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시민단체와 교육계는 1천500명은 적정수준이 아니라며 일제히 반발하고 있다. 법조계의 일방적 의견만 수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3천명을 로스쿨 입학정원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경실련은 이번 교육부의 방안이 사법개혁의 출발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한다. 법조개혁의 방향을 전면 부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교육부 방안 철회도 요구하고 있다.
참여연대 또한 총입학정원 결정방안은 사법개혁을 위해 로스쿨을 도입했다는 점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특히 참여연대는 교육부의 변호사 적정 숫자 추산방식을 놓고 ‘엉터리 계산, 비교법’을 사용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사용한 법조인 1인당 인구수 비교법은 각 사회가 필요로 하는 법률서비스 규모가 얼마인가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방식이라는 해석이다. 더욱이 참여연대가 제시한 외국 변호사 사건 처리 현황을 보면 교육부의 단순 수치 비교가 아이러니 해진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경우 법조인 1인당 인구수는 별 차이 없지만, 한국 변호사들은 일본 변호사에 비해 연간 8배 가까이, 영국 변호사보다는 연간 13배나 많은 민사사건을 처리하고 있다. 따라서 참여연대는 교육부가 OECD 국가들의 인구규모와 변호사수를 비교하며 우리나라 변호사 배출 숫자를 추산한 것을 로스쿨 입학정원의 근거로 수용해선 안된다고 지적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도 로스쿨 문제 등을 포함한 대학교육 개혁방안에 대한 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는데, 움직임에 따라서는 대학들이 로스쿨 제도 자체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어 최악의 경우 교육부와 대학이 또다시 정면충돌하는 사태가 빚어질 수 있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한국법학교수회와 전국법과대학장협의회, 새사회연대 등으로 구성된 로스쿨비대위 역시 대국민사기, 교육부장관과 청와대 책임자 사퇴 등 초강수를 두고 있다. 로스쿨비대위는 특히 사법개혁이라는 역사적인 책무를 배신한 행위이며, 국민의 법률서비스 향상과 무관하고 오직 소수 특권법조 이익만을 집요하게 대변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변호사 대량배출이 없는 로스쿨은 곧 특권법조의 공고화, 법학교육 붕괴, 사회양극화의 심화를 부른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시민사회의 주장이 아니더라도 교육부의 이번 방안은 로스쿨 도입 취지를 외면한 처사라고 본다. 무엇 때문에 로스쿨을 도입한 것인지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기본이 안된 로스쿨 도입으로 장차 무엇을 하려는가. 사법개혁의 핵심은 국민에 대한 질높은 사법서비스 아니던가. 유독 개혁이 더딘 법조계에 한 줄기 개혁의 바람이 불기를 기대했던 국민의 바람을 저버리면 안된다. 국회에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국회가 교육부안 검토를 철저히 해서 이번 방안의 잘못을 고쳐야 한다. 사법개혁은 국민을 위한 것이지, 어느 특권계층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참에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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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가 날자 배 떨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