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교육감 선거에서 상대 후보인 고승덕 변호사에 대해 사실과 다른 의혹을 제기한 혐의로 기소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항소심에서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다. 조 교육감은 이 판결이 확정되면 교육감직을 유지하게 된다.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사진제공=서울특별시교육청)

서울고법 형사6부(김상환 부장판사)는 4일 조 교육감의 항소심에서 "상대 후보의 낙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는 인정된다"면서도 "공직 적격을 검증하려는 의도였으며 악의적인 흑색선전이 아니어서 비난 가능성이 작다"며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선고유예' 처분을 내렸다. 선고유예란 가벼운 범죄를 처벌하지 않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없던 일로 해주는 일종의 '선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고 후보가 미국 영주권이 있다는 말을 하고 다녔다는 사실을 추가로 공표했으나 피고인이 이에 관해 다수의 제보를 받지 못했으며 뒷받침할 자료도 없었으므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고 후보의 영주권 보유 사실을 직접적·단정적으로 공표한 것이 아니라 증거의 양을 과장해 간접적·우회적으로 암시했으며 고 후보가 반박할 여지가 있음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조 교육감은 지난해 5월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가진 국회 기자회견에서 "고 후보가 미국에서 근무할 때 영주권을 보유했다는 제보가 있다"고 말하는 등 허위사실을 공표해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됐다.

올해 4월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은 조 교육감에게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해 교육감직을 잃을 위기에 놓인 바 있다.

양병철 기자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