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항쟁을 유혈진압한 버마군부에 불법으로 포탄제조설비와 기술을 수출한 대우인터내셔널에 대한 사법적 처벌을 회피한다면 대한민국 사법부는 국제사회에서 외면 받을 것이다”

전국 134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버마 민중학살 규탄과 민주화 지지 긴급행동'은23일 서울중앙지법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버마에 무기공장을 수출해 군부에 협력한 대우인터내셔널을 규탄하고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사법부에 관련자의 엄중처벌을 촉구했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는 지난해 12월 버마 군사정권에 불법으로 포탄제조공장과 설비, 기술을 수출해 대외무역법 위반 및 기술개발 촉진법 위반 등의 혐의로 이태용(주)대우인터내셔널사장 등 관련 업체 16명을 적발하여 그 가운데 14명을 기소하고 2명을 지명 수배한 바 있다.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 등은 버마군부로부터 1억 3천380만 달러에 계약을 맺어 지난 2002년부터 2006년 10월까지 무기제조장비와 기술을 수출했다. 버마는 한국정부가 지정한 방산물자 수출 요주 국가로 포탄(부품) 제조 설비와 기술은 수출이 엄격하게 통제되는 ‘전략 물자 및 전략기술’에 해당한다.

이러한 대우인터내셔널의 과거 행적에 대해 버마긴급행동은 “버마 민주화 투쟁에서 전 세계가 민중들을 학살하는 군부독재정권에게 비난을 퍼붓는 상황에서 대우인터내셔널은 이 비난의 한복판에 서게 되었다”며 “우리는 한국인 유엔사무총장이 특사파견을 지시하는 동안 나날이 늘어가는 희생자들이 혹시나 한국기업이 판매한 무기에 의해 희생되지 않았을까 두려워하며 지켜봐야만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버마긴급행동은 대우 인터내셔널의 반인권 범죄에 대해 사법부가 면죄부를 주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긴급행동은 “이번 재판을 계기로 다시는 기업의 부도덕하고 반인권적인 활동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며 “당장 외화수입에 눈이 멀어 누군가의 피눈물을 강요하지 않는 세상을 위해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사법부의 강력하고 책임 있는 판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대우인터내셜의 1심 공판을 앞둔 상황에서 대우인터내셔널이 버마국민에서 무기관련 협력을 사과하고 한국정부도 버마 진출 기업들의 군부 연루에 대해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저녁 7시부터 광화문 교보문고 앞 소공원에서‘버마 민주화 운동 희생자 추모와 민주화 지지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심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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