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심 고발 행렬에 동참을"

본질 왜곡 '외각치기' 경계 이지문l승인2007.11.1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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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변호사 때리기'
잠재적 제보자까지 입막음 결과


삼성, 변협, 보수언론의 ‘김 변호사 때리기’를 지켜보면서 이지문(사진) 공익제보자와함께하는모임 부대표가 <시민사회신문>으로 글을 보내왔다. 이지문 부대표는 현역 중위였던 지난 1992년 14대 총선을 이틀 앞두고 군부재자투표에서 공개투표, 여당에 대한 투표강요, 기무사 발송검열 등이 벌어지고 있다고 폭로했다. 기자회견 직후 이지문 중위는 군수사기관에 구속돼 이등병으로 불명예제대했지만 이후 대법원에서 파면취소처분확정판결을 받고 원대복귀 후 전역해 명예회복했다./편집자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관련 양심고백을 지켜보면서 양심선언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내부고발자 보호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활동가의 한 사람으로서 남다른 감회와 함께 그에게 뒤따를, 아니 벌써 당하고 있는 개인적 고통과 불이익을 생각하니 착잡한 마음 역시 지울 수 없다.

김 변호사 고백 이후 받아본 삼성경제연구소 명의의 ‘최근 김용철 변호사의 주장에 대한 삼성그룹의 입장을 담은 자료가 입수되어 회원님들께 참고로 보내 드립니다’라는 전자메일에는 김 변호사 고백 내용이 사실무근이며 가정적으로도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는 요지의 28쪽 분량의 PDF문서가 첨부되어있었다.

삼성 측의 두 가지 대응 행태인 ‘고발 내용의 부정과 동기 훼손’은 단지 삼성만의 반응이 아니라 군 부정선거를 고발했던 필자를 비롯하여 감사 비리를 폭로한 이문옥 감사관, 국군보안사의 민간인 사찰을 세상에 알린 윤석양 이병, 고질적인 관권선거 병폐를 양심선언한 한준수 군수뿐만 아니라 최근 황우석 교수의 가짜 줄기세포 파동 제보자에 이르기까지 고발의 대상이 되었던 조직에서는 하나같이 ‘전혀 사실이 아니다, 부분을 갖고 전체인양 잘못 생각한 것이다,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오인한 것이다’라는 식으로 고발 내용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한편 ‘승진 누락에 따른 불만 때문이다, 운동권 출신이다, 업무에서 배제되니까 악감정을 가진 것이다’라는 식으로 고발 동기를 악의적으로 왜곡할 뿐 아니라 아예 고발자를 개인적으로나 가정적으로나 ‘양심적인 사람’이 아닌 부도덕한 인물로까지 둔갑시키기도 한다.

전형적인 동기 훼손 전술

더욱 문제인 것은 이번 김 변호사처럼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는 양심선언이 발생하였을 때 부정 비리를 저지른 조직에서 흘리는 고발자의 동기 훼손 및 문제 인물인 양 하는 대응을 보수 언론에서 아무런 여과 없이 받아쓰고 있을 뿐 아니라 고발자가 말한 내용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개인의 시시콜콜한 신상까지 들추어내어 흥미위주의 보도를 하는 것이다.

‘달을 가리키면 그 달이 보름달인지, 초승달인지를 봐야지 그 가리키는 손가락이 못생겼다니, 흉터가 있다는 식’의 언론의 비뚤어진 이러한 보도 행태는 결과적으로 고발에 대해서 부지불식간 부정적인 인식을 조장하며, 잠재적인 제보자들로 하여금 “털어서 먼지 안 날 사람만 고발에 나서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양심의 호루라기 불기’ 자체를 봉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언론사 스스로 반성이 요청된다.

한 개인이 자신에게 돌아올 인신공격성 돌팔매를 감수하면서까지 사회를 위해서,실정법에 의해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것을 각오하면서까지 공익을 위해서 고뇌에 찬 ‘고백’을 했을 때,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그가 말한 사실(fact)이 진실(truth)로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조속하고 철저한 조사 요구에 국민적 힘을 모으는 것이고, ‘진실’로 밝혀졌을 때 고발 대상자에 대한 철저하고 엄중한 책임 및 처벌이 가능할 수 있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데 동참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게 가해지는 보복을 함께 막아주고, 어둠 속에 매장될 뻔한 진실을 우리에게 알려준 그 공익적 행동에 대해 찬사를 보내주는 것이다.

이제 우리가 양심의 파수꾼을

이제 김용철 변호사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그에게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진실 규명이 가능할 수 있도록 특별검사제 도입을 위한 촛불집회와 서명운동을 전개하자. 대한변호사협회의 김 변호사 징계 검토가 철회될 수 있도록 시민적 압력을 가하자. 개인의 지엽적인 문제 보도에만 귀중한 지면을 할애하는 언론에 지금부터라도 진실 규명에 앞장설 것을 요구하자. 그리고 제2의, 제3의 김용철 변호사와 같은 내부고발자가 나왔을 때 법적인 보호가 한층 더 강화될 수 있도록 부패방지법 개정에 목소리를 모아보자.

무엇보다도 내부고발자에 대한 이중적 태도에서 벗어나서 우리 모두의 공익을 위한 용감한 시민, 양심의 파수꾼으로서 적극적인 지지와 격려와 함께, 우리 스스로도 ‘양심고백의 행렬’에서 함께 큰 소리 내어 행진하자.
이지문 공익제보자와함께하는모임 부대표

이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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