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저널 불법 비밀대선캠프 다룬 언론은?

경향과 JTBC뿐…참여정부 특별사면과 홍준표 지사 수사에만 초점 민언련l승인2015.05.1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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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저널> 인터넷판 화면.

박근혜 정권의 불법 정치자금 의혹이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하 성 전 회장)의 죽음으로

폭로됐지만 청와대와 여당, 그리고 보수언론의 ‘물귀신 작전’으로 사안의 본질이 제대로 조명되지 못하고 있다.

성 전 회장의 메모와 인터뷰의 핵심은 친박 인사들의 금품수수다. 특히 홍문종 의원에게 전달된 2억 원은 2012년 대선을 위해 전달된 것이라고 성 전 회장이 분명히 언급했다.

그런데도 정부․여당과 보수언론은 노무현 정권의 성 전 회장에 대한 두 차례 특별사면이라든지,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사퇴할 것인가에만 초점을 맞췄다.

4․29 재보선으로 새누리당이 압승한 이후의 정국은 더욱 노골적으로 노무현 정권의 특별사면과 홍준표 경남도지사 수사로 초점이 모아져 ‘불법 대선자금 게이트’는 사라져버릴 위기에 처했다.

박근혜 정부의 불법 비밀캠프 고발한 시사저널

이런 상황에서 지난 5월 10일 시사저널이 단독으로 보도한 <박근혜 2012년 대선 불법 비밀 캠프 드러나다>(5/10, 조해수·엄민우·이규대 기자)는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이 지난 18대 대선을 치르면서 저지른 부정과 불법행위를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시사저널 보도는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이 공식 선거 캠프 외에 불법 비밀 캠프 10여 곳을 따로 운영했고 서병수 당시 당무조정본부장과 성기철 포럼동서남북 회장 등 박근혜 대통령의 서강대 출신 최측근들이 실질적 운영자라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말 청와대, 새누리당, 국민권익위원회에 정 아무개씨가 쓴 탄원서를 배경으로 한 것이다. 정 씨는 여의도 소재 에스트레뉴 건물 오피스텔 소유자로 자신을 소개했고, 자신이 박근혜 후보 선거운동을 위해 오피스텔 10여채를 무상 제공했다고 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서강바른포럼과 포럼동서남북 등 서강대 출신인들의 모임이 “시민단체 및 홍보, 새누리당 당명 로고작업, 유세단 연습장, SNS 활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박 대통령 후보의 선거 지지 활동을 했다고 적었다.

실제 18대 대선 전날인 2012년 12월 18일, 서강바른포럼과 포럼동서남북은 불법 선거 사무실 운영과 불법 SNS 활동으로 선관위에 적발되어 유죄 선고를 받은 바 있다. 시사저널은 익명을 요구한 핵심 관계자 A씨의 “선관위가 들어오기 전날부터 사무실의 모든 인터넷선을 끊고 자료를 치웠다. 선관위가 왔을 때는 미처 치우지 못한 극히 일부분만 적발됐을 뿐”이라는 발언을 담아, 당시 적발된 사무실과 SNS 활동이 전부가 아님을 시사했다.

주목할 점은 시사저널의 보도에서 성완종 리스트에 거론된 바 있는 서병수 부산시장이 불법 비밀 대선캠프의 주요 운영자로 언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불법 비밀 대선캠프에서 불법 선거 자금을 모금한 사실도 중요하다.

시사저널은 “서강바른포럼이 서강대 동문들에게 박근혜 당시 후보를 위한 정치자금을 홍보하고 실제로 모금 활동을 펼쳤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선관위 적발 당시의 법원 판결문에는 불법 SNS 활동과 더불어 ‘신고 안 된 캠프의 선거 자금 모금’도 적시되어 있는데 이 모든 활동에 서병수 부산시장이 관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파급력 있는 주요 뉴스 아이템인데도 다루지 않는 언론들

불법 비밀 대선캠프와 불법 정치자금은 정권의 정당성과 직결될 뿐 아니라 현 정권이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 취급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게다가 시사저널 보도는 박 정권의 대선 관련 불법 행위들 중 현재 밝혀진 불법 비밀 대선캠프, 국정원 대선개입, 성완종 불법 대선자금 게이트 등이 빙산의 일각임을 암시한다.

