업전반에 대한 전면조사를 통해 관련자들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아울러 국회도 국정조사를 통해 4대강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와 평가를 통해 제도개선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환경단체들이 ‘4대강사업 찬동인사 인명사전’과 ‘4대강 비리백서’의 제작에 나선 것도 뜻 깊은 일이다. 환경운동연합과 ‘MB씨 4대강비리 수첩 제작단’은 4대강사업을 찬양한 낯부끄러운 기록으로 정치인 명단을 발표했다. 이들 단체는 이를 토대도 다음 선거에서 심판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4대강 비리 백서’는 사업진행 과정에서 야기된 불법과 비리 등이 총망라된다.

이 인명사전은 ‘시민판 정책 실명제’이다. '사실 왜곡 및 노골적인 찬양'에 해당하는 A등급 정치인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포함해 강만수·윤증현·박재완 전·현직 기획재정부 장관, 정종환·권도엽 전·현직 국토해양부 장관, 김황식 국무총리, 심명필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장, 유인촌 대통령실 문화특별보좌관, 이만의·이병욱 전 환경부 장·차관 등 60여명이 포함됐다.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공성진·김무성·김성조·김형오·박희태·심재철·원희룡·이상득·이재오·이주영·정두언·정몽준·정옥임·조원진·조해진·주호영 등 전·현직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야당에서는 민주당 최인기 의원이 유일했다.

감사원 발표이후 이명박 정부 총리실이 조사단을 구성해 사업에 대한 검증을 실시하겠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이 대통령의 ‘유일한 치적’마저 대국민사기로 전락할 위기에 처하자 이를 모면하려는 꼼수에서 나온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이미 여러 부처에서 스스로 문제없다고 밝힌 상황에서 공정한 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민간전문가가 참여한다고 하지만, 4대강 사업을 찬동했던 사람 몇몇이 참여한다고 해서 제대로 된 검증이 이뤄진다고 보기도 어렵다.

박 당선자에게는 ‘반면교사’

이명박 정부는 차기 정부가 면밀하고 공정한 조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검찰이 실시중인 담합수사가 공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 정치권도 국정조사를 정치적 수단으로만 이용할 것이 아니라 철저한 사실관계를 파헤쳐야 한다.

박근혜 당선자도 강 건너 불 보듯 하며 정치적 부담에서 벗어나는 데 급급해서는 안 된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과 소통하지 않고 무리하게 추진한 ‘삽질’이 임기 말에 어떠한 결과로 되돌아오는지 잘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불통’ 이미지에 휩싸인 박 당선자는 국민과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직접 눈으로 보고 있다. 4대강 사업은 박 당선자에게는 ‘반면교사’인 셈이다.


김주언 편집인

김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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