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봉사기여. 환경 만족 상승하고, 종업원 만족 하락

“지속가능경영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기업이 거스를 수 없는 시장환경의 변화다”

제17회 경제정의기업상 시상식이 지난달 31일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개최됐다. 경제정의기업상은 경실련 (사)경제정의연구소가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과 윤리경영을 지속하는 시민기업을 만들자는 취지로 지난 1991년 제정돼 올해로 17번째 수상기업을 배출했다. 이날 시상식에 참가한 경제, 산업 분야 인사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경영의 중요성을 지적하면서 수상 기업들을 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도 이런 환경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의영 경제정의연구소 소장(군산대 교수)은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재무적 성과를 보일 뿐 아니라 사회적 공헌을 겸비해야 한다”며 “국제무역에 있어 CSR(기업사회책임)은 대단히 중요한 제약요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영탁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이사장은 “기업은 더 이상 이익만을 추구하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IMF환란 이후 대기업들이 각종 스캔들로써 무너졌던 경험을 상기하지 않더라도 환경변화에 적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성이 중요해 지고 있는 시점이다”며 “시민사회도 소비, 환경, 경영투명성 등에서 기업에게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동규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도 “사회적 책임이 기업경쟁력 높일 뿐 아니라 나아가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있으며 글로벌 임팩트 등 경영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국제 표준화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경제정의기업상이 기업 투명성을 높이고 공정한 시장경쟁을 유도하는 데 일조할 뿐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공감대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제17회 경제정의기업상 시상식이 지난달 31일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수상 기업 임원 뿐 아니라 이영탁 한국선물거래소 이사장과 이동규 공정거래위원회 사무처장도 참가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제17회 경제정의기업상 대상에 KT, 업종별 최우수기업에는 일동제약, 한일시멘트가 각각 선정됐다. 정재영 경제정의연구소 이사장(성균관대 교수)은 “KT, 일동제약, 한일시멘트 등 수상기업들이 급변하는 경영환경 속에서도 사회적 책임을 다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밝혔다.

대상을 받은 KT는 72.42(100점 만점)의 총점을 얻었다. 건전성 21.28점(25점), 공정성 10.75점(15점), 사회봉사기여도 6.97점(10점), 소비자보호만족도 5.52점(10점 만점), 환경보호 만족도 10.7점(15점), 종업원만족도 11.67점(15점), 경제발전기여도 5.03점(10점) 등 평가항목 전 분야에서 고른 평점을 얻었다.

평가위원회는 “KT가 고객, 협력사와 상생하고 환경을 우선하는 사회책임경영을 지속하기 위해 윤리강령을 두고 이를 집행할 윤리경영실천사무국을 설치해 회계투명성 등 윤리경영에 앞장섰다”며 선정배경을 밝혔다. 또 1만4천명 규모의 ‘KT 사랑의 봉사단’을 운영하는 동시에 ‘사랑나눔기금’을 조성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선 점도 평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식약.섬유.종이업종에서는 일동제약이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일동제약은 총점 64.96점으로 경제정의기업상을 처음 수상했다. 평가항목 가운데 건전성 18.89점, 공정성 11.05점, 환경보호만족도 9점, 종업원만족도 9.52점으로 4개 항목에 높은 평점을 얻었다.

연구소는 “일동제약이 최근 ‘연구개발 투자확대’를 핵심 경영방침으로 선정할 정도로 신약 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으며 소비자신뢰기업 대상을 3년 연속 수상할 정도로 높은 소비자만족도를 보이는 것이 수상 이유라고 밝혔다.

한일시멘트는 총점 61.34점으로 금속.비금속.화학업종 최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 공정성 11.35점, 사회봉사기여도 8.82점, 소비자보호만족도 5.71점, 환경보호만족도 11.35점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수상으로 한일시멘트는 5번째 경제정의상 트로피를 가지게 됐다. 이러한 배경에는 한일시멘트의 모든 사업장이 국제적 환경기준인 ISO14001을 인증할 정도로 적극적인 환경 우선 경영이 자리 잡고 있다. 연구소는 또 “40년의 역사 동안 단 한 차례의 분규가 없을 정도로 우호적인 노사관계도 높은 평점을 주게 했다”고 밝혔다.

이정치 일동제약 대표이사 “창립 이래 66년간 정직하고 바른 경영활동을 위해 선금, 자원보사, 장학사업 등을 통해 나누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최병길 한일시멘트 부사장은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수상한 것은 시멘트 업계 전체에 대한 격려로 알겠다”며 “신제품 개발을 통해 건설현장의 환경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5차례 수상을 할 수 있게 된 이유가 아닌가 생각 한다”고 말했다.

KT의 윤재홍 부사장은 “통신의 역사를 써오면서 IT 강국으로 크는데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디지털 엔터네이먼트 분야로 확대해 국민들과 함께하는 ‘원더풀 라이프 파트너’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경제정의기업상 선정을 위한 평가 결과, 각종 데이터를 통한 정량평가에서 지난해에 비해 지표상 큰 변동은 없었지만 환경과 사회봉사 등의 지표가 다소 상승해 이들 분야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각 기업들의 평가 총점은 지난해에 비해 0.41점 소폭 하락했다. 이는 국내 상정기업들의 영업이익의 감소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되고 종업원 교육훈련비가 감소하는 등의 지표변화에 따른 것이라는 연구소 측 설명이다.

