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픔 참더라도 케이블카 생기면 나중에 좋아진다?

설악산 케이블카 2차 주민공청회 양병철 기자l승인2016.05.0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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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인 4월 29일 오후 2시 강원도 양양문화복지회관 2층 소강당에서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에 대한 2차 주민공청회가 열렸다. 지난 1차 공청회의 장소보다 3분의 1정도 작은 공간에서 80여명의 인원이 참석하여 진행됐다.

환경영향평가 초안 작업을 진행한 평화엔지니어링 금창협 이사의 사업 브리핑으로 공청회가 시작됐다. 뒤이어 좌장인 강원대 지구환경시스템공학과 허우명 교수의 사회로 3명의 패널과 환경영향평가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3개 업체의 토론이 진행됐다.

▲ (사진=환경운동연합)

먼저 미래양양시민연대 김동일 대표는 주로 경제성 및 재정 문제를 지적했다. 관광객 증가 추이 및 객단가 설정, 운영비의 인건비 설정에 있어서 통영 케이블카 사례와 비교하면서 낮게 책정된 부분을 꼬집었다.

또한 “인재육성 재해방지, 저소득층생활안정, 장애인생활안정, 보육아동지원, 여성사회참여증진, 농어촌생활안정, 노인복지시설 등등 97억 정도를 예산 삭감했으며, 주민의 삶과 밀접한 부분인데 주민들이 제대로 알고 있는지 궁금하다”며 올해 케이블카 사업을 위한 국비 지원 50%를 받지 못하여 발생한 양양군의 비정상적 예산 운영부분을 발표했다.

특히 “기존 케이블카 사업이 아니더라도 자연환경을 보전하면서 혜택을 받는 부분을 망각하고 있기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 황금알을 꺼내려 하는 것 같다”며 전면 재검토를 요청했다.

환경운동연합의 맹지연 생태보전팀 국장은 46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를 지역주민이 아닌 왜 케이블카 시설비로 사용하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국립공원 지역주민의 배타적 권리가 존재하며 그 권리를 주민들이 주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영향평가서 부분에서는 “여름 태풍과 겨울 폭설을 반영한 사계절 및 월별 풍속 자료가 확충 보안돼야 하며, 동식물상 조사에서도 직접 외 간접영향권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를 요구했다. 상부정류장의 탐방객 이탈을 막기 위한 보전대책과 훼손됐을 경우의 구제적인 보전대책을 추가적으로 제시를 지적했다.

생태지평연구소의 명호 처장은 경제성 분석이 아닌 사업자 입장의 재무분석이라는 부분을 명확히 짚어 주었다. “설악산의 과도한 이용으로 환경부하량을 줄이고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게 명분일텐데 불행히도 기존 등산로와 케이블카가 연계되어 환경부하량을 가중시킨다는 것을 국립공원관리공단 차원에서도 인정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국립공원이라는 보호지역과 천연기념물 서식지라는 것을 보면 종별 식생에 따라 조사 영향권 범위를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하고 특히 영향 예측에 있어 유사사례를 참조하고 해석 가능한 정량적이고 정성적 방법을 사용하길 요청했다.

3명의 패널의 의견과 질의를 다음으로 환경영향평가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평화엔지니어링, 미강생태연구소, 한국자연환경연구소와 사업자 측인 양양군 오색삭도추진단의 답변이 진행됐다.

환경영향평가를 수행하는 업체들은 대체로 패널들의 의견을 대부분 반영하여 본안에 보완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사업자 측인 양양군의 “케이블카를 하는 동안 다른 사업을 줄이더라도 나중에 운영되면서 사람들이 많이 오면 배고픔을 참더라도 나중에 좋아지지 않겠냐 판단하면 큰 문제가 없을 것”, “시범사업으로 문제가 생기면 철거할 것도 예상하여 사업비의 10%를 철거비용으로 계획하고 있다”는 답변에 방청객인 지역주민들이 술렁이기도 했다.

▲ 의견 및 질의하는 지역주민들 (사진=환경운동연합)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의 박그림 공동대표는 동계올림픽 전까지 공사가 어렵다고 판단하며 “케이블카 전문가들도 사람이 많이 오는 지역에 케이블카를 놓으면 흑자이지만 케이블카를 설치해서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는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지난 1차 공청회에 무산됐던 분위기와 다르게 이번 2차 공청회는 지역주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날카로운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 국비 50%를 주겠다는 확답이 없는 상태에서 양양군의 예산을 사용하는 부분에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군민들

– 통상 계획한 사업비를 초과하여 비용이 추가되는 부분에 있어 군민의 희생

– 사업을 진행하는 부분에 있어 사업을 왜 하는지 주민들 잘 살기 위해 하는 사업인지 생기는 의구심

– 끝청과 대청봉을 폐쇄하겠지만 실질적으로 가능하지 않고 훼손이 가속화될 가능성

– 시범사업으로 잘 안될 경우 철거계획까지 있는 부분에 있어 무책임한 부분과 책임 소재여부

이날 공청회에 참여한 지역주민들은 위와 같은 부분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장장 3시간여의 공청회가 폐회되면서 역행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규제완화 흐름과 토건 개발사업 위주의 경제성장 정책에 대해 다시금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지역주민들은 “무엇보다도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사업자나 사업자인 지자체보다 지역의 주인인 주민들의 삶에 있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길 바라는 사업으로 재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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