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보수 일간지들의 지역주의 발언 수위에 대한 문제제기가 나왔다.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은 지난 26일 ‘대선 민언련모니터단 보고서’를 통해 “신문들은 대선 주자들의 지역주의 발언을 비판하면서도 한편으로 후보들의 발언을 무분별하게 소개하며 지역주의 조장에 일조하는 양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언련은 그 사례로 중앙일보 10월 23일 사설 ‘대선 판에 다시 등장한 향우회 문화’가 향우회 총재의 “이제는 ‘핫바지’, ‘멍청도’란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반성해야 한다” 발언을 지적하면서도 “충청이 대한민국의 중심이 되면 국제화 시대에 서울·수도권의 경쟁력은 어떻게 되는가”라고 주장하며 수도권과 충청 간에 미묘한 대립각을 세우는 등 지역감정을 부추겼다고 지목했다. 또 같은날 동아일보 사설 ‘지역주의 망령 불러내 선거판 흔들려는 범여권’은 범여권의 지역주의 조장을 비판하면서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지역주의 조장성 발언은 제대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지역주의적 언론보도의 문제점은 매 선거마다 주요 문제로 지적돼 개선책이 논의되고 있다”며 “그러나 후보들이 지역적 연고를 강조해 지역주의를 부각하는 경향은 여전하고 특히 17대 대선에서는 각 지역의 개발의제나 지역균형발전 의제, 수도권 규제 완화 등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어 후보들의 지역감정 조장 발언은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언론은 일회성 구호나 다름없는 지역감정 호소 발언을 무분별하게 보도하는 구태에서 반드시 벗어나야 한다”며 “지역주의 조장 보도는 유권자에게 후보와 정당의 정책과 비전에 대한 판단이 아닌 지역연고에 의한 감성적 동원선거를 조장하는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재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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