따라서 시사저널 보도는 불법 대선자금 의혹이 은폐되고 있는 ‘성완종 게이트’ 정국에 새로운 계기를 제공할 수 있는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언론사는 이 뉴스를 외면했다.

시사저널 보도가 나온 지 사흘이 지난 13일까지 타 언론사는 관련 내용을 제대로 다루지 않고 있다. 5월 10일 시사저널 보도 이후 10일 저녁 방송보도부터 13일 아침 신문까지 살펴본 결과, 경향신문과 JTBC를 제외한 모든 언론사들이 시사저널 보도에 침묵하고 있다.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촉구하기는 했지만 조중동과 마찬가지로 새누리당 불법 비밀 대선캠프를 외면한 한겨레의 태도도 아쉽다.

조중동은 대선자금 의혹 여전히 외면, 시사저널 보도는 경향만 인용

지난 사흘간 5개 신문의 성완종 게이트 관련 보도를 보면, 대부분 홍준표 수사에만 치중하고 있고 조중동에는 시사저널 보도나 대선자금 관련 내용이 한 건도 없었다. 경향신문은 시사저널 보도 내용을 1건 보도했고, 한겨레는 대선자금 의혹을 1건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서병수의 ‘성완종 2억원’ 불법 선거자금 유입 의혹>(5/11, 5면, 곽희양 기자)에서 시사저널 보도를 인용하며 “서 시장이 받은 2억 원이 박 대통령의 불법 선거 운동에 쓰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것”이라고 했다.

시사저널 보도에서 서병수 부산시장이 불법 비밀 대선캠프에 깊이 관여했음이 드러난 만큼 ‘성완종 2억’ 역시 불법 대선자금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경향신문 외에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는 시사저널 보도 관련 내용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한겨레는 시사저널 보도는 인용하지 않은 채, 대선자금 의혹에 대해서 지적했다. 한겨레 <‘새누리 대선캠프 2억’ 수사 ‘지지부진’>(5/11, 6면, 이경미 기자)은 검찰이 이완구 전 총리와 홍준표 경남도지사 등 “개인별 정치자금 의혹에 대해서는 속도를 내고 있지만 ‘새누리당 선거캠프 2억원 전달 의혹’ 수사에선 부진을 면치 못 하고 있다”며 대선자금 수사를 촉구했다.

한편 조선일보는 <이완구 前총리 주내 소환… 檢 수사단계, 어떤 분은 3층 어떤 분은 1층에 있다>(5/11, 6면, 전수용 기자)에서 홍준표, 이완구를 제외한 메모 속 6인에 대해 “금품 전달 시기와 장소가 특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수사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라고 애매하게 추가조사 여지를 남겨놨다.

반면 동아일보의 <檢, 김기춘-허태열 前실장 서면조사 검토>(5/11, 10면, 최우열 기자)는 서병수 부산시장의 2억원 수수 의혹에 대해 “돈을 건넨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 등 수사 단서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수사 가능성을 단정적으로 차단했다. 중앙일보는 불법 대선자금 의혹에 직접적으로 거론되어 왔던 홍문종 의원,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에 대한 보도를 일체 하지 않았다.

비밀캠프와 불법 대선자금까지 가시화한 JTBC 돋보여

시사저널이 의혹을 제기한 새누리당 불법 비밀 대선캠프와 불법 대선자금을 외면하기는 방송사들도 마찬가지였다. JTBC를 제외한 지상파 3사와 채널A, TV조선은 불법 대선자금과 불법 비밀 대선캠프는 물론 그와 관련되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홍문종 의원이나 서병수 부산시장에 대해서도 침묵했다. 보수 언론의 종편 방송사인 TV조선과 채널A를 차치하더라도 지상파 3사가 조중동이 보여온 편향과 침묵에 동참했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지상파 3사와 TV조선, 채널A는 홍준표 경남도지사 수사에만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에 비해 JTBC는 ‘성완종 게이트’와 관련한 보도량도 압도적으로 많은데다가, 불법 비밀대선캠프 의혹을 심도 있게 보도했다.

