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들이 뛰어가는 이유

한정선의 금수회의록 한정선l승인2016.05.30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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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림한정선

황개구리들이 줄지어 우르르 뛰어가고 있었다. 풀밭에 엎드려 있던 초록개구리가 벌떡 일어나 뒤따르며 함께 가자고 소리쳤다.

그러나 황개구리들은 눈 돌릴 틈도 없고, 멈추기도 힘든지 주먹을 그러쥔 채 앞만 보고 미친 듯 뛰어갔다. 맨 앞장을 선 황개구리는 절대로 맨 앞자리를 내주지 않겠다는 듯, 두 번째는 기어코 따라잡아 선두에 서고야 말겠다는 듯, 세 번째는 결코 뒤처지거나 뒤에 오는 누군가와 나란히 가기 싫다는 듯 입을 굳게 다물고 뛰기 바빴다.

황개구리들을 따라잡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 뛰어가던 초록개구리의 뜀뛰기는 점차 탄력이 붙었다. 초록개구리가 배변하려고 잠시 멈췄을 때, 어린 청개구리들이 옆으로 몰려들었다.

초록개구리가 다시 휭 뛰기 시작하자, 어린 청개구리들은 초록개구리를 따라 뛰며 황개구리들이 가는 곳이 어디이고, 뛰어가는 이유는 무어냐고 캐물었다.

초록개구리는 그런 것들을 알 턱이 없었다. 단지 앞서가는 자들을 따라 뛰지 않으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공포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하지만, 왜 무서운 생각이 드는지 그것도 알지 못했다.

“안 뛰면 팔다리가 굳는단다. 그러니 너희도 뛰어라.”

대답해줄 말이 궁한 초록개구리는 귀찮은 것처럼 얼버무렸다.

그 말을 듣고 난 어린 청개구리들은 겁이 난 나머지 영문도 모르고 초록개구리를 뒤따라 줄줄이 뛰었다.

한정선  helimse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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