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직업은 매춘이다. 매춘은 돈을 받고 성을 파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 말에는 성을 파는 행위에 대한 강조와 비난만을 함축하고 있다. 사는 남성에게는 관대하고 여성에게만 엄격한, 남녀차별의 성윤리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성을 사고 파는’ 양자 모두의 행위와 책임을 포함하는 ‘매매춘’이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사원매춘이다. 인도의 무희가 사원의 참배자에게 모든 여성을 대표해서 몸을 맡기고 돈을 받는 풍습이 있었다는 것이다. 페르시아, 이집트, 페니키아 등에서도 이런 매춘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다가 문명이 발전하면서 고급매춘부도 생겨났다. 그리스에서는 사교계에 타이스나 사포 같은 고급매춘부가 정치를 좌지우지하기도 했다. 봉건적인 서양의 중세시대에도 사창만을 금지했다. 십자군전쟁 때에는 매춘부 부대를 따로 편성해 같이 출정하기도 했다. 성당에 매춘부를 두고 직접 운영하는 경우도 있었다.

우리 역사에서 매춘은?

그나마 족쇄가 있었던 중세가 지나고 자본주의 경제가 태동하면서 매춘은 급속도로 증가한다. 17세기에는 런던에만 매춘부가 5만명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 런던의 인구가 40만명이었으니, 젊은 여성 대부분이 매춘업에 종사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이런 기록은 일본도 뒤지지 않는다. 1585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오사카에 공창을 두었다는 기록이 있다. 이것을 유곽이라 하는데, 에도 막부 시대에 전국으로 확대해 18세기에는 25개로 늘어난다. 개항한 후에는 요코하마 등에 외국인을 위한 유곽을 설치했는데 모두 554개였다고 하니 일본은 온통 유곽 천지였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인들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런 문화의 차이로 인한 이유도 있다.

우리 역사에 매춘이 있었는지 논란이 많다. 기생들도 매춘이 주업은 아니었다. 고대부터 가무를 하는 유녀, 조선시대의 기생 등 남성을 상대로 유흥 접대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있었지만 소수의 특수 신분에만 해당되었고, 나름대로 엄격한 법도가 있었다.

현재 같은 매춘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일제 때부터다. 일본은 한국의 개항 이후 지금의 부산 부평동 파출소 부근에 1902년 ‘유곽’이라는 공창부터 진출시켰다. 우리 역사에서 최초로 공인된 매춘이다. 일본이 한국의 매춘산업을 근대화시키고 본격적으로 발전(?)시켰다고 볼 수 있다.

일본 내 한국 매춘여성 50만명

1919년 12월 26일자 ‘시카고트리뷴’지는 “일본이 조선에서 한 일 가운데 가장 훌륭하게 해낸 일은 유곽의 증설이었다. 이것은 일본이 고의로 조선인 남녀를 타락시키려고 시도한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제3자의 눈에도 사태의 심각성이 확연했던 것이다.

비록 일본 때문에 매춘이 산업화되었다고는 하지만 결국은 우리 탓이다. 2000년대 초 매춘산업 규모가 24조이고, 종사하는 여성이 50만명에 육박한다는 보고서가 발표되기도 했다. 더군다나 최근에는 일본에만 3만여명의 매춘여성이 진출해 있다는 충격적인 보고도 있다. 한류수출의 다변화인지, 일본에게서 수입했으니 이제 발전하여 역수출을 하는 것인가?


정창수 역사기고가

정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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