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노동인권교육 강화하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l승인2016.02.19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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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에 따르면 서울 동국대부속고등학교가 대형마트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활동을 다룬 드라마 <송곳>을 학생들에게 보여줬다는 이유로 해당 교사들을 재단 내 다른 학교로 강제 전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사들에게 보낸 학교장 경고문에는 “비교육적이고 고1 학생들에게 불필요한 노동 투쟁 관련 ‘송곳’이라는 드라마를 상영”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학생들이 졸업 후 임금노동자가 되는 상황에서 정규교육과정이 외면하고 있는 노동인권을 가르치는 것이 교사의 본분이며, 노동인권 교육에 손 놓고 있는 것은 교육부를 비롯한 정부의 명백한 직무유기이다.

한국노총은 해당 교사들에 대한 강제 전보 조치 즉각 철회와 함께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노동3권과 이와 관련된 노동인권교육을 정규교육과정에 포함시켜 대폭 강화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 사회에서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구가 제한적이다. 그나마 ‘미생’이나 ‘송곳’과 같은 웹툰, 드라마, 영화 등 미디어를 통해 얻는 지식을 제외하면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다. 더욱이 최근 기본적인 노동권을 소재로 한 광고가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노동인권에 대한 교육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정규교육 과정에 노동인권교육은 양적으로도 부족하고, 대부분 기업편향적 시각에서 기술되어 있어 질적으로도 크게 미흡하다.

한 고등학교 경제교과서에는 최저임금제와 관련 ‘저임금 근로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로 시행된 정부의 최저임금제가 오히려 일자리만 감소시킨다’고 기술되어 있고, 노동조합의 임금교섭과 같은 기본적 노동권을 ‘사회 갈등 요소’ 사례로 제시한 교과서도 있다.

독일과 프랑스, 미국 등의 초·중·고등학교 교과서의 상당부분이 노동과 인권, 갈등과 분쟁, 노사교섭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프랑스의 경우 ‘시민 법률 사회교육’ 과목이 고등학교 교육 과정에 포함되어 있고, 독일은 ‘인간과 정치’ 교과목을 고교 공통과정으로 지정해 시민 권리를 교육한다. 미국은 고등학교 사회 수업에서 노동운동사를 가르쳐 노동자 권리에 대한 확고한 가치관을 심어준다.

뿐만 아니라 프랑스는 고등학교에서 ‘일터에서의 투쟁과 협상’ 과목을 통해 학생들에게 단체교섭의 전략과 전술을 가르치고, 독일은 초등학교에서부터 사용자그룹과 노동자그룹으로 학생들을 나눠 ‘모의 교섭 연습’을 1년에 6차례 정도 벌인다.

지난 2010년 우리나라 국가인권위원회도 “중고등학교 교과과정에서 노동기본권, 안전과 보건에 관한 권리, 남녀 고용평등에 관한 권리 등 노동인권 교육을 필수 교과과정으로 포함시키고, 교육의 내용을 내실있게 구성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을 권고했지만, 아직까지 아무런 변화가 없는 실정이다.

한국노총은 동대부고가 학생들이 향후 권리의식을 갖고 민주시민으로 제대로 살 수 있도록,  본분을 다한 교사들에게 내려진 경고와 강제 전보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정부가 노동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형성과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확고한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노동인권교육을 정규교육과정에 편성하고 강화할 것을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

노동자가 아니면 전기도 자동차도 컴퓨터도 스마트폰도 집도 옷도 만들 수 없다. 노동은 사람을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므로 노동의 가치는 제대로 존중되어야 하며 노동인권도 당연히 보호되어야 한다. (2016년 2월 18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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