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평생 수많은 실수로부터 배우면서 살아간다. 이 세상에 완전한 사람은 없다. 특히 자신의 실수를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고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 자신의 실수를 진솔하게 드러내는 자는 자신감을 가진 사람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실수를 감추고 민낯을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우리 주위에 누가 봐도 평소 훌륭한 분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그들의 공통점은 자신들의 실수를 가감없이 공개한다. 그로 인해 그들을 더욱 존경하게 되는 것이다. 아, 과연 저분들도 그런 아픔의 과정이 있었구나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삼성동에 있는 백암아트홀 박귀재 대표의 초청으로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토크콘서트에 참석한 적이 있다. 특히 젊은 청춘들에게 인기 있는 김 교수의 비결이 궁금했다. 강연 도중 평소 그에 대해 전해 듣던 바와는 달리 그가 자신의 어려웠던 시간 강사 시절을 얘기했을 때 과연 오늘의 김 교수가 그냥 우연히 그 자리에 올랐던 것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담담하게 자신의 지난 날을 통해 청년들에게 희망을 불어 넣어 주었다. 최근 뉴욕대학에서 스티브 잡스 이후 최고의 명연설을 했던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로버트 드 니로는 수없이 거절의 쓴 맛을 보았던 그의 과거를 소개하며 후배들을 격려했다.

실명을 사용하여 비교적 자체 정화가 된다는 페이스북에서도 자신의 실수를 모두 감추고 공유한다는 허울 좋은 이유를 대며 함부로 남을 가르치려는 사람들이 많다. 대체로 그런 사람들을 보는 시각이 좋지 않아 좋아요와 댓글이 별로 달리지 못한다.

반대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며 솔직하게 보여주는 사람들의 타임라인은 언제나 뜨겁게 달아오른다. 결국 얼마나 미사여구를 동원하고 멋진 사진으로 포장하느냐 보다 얼마나 감성적으로 마음의 문을 두드리느냐에 달려 있다는 말이다. 자주 글을 쓰는 필자로서도 이것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실수는 나쁘지도 좋지도 않다. 그저 불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에 시행착오는 평생 우리를 따라다닌다. 지혜로운 사람은 실수로부터 배우고 미련한 사람은 실수를 감추느라 인생을 허비한다.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면 친구들이 따라오고 강점만 내세운다면 외톨이가 된다. 궁극적으로 선택은 본인에게 달렸다.

자신의 실수를 통해 어제보다는 나은 내일을 만들어 가고 다른 사람들의 실수를 반면교사로 삼아 진일보하는 것이다. 과거보다는 나은 미래는 자신의 선택에 달려 있다. 올바른 선택을 위해서는 먼저 깨달음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정은상 맥아더스쿨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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