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중심 선거 위한 후속활동 추진
“이제는 양적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이야기 할 때다.”
‘2007대선시민연대’가 드디어 활동의 세부 계획안을 제시했다. 7개 핵심 정책과제를 내놓고 대선 후보 공약 선정을 위한 촉구활동에 들어간다. 나아가 유권자들의 목소리를 모아내는 조직화 작업이 지역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나쁜 공약 폐기운동’은 정책이 실종된 이번 대선공간에서 유권자를 자극할 중요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대선시민연대의 대응 전략은 이전처럼 1백여개 이상 정책과제를 제시하는 전방위 압력이 아닌 핵심 과제 중심의 집중화다. 내용은 지난 시기 정치적 민주화 요구에서 벗어나 ‘성장의 덫’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현 대선 논의 구도를 깨고 ‘삶의 질’에 초점을 맞춘 경제·사회의 변화 요구다. 형식도 달라졌다. UCC를 적극 활용하는 온라인 활동이 대표적이다.
대선공간에서 유권자의 요구와 목소리가 이전과 비교할 때 이상하리만치 잠잠한 실정에서 대선시민연대 소속 360여개 단체 회원을 중심으로 ‘역동성’의 시민의식이 대선 마지막 폭발할 가능성은 상존한다.
| 1. 경제노동-양극화 해소 비정규직 절반 이하 축소 2. 교육-국공립대 통합운영과 학력차별금지법 도입 3. 녹색-개발주의 극복 부처신설과 개발공사 통·폐합 4. 사회복지-공공복지 지출 GDP 대비 15%대 달성 5. 여성-돌봄서비스 공공화·관련 종사자 권리 보장 6. 지역-지방발전위한 계획중심 수도권관리체계 구축 7. 평화-국방비 동결·병력축소 등 능동적 군비감축 |
◇경제·노동분야 과제=대선시민연대가 지난 18일 발표한 ‘국민 삶의 질 7대 분야 최우선 정책과제’ 중 우선 순위는 경제·노동분야였다. 현재 우리사회의 가장 고질적인 병은 ‘양극화의 심화’라는 인식에서다. 그러나 지금까지 각 당과 후보자들의 일자리 등과 관련된 정책은 근본을 꿰지 못하는 ‘숫자놀음’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대선시민연대는 구체 요구과제로 기간제 고용의 반복 사용 제한을 위한 2년 상시 업무 상용직화 또는 휴지기간 도입 등 비정규직 남용 억제를 위한 법 개정, 보완을 지목했다. 또 비정규직 차별시정 제도의 강화,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한 탈법·불법적 노무관리 척결, 정규직 전환에 따른 기업 인센티브 제도 마련,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우선 축소, 노사정의 사회적 대화와 대타협 추진 등이 함께 제시됐다.
현재 비정규직 실태는 지난 7월 관련법 시행 직후 기간제 근로 등은 감소하고 시간제 근로 및 파견직이 가파른 증가추세를 보이는 등 질적으로 악화되고 있다. 또 정규직 월평균 임금을 100으로 놓았을 때 비정규직 임금 평균은 2007년 3월 현재 50.5에 불과하는 등 임금격차가 OECD 국가 중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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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택 기자 |
학력차별금지법은 다양한 평생학습 기회 제공과 학력차별을 극복할 수 있는 독일 마이스터제도와 같은 직업교육학교 활성화, 전문계고를 ‘특성화고’로 전환하는 등 직업교육의 다양화, 덴마크의 자유대학, 개방대학 등과 같은 학점제 학교 확산 등이 구체과제로 제시됐다.
교육정책과 관련돼 현재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정책이 사회적 논란거리로 떠오르는 가운데 근본 교육정책의 변화를 요구하는 대선시민연대의 이같은 주장은 입시교육 위주 정책 짜기에 골몰하는 각 정당 대선 후보진영에 어떤 자극이 될지 주목된다.
◇‘녹색’분야=대선시민연대가 구성된 동인 중 큰 부분은 ‘막개발’로 통칭되는, 지속불가능한 개발·성장 드라이브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주택보급률이 이미 100%를 넘어섰음에도 주택건설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00년 이후 개발행위 허가는 현재 4.2배, 참여정부 출발을 시점으로 하면 2.6배 등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체 건설·교통분야로 확대하면 2000년 이후 무려 15.3배의 투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토목·건축에 의존한 경제구조는 최근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 사태’에서 보듯 전반적인 국가경제 불안을 키우는 거품경제의 주범이란 지적이다.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건설교통부를 비롯한 개발부처와 공사들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라는 목소리를 강하게 냈다.
