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잡을 생각도 하지 마

한정선의 금수회의록 한정선l승인2016.04.06 13:08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 해림한정선

어느 봄, 온 마을이 확성기 소리로 떠들썩했다. 세상의 일꾼이 되겠다고 후보로 나선 사람들이 '두 마리 토끼 잡기 공략'을 벌이는 중이었다.

그 무렵, 산토끼가 집토끼친구를 찾아 안부를 물었다. 토끼장 안에 엎드려 있던 집토끼의 대답이 심드렁했다. 그럭저럭 살았어. 집토끼는 털이 숭숭 빠져 해괴한 모습이었다.

“하나같이 세상을 바꾸겠다며 자기를 뽑아 달라하는군. 어떤 자가 세상의 참다운 일꾼이 될까?”

집토끼가 철망 사이로 물었다.

“자연이 주인이라고 생각하는 자”

산토끼는 자연을 주인으로 섬기는 이가 세상을 망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난 우리들을 잡아 가두지 않는 자.”

집토끼는 자신이 사람이라면 맨 먼저 자물쇠와 감옥을 없앤다며 톱날처럼 닳은 떡니로 철망을 갉았다. 집토끼는 털가죽이 벗겨져 죽은 어미토끼의 환청이 들리면 놓아 달라 소리치며 토끼장에 몸을 비비고 철망을 갉았다.

산토끼는 토끼장 앞에서 서성댔다. 그러나 새끼들을 안전한 굴로 한시바삐 옮겨놓아야 한다는 생각에 등을 돌리고는, 집토끼의 울음소리를 뒤로 한 채, 산으로 부리나케 달려갔다.

한정선  helimsea@naver.com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정선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여백
시민사회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8288 서울특별시 구로구 새말로 93, 신도림태영타운상가2동 B105  |  대표전화 : 02-3143-4161  |  팩스 : 02-6737-1115  |   ingopress@ingopress.com
등록번호 : 서울 다 10706  |  등록일자 : 2013년 8월 26일  |  회장·논설주간 : 강상헌  |  발행·편집인 : 설동본  |  편집국장 : 양병철
후원계좌 : 국민은행 7788-01-04-375819 (시민사회신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설동본
Copyright © 2007 시민사회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