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에서 총선출마 선언 하려던 허남식씨 ‘봉변’ 당한 뒤 쫓겨나

전 부산시장을 지낸 허남식씨가 총선출마 기자회견을 하려다 부산 사하갑 새누리당 예비후보측과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측의 집단 항의 시위로 취소됐다.

허남식씨는 25일 오전 11시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오는 20대 총선 부산 사하갑 새누리당 공천경쟁 출마 기자회견을 갖기로 했다.

그러나 이 지역 김척수 새누리당 예비후보, 김장실 새누리당 예비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예비후보측 지지자들과 사하구민들이 사전에 기자회견장에 들어와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사하구가 허영과 허욕의 제물인가’, ‘허남식 전 시장은 동부산 시장’, ‘허남식 부산시장 함바집 로비사건’, ‘정치공작 허수아비에 사하구가 허무하다’ 등의 피켓을 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허남식씨가 3선 부산시장을 하면서 서부산을 홀대해 놓고 이제 와서 사하갑에 출마하는 것은 명분이 없다”고 주장하며 항의했다.

또 “시장 10년 재임 동안 제대로 한번 챙기지 않았던 이 지역을 국회의원 한번 하면서 발전시키겠다는 것은 사하갑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강조했다.

특히 “허남식씨의 출마는 자신을 부산시장에 선출해 준 사하갑 유권자들에게 정치적 자존심에 큰 상처를 주고 아무런 연고도 없는 사하갑에 출마하는 것은 모두 구민을 철저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허남식씨가 만든 잃어버린 10년을 4년 더 연장하려는 정치를 청산해 달라”며 “서부산과 사하구민은 안중에도 없고 자리연연에만 급급한 그들만의 정치, 이제 끝내달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부산을 제2의 도시에서 제3의 도시로 탈락시킨 장본인이 허남식씨”이라며 “허남식씨가 사하갑에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꽁꽁 발을 묶겠다. 철새는 앞으로 사하갑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달라”고 유권자들에게 당부했다.

특히 이들은 “재임시절 유일한 치적이라는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에도 사하갑은 어떠한 혜택을 받아본 적이 없다”면서 “오히려 사하갑 지역의 낙후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할 인사가 국회의원을 하러 온다는 것은 몰염치한 일”이라고 주장하며 강력히 출마를 반대했다.

더민주당 최인호 예비후보는 “여러 지역구를 기웃거리다가 선거가 겨우 80일 남은 이 시점에서 사하갑에 출마를 선언한 것은 전형적인 정치철새 행보”라며 “유권자들의 정치적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필요하다면 여당 인사와도 힘을 합해 명분 없는 허남식씨의 사하갑 출마를 철회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유한용 사하구민은 “해운대에서 집 한 채를 팔면 사하구에서 집 3채를 능히 산다”며 “이렇게 서부산을 몰락시킨 장본인이 바로 허남식씨라며 출마를 반대한다”고 항의했다.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장을 점령한 이들이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는 탓에 허남식씨는 기자회견을 취소하고 기자들에게 성명서로 출마선언을 대체했다.

서부산 홀대 주장에 대해 허남식씨는 “서부산은 동부산과 비교하면 사용 가능한 부지가 적어 상대적으로 낙후됐다”면서 “하지만 을숙도·낙동강둔치 종합개발은 물론 그린벨트 해제와 도시철도 연장 등 재임기간 많은 일을 했다”고 말했다.

허남식씨는 기자회견장에서 김척수·김장실 예비후보측 지지자들과 사하구민들이 시의회 브리핑룸을 점거하자 시의회 기자실에 머물러 있다가 결국 기자회견을 하지 못하고 쫓겨났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고 고성이 오가는 등 험악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해운대에 출마하라’며 허남식씨에 대한 욕설이 나오는 등 분위기가 격앙되기도 했다.

한편 김장실 예비후보 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허남식씨의 비리’를 폭로하겠다고 밝혔다.

김 예비후보 측은 “허남식씨의 최 측근의 충격적인 내용을 여러 건 제보받았다”며 “법률적인 검토가 완료되는 대로 이번주 중에 1차로 사실여부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또 “허남식씨의 최 측근으로부터 들은 비리가 다 녹취돼 있다”고 주장했다.

김 예비후보 측은 향후 허남식씨의 비리와 관련한 사실검증이 완료되는 대로 추가적인 공개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양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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