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등록금·교육공공성 공약 실종 위기

시민운동2.0 안진걸l승인2013.10.2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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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시립대는 전국에서 최초로 전격적으로 반값등록금을 실시하고 있다. 2012년 1학기부터 실시 중이고, 인문사회계열 학과들이 등록금이 1학기에 ‘겨우(?)’ 102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인근 고려대의 경우 입학금만 105만원이고, 1학기 등록금이 500만원 안팎이니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얼마나 우리 국민들이 미친 등록금과 살인적인 고등교육비에 대한 고통이 심하면 전국적으로 서울시립대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고, 서울시립대 입학 커트라인이 대폭 올라갔다는 말이 돌기도 했다.

서울시는 시립대 반값등록금 전격 실현뿐만 아니라 학자금 이자로 고통받는 대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위해 학자금 이자지원 조례도 제정, 실제로 대학생들에게 이자비용을 지원하고 있고, 비대졸 청년들의 취업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조례도 전국 최초로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또 대학생들의 공공기숙사 지원에도 열심이다. 중앙정부가 엉뚱한 일에 몰두하는 사이, 지방정부에서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교육 정책’의 좋은 사례를 보여주는 일이다.

서울시뿐만이 아니다. 강원도립대, 충북도립대, 전남도립대 등도 반값등록금에 근접하거나 반값등록금을 뛰어넘어 무상교육으로 나아가고 있다. 특히, 강원도 최문순 지사는 강원도립대의 무상교육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에도 국가 특수 대학(경찰대, 육사 등)을 제외하고 최초로 전면 무상교육 대학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은 지방정부들의 ‘교육열’과는 정반대로 가고 있는 듯하다. 지난 10월 초에 박근혜 정부의 첫 예산안(2014년 정부 예산안)이 발표됐는데, 국가에서 가장 중요하고 국민에게 가장 소중하다는 ‘교육’예산은 전체적으로 2%가량만 늘어나 물가인상율 등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삭감된 것이나 다름없는 예산안이 제출된 것이다. 역대 많은 정부가 교육 예산만큼은 대폭 늘려온 것에 비추어보면 박근혜 정부가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반교육적 정부’라는 비판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특히, 핵심 공약이었던 고교 의무(무상)교육 예산과 관련해서, 공약에서는 2014년부터 매년 25%씩 확대하여 2017년에 전면 고교 무상교육을 실시한다고 밝혀놓고도, 실제 올해 예산안에서는 고교 무상교육 예산은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 즉, 국고 편성 대신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교부율에 대한 상향도 없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고교 의무(무상)교육 예산을 떠 넘겨 버린 것이다. 즉 지방교육청들이 알아서 하라는 것인데, 이는 교육과 중요 공약에 대한 중앙정부의 책임 있는 자세도 아닐뿐더러 늘지 않는 교육예산이라는 조건에서 각 지방에서는 다른 교육예산을 깎을 수밖에 없는 심각한 사태로 이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마찬가지로 친환경무상급식에 대한 중앙정부의 지원 예산도 전혀 반영하지 않아 국민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한 중앙정부의 무책임성과 지방정부·지방교육청에 중요 정책에 대한 책임과 예산을 떠넘기는 매우 잘못된 관행을 계속 유지하게 된 것도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또, 반값등록금 관련 국가장학금 예산이 교육부 증액 요구분 1.6조 원에서 무려 1.2조 원이 삭감된 0.4조원 증가에 그친 것도 실로 심각한 문제다. 최소한 여당의 정책공약에서 제시된 대로 ‘2014년부터 대학 등록금에 대한 실질적 반값 정책’을 완성하려면 내년 국가장학금 예산은 올해보다 1.2조원이 더 늘어난 4조원이 필요하지만 정부는 단 0.4조원만 증액 반영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반값등록금 설계는 등록금 총액 규모를 14조 원으로 설정한 후 △정부가 4조원 △대학이 3조원(장학금확충 2조+등록금인하 1조) △학생이 7조원을 부담하게 되어있다. 0.4조의 증액으로는 지난 대선 당시 내세운 ‘반값등록금’ 공약과 2014년 4조원 예산 배정 약속을 사실상 실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또 하나의 중대한 공약 파기다.

지금 박근혜 정부는 경제민주화, 복지국가, 그리고 민생살리기와 관련된 주요 공약을 거의 다 파기하거나 변질시켰다는 범국민적 비판에 직면에 있다. 그 와중에 반값등록금과 교육 공공성 확대 관련 공약들도 실종될 위기이거나 후퇴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대선 때 한 축에서는 국정원, 경찰, 국방부, 보훈처까지 나서서 불법적으로 선거에 개입하고, 한 축에서는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던 주요 민생, 복지 관련 공약을 거의 다 파기하고 있다면 우리 국민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어야 할까? 선거를 다시 하자고 할 수는 없더라도 국민들이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을 어떤 식으로든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안진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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