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달팽이 집

한정선의 금수회의록 한정선l승인2015.08.11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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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림한정선

민달팽이는 집이 없었다.

민달팽이는 비바람을 피하기 위해 집달팽이의 헌 고둥 집을 빌려 살았다. 여기 저기 옮겨 다니지 않아도 될 내 집을 갖고 싶었지만 달팽이세상의 집은 민달팽이가 평생 벌어 모아야 살 수 있을 만큼 비쌌다.

그런데 집을 빌리는 값이 껑충 뛰어올라 집값과 맞먹었다.

별 수 없이 민달팽이는 빚을 내 집달팽이한테 새 고둥 집을 샀다.

이사 들어간 날, 민달팽이는 이제 이리저리 떠돌아다니지 않아도 된다고 행복해했다.

그러나 민달팽이는 집 무게에 눌려 엎치락뒤치락, 어느 결에 병들어 축 늘어졌다.

빈 고둥 집이 굴러다녔다. 집달팽이가 그 고둥 집을 업어 갔다.

집은 다시 집달팽이의 것이 되었다.

한정선  helimse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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