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급식 원산지 표시 시급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3톤 이상이 학교급식에 사용된 것이 공식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광역 단위 8개 지역에 소재한 초·중·고 4천576개 학교 중 7개 학교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학교급식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에 밝혀진 자료는 광역 지역 소재 학교만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전국의 모든 학교, 군대, 병원 등을 포함한 모든 단체급식소로 대상이 확대될 경우 값이 싸다는 이유로 안전성 검증이 되지 않은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한 예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실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역별 미국산 쇠고기를 취급하고 있는 학교는 울산에 소재한 삼동초등학교 10kg, 경기도 소재 상원고 4kg, 영생고 641kg, 영신여자고 460kg, 일산공고 120kg, 부천 정보산업고 7kg의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인천에 소재한 동산고등학교는 올해 100%(1,863kg) 쇠고기를 미국산으로만 학교급식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학교 중 울산 삼동초등학교를 제외한 대부분이 위탁급식을 실시하는 학교로 드러나 미국산 쇠고기가 저가의 식재료를 취급하는 위탁급식에 사용될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학교급식에 사용된 원산지별 쇠고기 비율을 살펴보면 총 3,210,488㎏ 중 국내산은 75.4%(2,419,244㎏), 호주산이 23.7%(762,071㎏), 미국산이 0.1%(3,105㎏), 기타 0.8%(26,068㎏)의 쇠고기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학급별 국내산 쇠고기 사용비율은 초등학교 97.9%, 중학교는 71.5%, 고등학교 49.5%로 조사됐다. 직영급식을 운영하고 있는 초등학교는 대부분 국내산(98%) 쇠고기를 사용하고 있었으나 위탁급식으로 운영되는 중·고등학교는 주로 수입쇠고기를 식재료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미국산 쇠고기 학교급식 금지 운동을 펼쳐왔던 광우병위험미국산쇠고기서울감시단은 오늘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이를 규탄했다.

서울감시단은 “이번에 문제가 된 학교들 중 대부분의 학교가 위탁급식학교이기에 우려는 더욱 크다”며 “그동안 학교급식과 관련된 비리와 사건 속에서 영리를 추구하는 업자와 학교장, 교육 관료들이 유착 사례를 너무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발표된 자료를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서울감시단은 “100% 가까운 위탁급식을 유지하고 있는 서울 교육청과 학교급식은 물론 식품에 대한 관리감독체계가 바로서지 못한 상황을 방치한 탓”이라며 당국의 대책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강기갑의원을 비롯한 여야 의원 19명이 지난 5월 학교급식에 사용된 쇠고기 등 식재료의 원산지를 표시해야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학교급식법일부개정법률안’을 여야의원 19명을 대표해 발의했다. 음식점에서의 원산지 표시는 점차 이뤄지고 있지만 학교급식 등 단체급식소는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법안은 국회 교육위원회의 늦장으로 상임위 상정도 되지 않은 상태이며, 소관부처인 보건복지부 역시 단체급식소 원산지 표시에 대해서는 낙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기갑 의원은 “미국산 쇠고기를 먹는 것을 원치 않는 학생들과 국민들에게 미국산 쇠고기가 은폐되어 제공되고 있는 현 상황을 더 이상 방관하고 있어서는 안된다”며 △학교급식법개정안 국회 상정, △보건복지부에 단체급식 원산지표시제 의무화 시행 △정부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작업 중단을 요구했다.

이향미  @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