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신문 역할·과제

발행인칼럼/ 시민사회의 정론직필(正論直筆)

<시민사회신문>의 역할은 시민사회의 활동과 가치를 널리 알리고, 사회적 역할을 제고(提高)하는데 있다. 다양한 온라인 매체가 등장하면서 대부분의 단체와 조직들은 자신의 매체를 갖게 되었다. 매체의 독점시대가 가고, 매체 민주주의 시대가 왔지만, 언론 매체의 전문적 영역은 큰 변화없이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 이는 바로 언론의 본래적 가치, 정론직필(正論直筆)이 각 시대별로 엄중히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의 주축이라 할 수 있는 ‘시민단체’들은 공익성, 자발성, 자율성 및 독립성의 가치를 추구하는 비정부, 비영리 단체로 정의할 수 있다. 외국에서는 제1섹터(1st sector)인 공공(public) 부문과 제2섹터(2nd sector)인 기업 등 민간(private) 부문에 대비하여 시민사회 부문을 제3섹터(3rd sector)라도 부르기도 한다.

제3섹터는 원래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제3의 부문을 일컫는 말인데, ‘시민사회’로 대변되는 제3섹터의 등장은 전통적 관료제와 시장기능의 실패를 보완하는 사회적 역할을 수행해 왔는데, 앞으로 이러한 기능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단체의 ‘사회적책임’도 점검하자

시민단체(NGO, NPO, 재단, 사단법인 등)의 활동 목표는 공공(公共)의 가치 즉, 공공선(公共善)의 실현에 있다. 이들 시민단체들도 하나의 조직이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을 지닌다는 것이 일반적 해석이다. 조직의 사회적 책임을 규정한 국제표준, ISO26000 지침에 따르면, 시민단체들도 사회적 책임을 하나씩 점검해나갈 필요가 있다.

우리 단체의 목적은 무엇이고, 이를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은 누구인지 규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들과 실질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부분을 조직의 과제로 설정할 수 있다.

조직의 책무성(accountability)의 관점에서도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해야 하며, 투명성(transparency)의 원칙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지, 윤리적 관점에서는 문제가 없는지, 관련 법규 준수와 인권보호 측면에서도 여러 가지 쟁점들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사회·문화 분야의 국제표준(ISO26000)을 확산하자

각 분야의 사회적 책임을 규정한 ISO26000은 이러한 ‘사회적책임’이 인류의 ‘지속가능발전’에 필수적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세계 70여개 나라 각 분야 대표들은 2005년부터 5년여 동안 8차 총회를 개최한 끝에 2010년 비로소 ISO26000 (사회책임) 국제표준을 93%의 찬성으로 채택한 바 있다.

ISO26000은 기업, 정부, NGO 등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조직이 지배구조, 인권, 노동, 환경, 소비자, 공정운영, 지역사회참여와 발전 등 7개 핵심 주제에 대해 준수해야 할 사항을 정리해 놓은 지침서다. 이 지침서는 세계인권선언, 국제노동기구(ILO)협약, 기후변화협약, OECD다국적기업가이드라인, 유엔글로벌콤팩트(Global Compact) 등 이제까지 나온 국제 지침을 총망라한 것으로,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국제적 이행 지침들의 종합판이라 할 수 있다.

ISO26000은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나 NGO 등 모든 형태의 조직에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점이 그 동안의 CSR 논의 흐름과 가장 큰 차이점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가리키는 ‘CSR’에서 기업(Corporate)을 뜻하는 ‘C’를 뺀 사회적 책임으로 범위를 확장한 것이다.

시민사회신문의 과제

사회책임에 관한 국제표준(ISO26000)을 시민사회 관점에서 적용해 보면 여러 가지 유의미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시민단체의 활동이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좋은 거버넌스(의사결정구조)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조직 운영의 민주성, 투명성, 공정성, 사회책임 측면을 점검하고 부족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개선해 가야 한다.

개방적이고 투명적인 조직 체제를 기반으로 시민들의 제안과 참여를 촉진하고, 조직 운영과 활동에 적극 반영해 나간다면 있다. 그동안 시민단체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강조해 왔는데, 이제 스스로의 사회적 책임도 항상 챙겨보고, 그 내용을 사회적으로 공개, 공유하는 시스템을 가동해야 한다. 그래야 다른 조직의 사회적 책임도 더욱 떳떳하게 요구할 수 있고, 우리사회 전체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

그리하여, 투명한 사회, 합리적인 사회,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인권, 노동권이 보호받고, 지구환경과 생태계를 보호하는 사회가 되어야 하며, 궁극적으로 모든 조직이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사회 비전을 창출해야 한다. 더 나아가, 이러한 가치와 비전을 한반도 차원에서 실현하고 ‘대륙’문화과 ‘해양’ 문화를 잇고 소통하는 평화주의를 실현하고, 국제사회의 항구적 발전에도 기여해야 한다.

사회 각 분야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는 이 때, 우리나라 시민단체들도 사회책임 국제 표준(ISO26000)의 내용을 숙지하고, 적극 활용해 우리 사회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환경 측면에서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을 더욱 높여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시민사회신문>은 우리사회의 이러한 가치와 흐름을 지켜내고 다음 세대에까지 전승(傳承)하고 계승(繼承)해 나갈 수 있도록 사회적 공기(公器)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