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4월 7일(목) 비정규직 보호 가이드라인(기간제 및 사내하도급 근로자 보호 가이드라인)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비정규직 보호법조차 악용하는 사용자가 만연한 상황에서 아무런 법적 구속력이 없는 가이드라인으로 비정규직을 보호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또한 총선을 앞두고 비정규직 보호라는 거창한 제목으로 여론을 호도하려는 꼼수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고용노동부의 비정규직 보호 가이드라인은 기존의 대책을 재탕한 것으로 한국노총을 비롯한 노동계가 수차례 지적했던 문제점들이 전혀 개선되지 않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도외시한 미봉책에 불과하다.

특히 가이드라인은 법적 강제력이 없는 권고사항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이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고용노동부는 ‘기간제근로자 고용안정 가이드라인’에서 ‘2년 이상 지속되는 업무’를 정규직 전환 대상 업무의 중요한 기준으로 꼽았다.

그러나 ‘2년 이상’이라는 기준은 개별 기간제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대상을 정하는 기준으로 해당 업무의 상시성, 지속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아닌 고용노동부의 임의적 기준일 뿐이다. 이 기준을 적용할 경우, 신설 법인이나 신설 사업의 경우 2년 이상 계속되어 온 업무가 없어 상시지속적 업무는 없고 정규직 전환 업무도 없다는 것으로 오인될 여지가 있다.

따라서 사업이 계속되는 한 일상적으로 유지되는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제근로자는 정규직 전환 대상자로 선정해야 한다.

전환 대상자 선정 기준 역시 ‘상시지속적 업무에 종사하는 모든 기간제근로자는 원칙적으로 근무기간에 관계없이 전환 대상자’라는 원칙 하에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전환 대상자로 선정하여야 한다. 근무평정을 통해서 대상자를 선정하도록 할 경우, 사용자에게 정규직 전환 회피 수단을 제공할 뿐이다.

또한 비정규 보호 대책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기간제근로자의 임금, 근로조건, 복리후생 처우 등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권, 사용자의 성실한 고용공시의무 등 해당 사업자의 고용형태 개선을 위한 노력 의무가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사내하도급근로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 역시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사내하도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법률상 불법도급의 판단 기준을 명확화 하고 합법도급의 법적 기준에 해당되지 않으면 위장도급 또는 불법도급으로 간주하고 처벌하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한국노총은 고용노동부가 실효성 없는 비정규직 보호 가이드라인을 당장 폐기하고, 기간제 사용사유 제한, 원청 사용자 책임 인정, 특수고용 노동3권 보장, 상시지속적 업무에는 정규직을 고용하도록 하고 일시적·한시적 고용의 필요한 경우에만 기간제근로자를 허용하는 비정규직 보호법 제정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16년 4월 7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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