11일, JTBC 손석희 앵커는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 캠프는 어떻게 운영됐는지 탐사 취재팀이 한달 동안 매달려 취재했습니다”라면서 대선 당시 새누리당의 ‘그림자 조직’과 거기에 쓰인 불법 대선자금까지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JTBC <“비공식 대선캠프 있었다”>(5/11, 9번째, 정제윤 기자)는 전날 시사저널 단독보도의 주요 취재원이었던 오피스텔 소유주 정모 씨를 직접 인터뷰하여 그 내용을 상세히 설명했다. 보도는 “여기는 (비공식 선거)메인 스타디움이었다니까”라는 정모 씨의 증언을 통해 그가 무상 임대한 오피스텔 10여 채가 새누리당의 미신고 불법 대선캠프임을 밝혔다. 이어지는 정모 씨의 “그때도 서병수 씨가 연결해서 하는 걸 내가…”라는 발언은 서병수 부산시장이 불법 대선캠프를 사실상 관리했음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도했다.

또한 뉴스룸 2부 <탐사플러스> 3꼭지로 새누리당이 2012년 운영했던 ‘그림자 외곽조직’의 규모와 활동을 분석하고 결론적으로 신고 되지 않은 ‘그림자 비용’, 즉 불법 대선자금이 동원되었을 가능성을 조명했다.

<탐사플러스/대선캠프 ‘그림자 비용’ 추적>(5/11, 2부 2번째, 정제윤 기자)는 자원봉사자 수당, 유급 선거운동원 식사비용, 100만장이 넘게 발급된 임명장 비용 등 ‘그림자 비용’의 구성을 보여줬다.

<탐사플러스/‘선거법 줄타기’ 외곽 조직들>(5/11, 2부 3번째, 박영우 기자)에서는 “임명장만 100만여 장이 나갔다고 하면 그만큼 외곽조직에서 일한 사람이 많았다는 얘기인데요. 실제 대선 당시 박 후보의 외곽 조직들은 다른 후보들에 비해 규모가 크고 조직화돼 있었습니다”라는 앵커 멘트와 함께 다시 서병수 부산시장에 초점을 맞췄다. 오피스텔 소유주 정모 씨 인터뷰를 인용하여 박근혜 당시 후보 지지모임인 서강바른포럼이 SNS 홍보 선거활동을 했다고 설명하면서 “조직 운영에 당시 당무조정본부장이었던 서병수 현 부산시장이 직접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지적한 것이다.

▲ 보도화면 갈무리.

살아있는 권력의 문제 덮으려는 언론 태도 비판받아 마땅

그동안 언론은 박 정권 불법 대선자금에는 침묵하면서 야당 대선자금과 노무현 정권 특별사면, 그리고 이완구, 홍준표 개인의 문제만을 부각시키기에 여념이 없었다. 다시 시사저널이 비밀 대선캠프 문제를 고발하고 JTBC가 ‘그림자 외곽 조직’ 운영을 위해 필요했을 불법 대선자금에 대한 합리적 의혹을 제기했다.

이처럼 성완종 리스트 관련 불법 대선자금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음에도 여전히 지상파 방송과 보수언론은 이를 외면하고 있다. 이는 살아있는 권력의 부정을 덮으려는 노골적인 충성경쟁이라고밖에 이해되지 않는다.

혹여 타사에서 이미 보도한 것 이외에 별다른 추가고발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언론사들이 시사저널과 JTBC의 보도를 제대로 다루지 않는 것이라면 그것 또한 부적절한 태도이다. 언론의 뉴스선택 및 배치의 기준은 뉴스 내용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느냐 여부이지 자사 단독이 아니다.

구체적인 취재가 부족하면 기존 타사의 보도라도 잘 정리하면 될 일이고, 타사 보도의 사실관계가 정확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보다 정밀하게 취재하여 의문점을 더 드러내도 될 일이다. 검찰청 앞에서 오가는 피의자 모습만 보여주고, 검찰 관계자와 정치인의 입만 바라보는 것은 기자의 역할이 아니다. 이제부터라도 언론은 박 대통령의 불법 대선자금 의혹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보도해야 할 것이다.

민언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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