건전성 항목에서는 지난해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공정성 항목에서는 0.32점 상승했다. 이는 공정거래법 위반건수가 줄어 들고 사회이사 비율이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사회봉사기여도는 이보다 큰 폭으로 올라 0.32% 상승을 기록했다. 기업들이 장애인 고용비율을 높이고 사회단체에 대한 기부금을 확대하면서 나타난 평가결과다. 평가위원회는 기업들이 사회공헌에 대한 인식과 실천이 증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환경보호 만족도도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여 지난해에 비해서도 0.08점 증가했다. 평가위원회는 “국내 기업들이 지속가능사회로 진입하기 위한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속가능보고서 발간, 에너지자발적협약, 사업장폐기물 절감 등의 환경개선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종업원 만족도는 지난해보다 0.51점 하락했다. 기업들이 종업원 복리후생 투자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종업원 만족도의 세부지표인 2006년 1인당 교육훈련비가 지난해 대비 소폭하락한데 따른 것이라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또 경제발전기여도 항목도 0.43점 하락했다. 수출기여도, 배당성향, 수익성, 연구개발지출 등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지만 설비투자와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하락한 결과다.

인터뷰 - 경제정의기업 대상 KT 윤재홍 부사장 지난달 31일 시상식 직후 윤재홍 KT부사장을 만나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KT 전체 매출이 정체되는 시점에서 지속적인 투자를 해왔던 것도 긍적적인 평가를 받았는데. ▲지금까지 우리 회사는 매출액의 20%이상을 꾸준히 투자해 왔다. 국가기간산업으로써의 역할 뿐 아니라 시장의 기술을 선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KT가 지향하는 사회공헌은. ▲KT는 요란스럽지 않지만 지속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해 왔다. IT서포터즈로 명명된 IT전문직원 400여명이 정보화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인터넷, IT기기 교육을 하면서 새로운 사회공헌 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으며, 산간오지 통신지원을 통해 보편적인 권리인 통신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청각장애인 시술도 계속하고 있다. 이렇게 드러나진 않지만 누군가 꼭 해야 하는 일을 맡는다는 것이 KT의 사회공헌이다. -지속가능보고서 발간 등 기업의 사회책임이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다.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경영투명성 확보와 일자리 창출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서 선행되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환경도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지만 KT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부분이 적은 만큼 이들 분야를 우선하고 있다.

평가 어떻게 이뤄졌나 경제정의기업상은 지난해 6월부터 원종근 한국외대 교수 등 11명의 평가위원과 사무국 연구원들이 6개월간 진행한 평가를 통해 선정됐다. 평가는 상장기업 가운데 3개년 순이익 적자, 자본잠식, 신규상장관리 기업을 제외한 321개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들 기업을 업종별로 보면 금속.비금속.화학업 82개사, 비제조.서비스업 81개사, 전기전자.기계업 80개사, 식약.섬유.종이업 78개사다. 경제정의연구소는 평가 기업들을 자체 개발한 경제정의지수로 정량평가했고 전체 상위 10%, 업종 상위 20%의 우수 평가를 받은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등 정성평가를 다시 진행해 대상 1개 기업과 금속.비금속.화학과 식약.섬유.종이업의 업종별 우수기업 2곳을 선정했다. 연구소는 나머지 두 분야는 대상기업들이 선정기준에 미달해 수상기업을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연구소는 또 중복수상의 피하기 위해 대상 수상 기업은 4년간, 업종별 우수기업은 2년 동안 평가대상에서 제외했다. 경제정의지수는 총 100점 만점으로 건전성(25점), 공정성(15점), 사회봉사기여도(10점), 소비자보호만족도(10점), 환경보호만족도(15점), 종업원만족도(15점), 경제발전기여도(10점)의 7대 평가항목으로 구성된다. 이는 49개 평가지표와 탈세&분식회계, 노사협력 등 4개 고려지표 등으로 이뤄져 있다. 각종 데이터를 통해 이뤄지는 정량평가와 설문조사 등을 통해 이뤄지는 정성평가는 각각 75점과 25점의 배점이 주어진다. 연구소는 평가에서 기업지배구조와 재무구조를 나타내는 건전성 항목에 가장 높은 25점을 부여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여부를 중시한다. 경제력 집중, 공정거래, 기업공개, 사회이사 비율 등 공정성 항목에 15점을 제시해 투명한 시장 질서를 만드려는 기업의 노력에도 관심을 가지고 평가한다. 종업원보호만족도 등도 상위 평가 항목으로 구성해 기업 내의 경영진과 구성원 사이의 조화를 파악한다. 소비자보호만족도, 사회봉사기여도 등을 평가하면서 사회적 책임을 얼마나 성실히 수행하는가도 경제정의기업상의 체크 포인트였다.

심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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