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대응 직접행동 돌입

시민사회가 삼성 이건희 회장 불법 규명 특검제를 강력히 요구하는 가운데 청와대가 지난 16일 특검제 거부권 행사 검토 입장을 냈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 경제개혁연대, 민변, 경실련, 진보연대 등 특검제 도입을 요구했던 시민사회단체들은 일제히 성명을 내고 강력 반발했다.

청와대의 사실상 ‘삼성 감싸기’는 지난주 삼성 이건희 일가 비자금 조성, 경영권 승계 불법행위 진상규명 국민운동을 출범시킨 시민사회와 종교계, 학계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여기다 각 정당이 모두 청와대의 태도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며 오는 23일까지의 촉박한 정기국회 일정과 통합신당의 특검범위 축소 움직임으로 좌초 위기에 있던 특검법 논의도 다시 불씨를 살릴 전망이다.

시민사회는 청와대가 공직자부패수사처 설립이란 까다로운 조건을 추가함으로써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명분을 미리 마련했다는 지적이다. 참여연대는 “공수처법 통과를 삼성특검법의 전제조건으로 내건 것은 공수처법이 통과될 수 없는 현재의 조건을 이용하여 삼성특검법을 무산시키려는 불순한 의도에 다름 아니다”고 반박했다.

또 “삼성의 불법성이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음에도 대통령과 청와대가 비상식적인 이유로 특검에 제동을 거는 것은 명백한 삼성과 이건희 감싸기며, 나아가 스스로 치부가 드러날 것을 우려해 사건을 축소하려 한다는 의혹만 키울 뿐”이라고 강조했다.

경제개혁연대도 "공수처법은 비록 수사기구의 상설운영이라는 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으나 기소권이 부여되지 않아 실질적이고 독립적인 수사가 불가능해 특검제를 대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사학법이 원상복귀되지 않으면 사법개혁을 할 수 없다던 과거 한나라당의 주장과 공수처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삼성특검법을 찬성할 수 없다는 현재 청와대의 주장은 그 태도에 있어서 조금도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경실련도 “삼성의혹을 해소해 달라는 국민적 여망을 읽지 못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삼성을 고발한 바 있는 민변과 참여연대는 지난 15일 검찰이 삼성 비자금 특별수사본부의 구성을 밝히며 독립적인 수사팀이 요구를 수용하자 일단 고발인조사에 응하기로 하며 특별검사법 도입에 집중하고 있다. 참여연대, 민변, 민교협, 정의구현사제단, 진보연대, 민주노총 등이 참가하는 국민운동은 지난 17일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삼성 이건희 불법규명 특검제 도입 시민문화제를 갖고 시민들의 삼성 의혹 해소 열망을 모았다.
심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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