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이 ‘의료상법’에 멍드는 서민가슴

대자본 중심 의료시장 재편…국민보건 위축 우려 심재훈l승인2007.05.14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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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 의료연대회의 등 6개 시민사회단체들이 9일 정부종합청사 후문에서 의료법개정안 국무회의 통과를 규탄하는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당초 의료법 전면개정의 이유로 내세웠던 환자권리 강화와 의료산업화 두 가지 목표 가운데 법안 제정 과정에서 산업화만 남았다는 것이 개정안을 바라보는 시민사회의 반응이다.

실무작업반 참가 과정에서 의료산업 영리화를 반대한 신현호 변호사는 “복지부의 개정의료법은 의료를 돈벌이 산업으로 만드는 의료상법(商法)이다”고 평가했다.

이상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사업국장은 “복지부는 환자권리 강화를 개정안에 파격적으로 많이 담았다고 얘기하는데 실제론 아니다”며 “환자설명의무 등은 이미 의료 관련 재판에서 판례로 인정된 부분이기 때문에 이를 법제화한 정도지 강화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의료연대회의, 보건의료단체연합, 건강세상네트워크, 경실련,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들은개정안의 5개 조항이 모두 상업화를 부추길 뿐 아니라 지난해 12월 14일 재경부가 발표한 서비스산업종합대책을 뒷받침하는 내용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시민단체가 의료법전부개정법률안에서 의료산업화를 조항으로 꼽는 조항은 △의원급 의료기관 의과·치과·한방 병원 내 개설허용(50조) △비급여 비용 보험사·의료기관 계약 허용(80조) △비전속진료 - 의료인이 2개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진료 허용(69조)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부대사업 인정과 자본금 50%까지 부대사업 출연 허용(77조) △의료기관 합병 근거 마련(80조) 등이다.

임준 의료연대회의 정책부위원장(가천의대 교수)는 “개정안의 민간 보험 가격계약 허용이 실손형 보험을 강화시켜 국민의 의료비를 줄인다는 정부 주장은 보험설계사 유지비용 등 민간보험의 막대한 행정비용을 감안하지 않은 과장된 논리”라고 말했다. 그는 “합병근거마련이 현행법의 영리법인 병원 개설 금지로 당장 대규모 인수합병을 현상을 불러오지는 않겠지만 향후 대자본 중심으로 의료시장 개편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정안의 부대사업 범위 대통령령 위임에 대해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정책기획실장은 “정상적인 진료보다 부대사업과 연계한 수익위주의 의료행위가 강화될 것”이라며 “복지부가 비영리 법인인 사립학교와의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는데 이는 의료의 특수성을 무시한 발상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의료법 개정이 의료기관 간 경쟁을 유도해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성창현 보건산업정책팀 사무관 “국민의 입장에서 좋지 않은 것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병의원이다. 현재 의료서비스가 공급과잉인 상태에서 서비스가 열악한 병원들이 많다. 경쟁의 이익이 국민들한테 갈 수 있도록 하는 개도개선”이라고 말했다.

이영찬 보건의료정책본부장도 지난 3월 23일 국정브리핑에서 “규제가 의료계에 경쟁력 강화에 장애요인 되고 있다”며 “규제완화로 의료서비스 수준을 향상시킬 것 ”이라고 의료법개정 방향에 대해 밝힌 바 있다.

한편 각 의료단체에서도 개정안에 대해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성익제 병원협회 사무총장은 “병원 간 인수합병 허용과부대사업 범위 확대 등은 병원의 경영 환경을 개선시킬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병원 내 의원 개설 허용에서 대해서도 성사무총장은 “1차 의료기관인 의원과 2차 의료기관인 병원이 장비를 공동으로 사용하고 협진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경만호 서울시의사회 회장은 “개정의료법이 큰 병원에게는 이익을 가져다주지만 개인의원에는 피해를 준다”며 “의료전달 체계를 깬다”고 말했다.

의료법개정에 대한 정부, 시민사회단체, 의료단체 사이의 입장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내세우는 경쟁력 강화를 통한 의료산업발전이 국민건강에 얼마나 도움을 줄지는 미지수다.

김명희(을지의대)교수는 “일반적으로 경쟁이 서비스 질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미국에서는 병원들이 오히려 채산성을 맞추기 위해 관리비용은 늘렸지만 임상서비스는 나빠졌다는 보고가 있다”며 “의료산업화가 국민보건을 담보할 수 있다는 논리는 과장됐다”고 말했다.
심재훈 기자

심재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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