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 위기, '한국판 로제타 플랜'으로 해결하자

김상진 정책연구소 성장과나눔 대표l승인2015.07.0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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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타’는 가난한 소녀의 성장기를 다룬 벨기에 영화 속 주인공이다. 18세 소녀 로제타는 다른 사람들과 같이 직업을 갖고 평범한 삶을 살려고 노력하지만 엄혹한 현실 앞에 좌절한다.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촬영된 이 영화는 벨기에 국민들을 울렸고, 벨기에 정부의 청년고용 프로그램인 ‘로제타 플랜’을 제정하는 계기가 됐다.

통계청의 발표에 의하면 2015년 5월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9.3%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기준 OECD 평균 청년 실업률 15%인 것에 비하면 비교적 안정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OECD가 최근 발표한 ‘OECD직업역량전망2015’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핵심생산구(30~50세)실업률 대비 청년(16~29세)실업률은 한국이 3.51배로 22개 회원국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더 나아가 취업준비생이나 구직단념자까지 포함하면 청년체감실업률은 약 23%로 나타나고 있으며, 현대경제연구원에서는 실제 청년체감실업률이 37.5%에 이른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실업률이 아닌 고용률을 보더라도 청년실업문제는 심각하다. 실제 취직을 한 청년고용률은 0ECD 평균보다 10% 적은 4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70%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대학 졸업자는 67만명을 넘었다. 올 해 5월 고용현황에 따르면 대졸 실업자는 51만8천명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하였다. 요즘 대학생들은 9학기는 필수, 10학기는 선택이라고 한다.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것은 인생의 실패로 보는 주위의 시선 때문에 차라리 취업 재수를 선택하기 때문이다. ​

즉, 취업난과 구인난이 동시에 발생하는 미스매치가 청년실업의 주범인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를 급격히 줄일 수 없는 우리의 현실에서는,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취업의 문을 확대하는 길이 최선의 방법이다. 따라서 ‘한국판 로제타플랜’을 실시할 것을 제안한다.​

벨기에의 ‘로제타플랜’은 ‘50명 이상 근무하는 기업은 근로자의 3%를 미취업 청년을 의무적으로 고용해야하는 청년 고용할당제’를 말한다. 3% 의무고용을 위반한 고용주는 벌금이 부과되고, 이행하는 기업은 사회보장기여금을 감면해주어 적극적으로 청년고용을 유도하는 정책이다.​

우리 국회에서도 2015년 4월에 ‘한국판 로제타 법안’이 정의당 심상정 의원에 의해 발의되었다. “공공기관 청년미취업자 고용 의무 비율을 5% 이상으로 올리고, 이를 상시 고용하는 근로자 수 300명 이상의 민간기업까지 확대하여 적용하며, 청년 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사업주에게 고용부담금을 부과하고 고용의무를 이행한 사업주에게는 고용지원금을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청년 미취업자 고용을 촉진한다”는 내용이다.​

현재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제5조는 ‘공공기관은 정원의 100분의 3이상씩 청년 미취업자를 고용하여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전까지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의 3% 청년고용 규정이 ‘노력’으로 되어 있었으나 2013년 5월 ‘의무’조항으로 개정돼 지난해부터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은 이행강제력에서 한계가 있다. 고용노동부 청년고용촉진특별위원회에 따르면 2014년 의무대상 기관 391곳 중 정원의 3%이상을 청년으로 고용하도록 한 규정을 이행한 기관은 291곳(74.7%)으로 집계되었다. 의무대상 기관 4곳 중 1곳(25.6%)은 여전히 청년고용을 외면하고 있다. 특히 지방공기업의 45.5%가 의무고용기준 3%를 달성하지 못하여 지방공기업의 경우 절반 가까이가 청년고용에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고용할당제’는 실질적인 청년고용확대와 함께 강력한 의무조항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일례로 부산교통공사의 경우 매년 정원 3%의 청년고용을 지키지 않고 있다. 법위반 시 과태료가 최대 300만원에 그쳐 “차라리 벌금을 내고 청년고용을 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우려도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노동시장정책이 없는 청년실업해소는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을 개정하여 ‘한국판 로제타플랜’을 실시하는 것이 청년실업을 해소하는 실질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 정부와 국회의 진지한 논의를 기대해본다.

▲ 김상진 정책연구소 성장과나눔 대표

김상진 정책연구소 성장과나눔 대표  ksjknif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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