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불법, 편법 경영권 승계 비판 신빙성 더해
지금까지 참여연대, 경제개혁연대가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던 이건희 회장 일가의 편법, 불법 경영권 승계 문제에 대한 삼성 내부 문건이 공개되면서시민사회 주장에 신빙성을 더하는 정황증거가 확보되고 있다.
삼성은 반박기자회견을 열어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재산형성 과정이 담긴 문건에 대해 "2003년 내부 변호사가 작성한 것으로 이미 검찰에 제출된 자료"라며 "이 전무의 개인적인 재산 증식 과정을 정리한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문건 내용에 주배경이 되는 1996년에 이 전무가 유학 중이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재용 전무 개인의 적법한 거래였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 회장 일가의 편법불법 경영권 승계 수사에 소극적이었던 검찰로선 부담을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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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뇌물수수 검사명단과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재산 증식 과정에 그룹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을 보여주는 내부문건을 공개했다. |
사제단은 12일 기자회견을 열어 뇌물수수검사 명단 공개와 함께 삼성법무팀에서 작성한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유가증권 취득 일자별 현황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이 전무는 에스원 주식을 기업공개 직전인 1994년 주당 1만9천원에 23억원(12만2천주) 매입했고 이를 기업공개 이후인 1996년 11월과 1997년 2월에 295억원에 되팔아 272억원의 시세차익을 얻는다.
이 가운데 1996년 1차 매각대금 118억6천만원은 1996년 서울통신, 에버랜드, 삼성SDS 전환사채인수 대금 107억8천만원과 거의 일치한다. 이 전무는 그해 12월 에버랜드의 실권 전환사채와 삼성물산과 삼성전기 등 주요계열사가 주식 인수를 포기한 삼성 SDS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인수한다.
또한 이 전무는 이듬해 2월 에버랜드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는데 이때 사용된 인수대금은 450억 원이었다. 이는 이 전무가 1994년 서울통신 BW를 주당 500원에 6억6천원(16만주) 매입, 유상증자를 거쳐 1997년 2월 되팔아 얻은 279억원에다 같은 달 에스원 2차 주식매각으로 확보한 176억7천억원을 합한 456억원과 일치하는 금액이다.
이후 에버랜드의 대주주가 된 이 전무는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의 꼭지점에 서며 경영권 승계의 토대를 마련한다.
또 이 전무는 1994~1997년 동안의 주식거래를 통해 비상장 기업인 삼성SDS와 서울통신의 지분도 확보한다. 참여연대 등은 삼성SDS와 서울통신 등 IT계열사에 대한 지분 확보는 최태원 SK회장에게 막대한 수익을 안겨준 SK C&C의 경우처럼 계열사 간에 편법지원, 몰아주기 계약 등을 용이하게 했고 이는 곧 경영권유지를 위한 ‘실탄’의 공급 역할을 한다고 지적해 왔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연대, 민변 등 시민사회는 지금까지 이건희 회장 일가가 재산 변동과 소유지분 손실 없이 경영권을 대물림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 전무가 기업공개 직전 미상장 주식을 취득하고 실권 전환사채(삼성임원들이 주식전환을 포기한 채권)를 매입할 수 있도록 삼성그룹이 조직적으로 공모해왔다고 강조해왔다.
김영희 경제개혁연대 부소장(변호사)은 “이번 내부문건을 통해 그룹이 조직적으로 개입해서 계열사들이 이 전무에게 이득을 몰아줬다는 정황이 구체적으로 확인됐다”며 “지금까지 삼성의 편법, 불법경영권 승계 수사에 소극적이었던 검찰이 현재의뇌물 의혹을 벗기 위해서도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심재훈 기자
심재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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