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민중총궐기 예고

“엎친 데 덮친 격 한미 FTA의 쌍둥이인 한EU FTA가 우리 사회를 파국으로 몰아넣고 있다.”

한EU FTA 4차 협상이 이틀째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노동자, 농민들이 정부의 ‘FTA 놀음’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16일 협상이 열리고 있는 서울 신라호텔 앞에서

한EU FTA 저지 결의대회를 열어 “한EU FTA는 한미FTA와 다르지 않다. 죽어가는 한국의 농축산업을 다시 한번 죽이고 사회공공성 마저 파괴할 것”이라 주장했다.

한EU FTA 4차 협상이 진행되는 서울 신라호텔 앞에서 16일 500여명의 노동자,농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한EU FTA 저지 결의대회가 열렸다.

한미FTA 반대 집회를 이끌어 집시법 위반으로 구속됐다 보석으로 석방된 정광훈 한미·한EU FTA 범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FTA 마피아를 몰아내기 위해 11월 민중 총궐기에 나설 것”을 주장했다. 정광훈 대표는 “미국 강도(자본)에 이어 유럽 강도까지 들어오면 우리나라는 또다시 IMF 사태를 맞을 수 밖에 없다” 며 “소키우는 농민들이나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힘을 합쳐 ‘나쁜 사마리아인’을 몰아내고, 불량 정부를 몰아내기 위해 민란이라도 일으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한EU FTA로 가장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인 낙농&양돈업을 하는 농민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 양돈 농민은 돼지모형을 어깨에 지고 한EU FTA 체결해서는 안된다는 퍼포먼스를 해 눈길을 끌었다.

농민대표로 나온 김동환 한국양돈협회장은 “우리 돼지가 다 죽게 생겼다. 최대 농업수출국인 유럽연합은 자국의 농업을 철저히 지키면서 우리에게 양돈분야를 개방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며 “FTA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FTA를 찬성하는 정치인들을 심판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장길 한국양돈협회 충북지부장이 돼지모형을 지게에 짊거지고 한EU FTA 저지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이어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3차 협상 당시 유럽원정단으로 참석하고 온 허영구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원정단 투쟁 보고를 통해 “지금 유럽협상단은 ‘한미 FTA 대로 하자’고 요구하고 있어 한미FTA와 결코 다르지 않다”면서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노무현 정부가 미국보다 더 큰 시장인 유럽연합과 연말까지 FTA를 끝내겠다는 태도를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며 “협상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달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EU FTA 3차 협상에 맞춰 한EU FTA 저지 범국본과 유럽의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유럽연합의 지구화 전략과 한EU FTA를 반대하는 투쟁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공동성명서를 채택한 바 있다.

이날 김애화 범국본 해외협력팀장은 공동성명서 내용을 발표했다. 공동성명서에는 “유럽기업의 이익-투자 협약 또는 각 국가의 서비스 부문의 접근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현재 유럽집행위원회와 유럽연합 회원국은 양자간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WTO협약에서 이룰 수 없는 그들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양자간 협정은 유럽기업의 이해에 맞게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또 “한국과의 FTA는 유럽집행위원회가 하는 첫 번째 ‘새로운 세대의 지구적 유럽 협약’으로 대단히 빠르게 진행될 뿐 아니라 이후 다른 나라와의 자유무역협약의 모델로 설정되고 있다”며 “한EU FTA는 유럽과 한국의 노동자, 농민, 환경, 민주주의에 파괴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기에 “모든 지역의 사회시민운동단체에게 한EU FTA와 EU와의 모든 FTA에 반대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향미 기자

이향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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