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NPO 주체… '상생 공동체' 사회책임

사회적 기업 활성화를 위한 CSR 혁신 전략 국제포럼 전상희l승인2007.12.0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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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마를 시작한 아이의 곁에는 엄마와 아빠가 조심스레 뒤따라간다. 아이가 안전하게 걷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혹여 넘어질까 뒤따르며 아이의 뒤를 살핀다. 넘어지면 곧 다가가 일으켜준다. 하지만 아이가 혼자 걸을 수 있게 되면 부모의 역할은 그저 지켜보는 수준이 된다.

한국의 사회적 기업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모두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라고 설명한다. 비정규직 문제와 청년실업 문제, 사회복지서비스 미흡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정부로써는 사회적 기업을 성장시켜 사회문제에 긍정적인 기대를 바라고 있다. 기업들도 사회공헌활동을 기대하는 사회적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사회적 기업 등의 형태에 대해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고민과 기대, 대안 등을 한 자리에서 드는 시간이 마련됐다. 노동부와 아름다운재단이 주최하고 희망제작소 소기업발전소가 주관한 ‘사회적 기업 활성화를 위한 CSR 혁신 전략 국제포럼-사회적기업과 CSR2.0’이 지난달 28일 연세대 새천년관에서 열렸다. /편집자주
지난 7월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제정됐다. 지난달에는 36개의 사업장이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 받았다. 사회적 기업이 먼저 발달한 유럽보다도 사회적 기업에 대한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지원이 눈에 띈다. 아직 국회에서 통과되진 않았지만 노동부는 사회적 기업을 위해 약 400억 규모를 투자할 생각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직 사회적 기업은 한국사회에서 첫 발을 뗐을 뿐이다. 사회적 기업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흥미로움과 함께 불안함이 묻어난다. 어떻게 하면 사회적 기업을 더 활성화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자신들이 속한 분야에서 제언을 던져주었다.

먼저 이기권 노동부 고용정책관은 사회적기업육성법 제정과 인증기준 등으로 이어지는 정부 차원의 노력들이 한동안 적극적으로 지속될 것임을 약속했다. 이 정책관은 “사회적 기업과 연계사업을 벌이는 기업에게는 세제 혜택 등의 방법을 통해, 단체에게는 재정 지원 등의 방법을 통해 활성화에 주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노동부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국민들의 95% 이상이 사회적 기업에 대한 지원과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중요시한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이 사무관은 덧붙였다.

하지만 필요성을 인식한 국민들조차도 사회적 기업에 대한 개념이 부족한 상태라는 조사결과도 있기 때문에 내년에는 정부가 앞장서 홍보에 많은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기업들이 사회적 일자리 연계사업 등과 같은 형태로 사회적 기업을 활성화하는데 적극 나서줄 것과, 대학에서 사회적 기업 전문가 육성 프로그램 개발에 앞장서줄 것을 요구했다.

전국 4천개 기업을 회원으로 하는 한국경영자총협회의 김정태 상무는 그 동안 사회적 기업에 대해 잘 몰랐던 게 사실이라며 “한국사회에서 사회적 기업은 일자리 창출과 양극화의 심화로 소외되는 계층의 사회복지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기 때문에 대기업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우선 재정 확보가 중요하므로 세제 혜택을 통한 기업 참여 유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주장에 박영우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장도 동의했다. 박 원장은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해야 지속적으로 사회와 기업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며 “이미지 향상과 홍보를 위한 기업사회책임(CSR)에 대해 부정적으로만 보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의견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노대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사회적 기업이 어떤 상태인지, 어느 정도의 입지인지 현실을 먼저 직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노동부 관계자의 말처럼 예산을 늘리고 기업들이 사회적 기업에 재정지원을 하는 식으로 가면 과연 한국식 사회적 기업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표한 노 연구위원은 사회적기업과 관련해 차분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노 연구위원은 “물론 사회적 기업이 자랄 수 있도록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기업의 재정적 지원 등은 모두 필요하지만 이런 자양분이 너무 많이 투입되면 사회적 기업이 자라기도 전에 썩을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사회적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분야는 보건복지 서비스와 재활용 서비스인데 이들은 모두 노동집약적 사업이라 급진적인 성장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한 민관이 협력해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기업의 공급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수요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사회적 일자리를 모두 고용할 수는 없고, 기업의 참여도 중요하지만 직접 투자방식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사회적 기업은 무엇보다 그 진정성에 큰 의미가 있는 것으로 시민사회, 비영리단체가 주체가 되어야 한다. 사회적 기업의 자율적이고 자기 책임적인 시도가 보장되기 위해선 재단을 통해 재정적인 지원을 받아야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노 연구위원의 강조점이다.

이 외에도 한국쏘시얼벤처대회의 운영위원이기도 한 이철영 ARK사모펀드/투자자문 대표이사는 다양한 형태로 사회적 기업 육성이 가능하다며 기업이 사회적 기업을 협력업체 또는 사업 비전을 공유하는 파트너로 인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 사회에서 건강한 사회적 기업이 자라나기 위해선 창의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와 혁신적인 경영마인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인증받은 기업만 사회적 기업이란 용어를 쓰도록 하자는 의견과 폭넓게 다양한 기업들이 사용하도록 하자는 의견도 팽팽하게 맞섰다. 앞으로 그 부분에 있어서는 수정이 가능하다는게 노동부 이기권 정책관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노대명 연구위원은 현재 창출되고 있는 사회적 기업의 일자리는 저임금에 노동강도도 센 편이라며 더 나은 일자리의 확산과 보건복지 분야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사회적 기업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정부가 고민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이 정책관은 기업이 경영전략적 지원을 통해 사회적 기업이 하나의 건강한 경제주체로 자라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말로 끝맺었다.

전상희 기자

전상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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