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그리고 정치개혁

김상진l승인2015.05.13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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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를 넘어 허탈한 심정이다. 현직 총리와 전․현직 대통령 비서실장 3명을 포함한 친박계 실세들의 이름이 거명되는 소위 ‘성완종 리스트’는 한국의 정치지형을 흔들 수 있는 ‘판도라의 상자’가 되었다. ‘돈 받은 증거가 나오면 제 목숨을 내 놓겠다’고 말한 이완구 총리는 결국 총리 관복을 벗고 검찰 수사를 기다리는 신세가 되었다.

국정은 이렇게 어지러울 정도로 혼란을 거듭하고 있건만 박근혜 대통령은 9박 12일의 일정으로 남미 순방길에 올랐다. 최측근들이 연루되고 대선자금과도 관계있다는 내용이 언론 보도를 통해 계속 흘러나오고 있건만 마치 남의 일 이야기하듯 정치개혁 차원의 부패척결만 말하고 떠나 버렸다. 외국 순방길에 있다가도 급히 귀국해 국정을 돌봐야하는 상황일 텐데 말이다.

사건을 보는 세간의 시각은 두 가지이다. 먼저, 검은 돈을 로비에 쓴 ‘고 성완종 회장’에 대한 동정 심리이다. 검은 돈을 썼다는 것 보다 ‘얼마나 억울했으면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까’라는데 방점이 있다. 또한, 성완종 회장이 홀홀단신으로 상경하여 일구어낸 경남기업이 설립 64년만에 주식시장에서 상장폐지 되었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돈을 받았다는 정치인이 하나 같이 강력하게 부인하는 모습에 더욱 분노를 느끼고 있다. 국민은 부인하는 정치인들의 뻔뻔스러운 모습에 실소를 금할 수 없으며, ‘달면 삼키고 쓰면 뱉어 버리는’ 정치인들의 비정함을 보며 한국정치의 절망감을 느낀다.

이 사건의 해법은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첫째, 대통령의 말처럼 ‘이번 기회에 우리 정치에서 과거에서 현재까지 문제가 있는 부분은 완전히 밝힐 필요가 있다’면 ‘특별 검사’를 통해 철저히 밝혀야 한다. 현 정부의 정권 최고 실세들이 연루되어 있는 사건을 검찰이 제대로 된 수사를 할 것이라는 건 어불성설(語不成說)에 불과하다.

둘째, 현재 ‘성완종리스트’에 거론된 인사들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직위를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철저히 수사에 임하겠다는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말도 안 되는 변명을 일삼다가는 두 번 세 번 거듭해 죽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세상’은 지났음을 알아야한다.

셋째,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이루어야 한다. 개발독재 시절부터 이어져온 정경유착의 고리를 언제까지 지속시킬 것인가? 고인 물은 썩게 되어있으며, 오래된 권력은 부패하게 되어 있다. 과감하게 미래세력으로 세대교체를 이뤄 정치를 바꿔야 한다. 부패한 정권은 심판하고 낡은 정치인은 퇴출시키자. 그래야 대한민국의 미래가 있다.

위기가 곧 기회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내 살을 도려내는 심정으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철저히 수사하면 국가를 바로 세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레임덕은 가속화되어 그야말로 식물정권이 될 수밖에 없는 최대의 위기가 맞이하게 될 것이다.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 김상진 정책연구소 성장과나눔 대표

김상진  ksjkn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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