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시민사회에서 토지임대.환매조건부 주택에 대해 비판하는 부분은 ‘반값 아파트’를 빌미로 참여정부 주택정책을 전부를 싸잡아 공격하는 보수언론의 주장과는 그 결이나 내용이 다르다.
경실련, 1가구1주택 국민운동, 토지정의 등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서민 주거를 안정시키고 주택소유 개념을 ‘투자’에서 ‘주거’로 바꾸는 유효한 대안으로 정책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추진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투지임대.환매조건부 주택은 가격이 억제되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일반주택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 형성되기만 한다면 ‘집’에 대한 개념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제도로 주목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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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순철 경실련 시민감시국장(사진 왼쪽 끝)은 "주공이 군포지구 분양가에 대한 해명자료를 내면서 토지조성비와 건축비를 과다하게 책정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정책실패와 지금까지의 폭리구조를 감추기 위한 거짓말"이라며 "공기업인 주공은 서민들을 대상으로 더 이상 집장사에 골몰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
◇군포 단지 시작부터 실패 예견=이러한 관점에서 시민사회의 비판은 두 가지다. 하나는 시범사업을 실시하면서 주택공사가 적정한 토지조성비와 건축비로 분양가를 책정했는가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주공이 이번에도 ‘집 장사’를 했다고 강조한다. 건교부 대지임대부 아파트의 분양가격은 3.3㎡(1평)당 470만원이지만 경실련이 주택공사 공사비 분석자료, 동탄신도시, 장지발산 지구 건축비를 조사한 결과 1평당 360만원 수준인 것으로 확인돼 건축비를 높게 책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주택공사는 경실련의 발표 자료가 비교시점이 동일하지 않고, 산정기준에도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건설관련 전문가들은 데이터가 정확하냐 하는 논란을 접어두더라도 ‘반값 아파트’가 서민 주거안정 일환으로 추진된 사업 임에도 토지조성비와 건축비가 과다하게 책정됐다는 점을 부인하긴 어렵다고 지적한다.
표준건축비 산정에서 민간 자문을 맡았던 이윤하 건축사는 “시장에서는 일반적으로 아파트의 평당 적정건축비를 320만원 정도로 보는데 이와 비교해 470만원은 심하게 부풀려 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주공이 2년 정도 시점이 차이나는 장지발산 지구의 건축비와 군포부곡지구 공사비를 비교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그동안 물가상승률과 건축비 상승을 고려하더라고 100만원 이상의 높은 가격”이라고 지적했다.
◇“정책 제대로 펼치기나 했나”=또다른 비판은 정부가 실수요자들에게 토지임대.환매조건부 아파트의 약점을 상쇄할 만큼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했는가 하는 것이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이번 시범사업은 주택법에 1개의 근거조항만을 신설해 추진한 것이다”며 “특별법 초안을 만들었지만 국회에서 합의가 안 된 상태에서 분양가를 낮추기 위한 구체적인 수단 없이 추진된 시범사업이기 때문에 가격이 높게 형성된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반값 아파트’가 실수요자에게 호응을 얻기 위해선 낮은 가격으로 공급돼야 하고 이를 위해선 토지조성비와 건축비를 낮출 수 있는 제도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이 ‘반값 아파트’ 가격이 합리적 수준에서 형성되기 위해선 국가가 공공토지를 늘려 아파트 건설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왔다.
하지만 군포에서는 택지조성, 건축에 모두에서 일반주택 공급과 차별화된 요소가 없었다. 시민단체들은 “정부와 주공이 여론의 정책실패 공격에 반박하며 ‘반값 아파트 정책’ 폐기를 운운하기보다 시범사업의 원가공개를 통해 ‘분양가 부풀리기’ 의혹을 해소하고, ‘반값 아파트’를 가능케 할 특별법 등 제도적 보완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변 교수는 “조성원가에 기반시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정부가 ‘반값 아파트’ 기반시설에 선투자하거나 시공기업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등 정책을 보완하기 위한 다각도의 모색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심재훈 기자
심재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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