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물질에 의한 산재사고 반복, 노동부 책임이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l승인2016.03.0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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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우려하던 일이 또다시 발생하고 말았다. 지난 1월 메틸알코올에 급성 중독되어 실명 사고가 발생한 후 인천 남동구 핸드폰 가공업체에서 근무하던 20대 여성 노동자 역시 메틸알코올 중독으로 현재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 중이라고 전해졌다. 이번에도 삼성전자 휴대폰의 부품을 납품하는 하청 업체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이 환자는 의사 소견 상 뇌경련, 뇌손상 및 시력이상 증세로 현재 의식조차 없는 아주 심각한 상황이다.

한국노총이 지난번 메틸알코올 중독사고가 났을 때 언급했듯이 이번 사고의 핵심은 단순한 메틸알코올 처리 잘못 문제로만 볼 수 없다. 생산비 절감을 위해 대기업 원청이 하청에, 하청이 다시 하청을 주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의 문제이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 원청은 하청업체에 사고가 발생해도 어떠한 법적 책임도 없다. 하청업체는 하청업체대로 이윤을 남기기 위해 이번 사고와 같이 위험하지만 저가의 메틸알코올을 사용하고 기본적인 안전조치도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게다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하청업체 정규직도 아닌 파견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행법상 제조업 직접생산공정에는 파견노동이 금지돼 있지만 영세기업이 이윤을 남기기 위해 파견법을 위반하는 경우는 비일비재 하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상용직 산재사고 발생비율이 1이라면 파견직은 3.97배나 된다고 한다. 해당 업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숙련되지 않은 노동자들이 산재사고 위험에 더 크게 노출 될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지금도 이러한데 정부가 추진하는 뿌리산업 및 55세 이상 노동자 파견허용을 골자로 하는 파견법 개정안이 통과 될 경우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산재 위험에 노출 될 지 생각만 해도 두렵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정부가 할 일은 파견업 확대가 아니라 불법파견 단속을 강화하고, 산재사고 발생에 대한 대기업 원청의 책임을 엄격히 하는 것이다.

한편 이번 사고에서 노동부는 해당 사업주가 허위로 보고하고 사고를 은폐했음에도 알아채지 못하고 있다가 병원이 신고한 이후에야 사고 발생 사실을 확인했다. 사고 후 고용노동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도점검과정에서 메틸알코올의 위험성을 주지했음에도 사용주가 이를 무시했다고 했는데 말만 하고 실제로 확인하지 않은 전형적인 직무 태만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대충 말로만 통보 했다가 또 다시 사고가 발생하자 긴급 재점검을 실시한다고 하는 노동부의 처사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1월에 사고가 발생해 4명의 노동자가 심각한 산재를 입었음에도 또다시 한 달 남짓한 기간에 똑같은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은 노동부가 제대로 관리 감독 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노동부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한국노총은 지난 수년간 ‘산재는 살인이다’ 캠페인을 벌여왔다. 산재사망사고는 산재예방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기업에 의해 자행된 살인과 다르지 않다. 그리고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하지 않은 노동부도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

20대의 꽃다운 나이에 사경을 헤매고 있는 사고 노동자의 쾌유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2016년 2월 26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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