대선시민연대는 사회적 공감대가 커지고 있는 건교부의 기능을 상당부분 환경부에 이관하는 형태로 ‘국토환경부’를 신설, 과도한 토목·건축 위주의 국가 운영정책의 기조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공·토공·도공 등 각종 공사들의 역할을 재규정하고, 가능하면 통·폐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발위주 사업으로 국가운영에 환경부담을 키우고 국민의 필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조직 논리로 유지·확장되는 각종 개발공사들을 국가의 지속가능발전과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조직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복지분야=역대 대선에서 사회복지 확대 공약은 빼놓지 않고 나왔다. 그러나 공적복지 확대에 대한 일관된 철학과 비전, 의지는 이번 대선에선 어느 때보다 약화돼 거론되는 실정이다.
대선시민연대는 이번 선거에서 공적복지의 확대를 통한 보편적 복지 실현을 향후 한국사회 비전의 중요 핵심과제로 봤다. 이를 위한 핵심과제로 공적복지지출을 향후 5년 이내에 GDP 대비 15%까지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경제규모와 소득수준으로 볼 때 사회복지비용 확대는 특히 주변국 비교를 통해서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OECD 회원국 중 스웨덴은 31.4%, 일본은 17.7%, 미국은 16.2%인데 반해 한국은 5.7%에 불과해 30여개 국가 중 최하위다.
대선시민연대는 이밖에 노후·건강보장, 육아·아동지원 집중투자, 조세의 투명성·형평성 강화를 통한 세수기반 확대, 예산 및 재정구조의 비효율성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세울 것을 요구했다.
◇여성분야=‘저출산 고령화’라는 새로운 사회위험 대비와 남녀가 함께 일하고 돌보는 성평등사회로 나가기 위해 육아·간병·수발 등 ‘돌봄’은 사회가 책임지는 시스템 전환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양질의 돌봄서비스 일자리 창출 및 공공성 확보를 제시했다.
돌봄서비스에 대한 적정한 임금기준 마련과 공적 교육훈련 시스템 정비, 자격증 부여 등 구체 과제가 나왔다. 또 돌봄노동자의 노동기준 및 안정된 고용환경 마련을 위한 제도개선 사항으로 돌봄노동자 사회보험 및 노동법 적용 확대, 장기노인요양보험법·노인복지법·영유아교육법 등 관련법 개정, 유료직업알선기관이 근로자파견법 적용대상이 되도록 제도 및 시장 정비 등을 제안했다.
돌봄서비스 수요자와 제공자의 인권과 시민권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공공성 확대’ 기조를 강화하면서 관련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국내 돌봄노동자의 노동현실은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이에 따른 높은 이직률 등을 보이고 있다.
◇지역분야=그동안 정부는 수도권과 지방, 지방간의 여건 차에도 불구하고 전국적 범위의 공통된 시책을 시행해 집행결과나 성과가 의도했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오히려 지역간 격차 및 갈등 심화 등 정책실패의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수도권 규제가 유지되고 있다지만 과밀·집중에 따른 삶의 질 악화 역시 가속화되고 있다. 악순환의 고리가 이어지는 것이다.
대선시민연대는 수도권의 발전은 우선 수도권 내부에서 추가적 개발 부담을 주지 않고, 미래세대의 개발권을 박탈하지 않는 범위에서 동시에 지방의 발전기회를 위축시키지 않도록 하는 ‘지속가능한 구도권 관리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또 도시기본계획상의 인구목표를 전면 수정해 실질적인 지방정부 지원과 발전 계획 수립을 도모할 것, 지역별 인구할당제를 도입해 그 성과에 따라 중앙정부의 지원을 차등화, 개발총량제 실시로 환경적 측면을 고려한 성장계획 수립 등을 요구했다. 수도권 관련 정책 및 사업이 지방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제도로 ‘지방영향평가제도 도입’도 요구했다.
◇평화분야=한반도 평화번영 기반조성을 위한 국방비 동결과 병력 감축 등 능동적 군비감축을 위한 공약 제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군비증강 위주의 ‘국방개혁 2020’의 근본적 재구성, 남북 군사적 신뢰구축 및 군비축소 논의 본격화, 한미간 공격적 군사작전 및 훈련 폐기, 국가위협평가 및 방위전략의 사회적 합의를 위한 민관합동위원회 구성 등이 제안 세부 과제에 포함됐다.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인정, 예비군제 폐지 등도 덧붙여졌다.
이재환 기자
이재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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