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400명에서 800여명에 이르는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대부분 비정규직이다. 그중 절반이 비정규직인 것을 보면 이미 비정규직이 일반화되어 있는 사회 모습을 반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전주에도 삼성홈플러스 전주점에서 최근 개장을 앞두고 ‘파트타이머 대모집’이라는 현수막을 내걸고 대규모 비정규직 고용에 나섰다가 시민사회단체와 민주노총 전북본부의 항의에 의해 현수막을 철거한 일이 있다. 그렇다고 이런 관례와 고용실태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이마트 전주점 앞에는 ‘아르바이트 대(大)모집’이라는 현수막이 버젓이 붙어있다.
애석하게도 우리 사회는 일하는 노동자, 사회적 약자의 시선이 아닌 기득권과 고용주의 시선이 사회 법규가 되고 있다. 이런 사회에서 대형마트 등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정규직의 문제에 대해 문제 삼는 것은 일반 시민들에게는 관심 밖의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젠 우리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전체 노동자 중 70%이상이 비정규직이고, 청년실업 문제 역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해가 갈수록 비정규직의 굴레와 고용여건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더욱이 요즘처럼 접근권이 용이해지고 필수 이용공간이 되고 있는 대형마트의 고용실태와 문제점에 대해서 우리 모두가 내 일처럼 생각지 않을 수 없다.
한번은 삼성홈플러스 채용담당자에게 ‘파트타이머 대(大) 모집’에 대해 문의 전화를 한 적이 있었다.그는 “상품 진열, 후방 정리, 고객 응대, 계산업무 등의 분야에 10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6개월 계약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정규직 확산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6개월 단위의 계약이지만 강제적인 해고는 없고, 2년 이상 계약이 지속되면 무기계약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그러나 이미 이랜드-홈에버 사태를 통해서 드러나듯 비정규직 문제는 기간제 노동자를 무기계약으로 전환하는 문제가 아니라 상시적으로 필요한 업무에 대해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으로 풀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비정규직은 더욱 확산될 것이고 고용불안과 차별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홈플러스 관계자의 말만으로는 삼성 홈플러스 전주점의 정확한 채용규모도 알 수 없었고 그 처우와 노동조건에 대해서도 알 수 없었다. 일반적인 대형할인점의 경우 수 백명의 노동자들이 아르바이트, 용역 등 대부분 비정규직으로 채용되고 있다. 홈플러스 전주점 입사지원서에는 ‘열정으로 홈플러스 전주덕진점의 미래를 만들어 갈 파트타이머’를 모집한다고 쓰여 있다. 소위 ‘개장발’ 3개월 정도 ‘쓰고 말’ 파트타이머로 ‘미래를 만들어 가겠다’는 선전문구가 당황스럽다. ‘유통신화를 이어갈 파트타이머’ 모집이라는 그럴듯한 문구도 의심스럽긴 마찬가지다.
윤정아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사무국장
윤정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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