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가습기살균제 엉터리 판정 규탄

시민·환경단체, “피해구제법안을 대폭 보완해 국회 법사위에 통과시켜라” 양병철 기자l승인2017.01.1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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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환경보건시민센터 등 시민·환경단체들이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의 가습기살균제 엉터리 판정을 규탄하고 “피해구제법안을 대폭 보완해 국회 법사위에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은 “정부가 1월 13일 4차 가습기살균제 피해판정을 발표했는데 대상자의 90%이상이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는 3~4단계였다”면서 “2011년도의 소수 피해자에 대한 제한된 경험에 의한 판정기준을 고수하면서 이후 신고된 수천여명의 다양한 피해사례를 판정기준에 반영하지 않아 모든 판정대상자가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엉터리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밀양에서 올라온 가습기살균제피해로 폐이식을 한 안은주씨는 “저는 1차 접수 피해자입니다. 2015년 10월말쯤 폐이식수술을 받아 지금 그나마 좋아졌지만 1주일에 한번씩 병원을 다니고 있습니다. 저는 3단계를 받았습니다. 그동안 3·4단계 피해자들이 너무 억울하니까 그것만 봐달라고 외쳤지 제 상황에 대해서는 별로 얘기를 안했다”고 말했다.

또 “폐이식환자는 생존율이 5년밖에 안된다고 합니다. 돈을 1억·2억 들여 5년 밖에 못산다면 수술 안했을 겁니다. 생존율 20% 밖에 안된다며 병원에서도 수술을 안 해주려고 했으나 죽을 때 원이나 없게 해달라는 심정으로 가족들이 부탁해서 수술을 했는데 다행히 운이 좋아 이렇게 걸어다니게 됐다”고 소개했다.

안씨는 이어 “정부에서는 우리한테 맨날 약속을 합니다. 방송을 통해 약속을 합니다. 환경부 장관이 3·4단계도 좋은 일 있을 거라고 했습니다. 방송에서는 그렇게 외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우리가 보상을 받은 줄 알고 보상 받았으니까 됐지 않냐고 그러는데 왜 국민을 속입니까? 제대로 먼저 조치를 해 주고 방송을 해야지요. 정부가 이번 3차 피해자들을 왜 그렇게 판정했는지 알 수가 없다”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발표내용이 너무나 터무니없습니다. 그건 안하겠다는 얘기와 같습니다. 이제 정부는 피해자들을 두번 세번 울리지 마시고 제발 생각해서 내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옆에 와서 보고… 장관님은 한달에 한번 이상은 만나겠다고 약속해놓고 지금까지 만나주지도 않고 면담하겠다는 약속도 지킨 적 없습니다. 새해에는 제발 부탁합니다. 제발 3·4단계 환자들 병원 좀 보내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강찬호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가족모임 대표는 “검찰과 법원은 정부의 책임을 수사도 판단도 하지 않았고 국회 국정조사는 정부로부터 사과도 받아내지 못했다”면서 “정부는 1천명이 넘는 시민을 죽게 한 참사에 대해 책임을 회피하고 엉터리 판정을 남발하고 있다. 오는 20일로 예정된 국회 법사위에서 피해구제법안을 대폭 보완해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 (사진=환경운동연합)

장동엽 참여연대 선임간사는 20대 국회에서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사회적참사진상규명법’의 제정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엉터리 판정이라고 지적받고 있음에도 심각한 피해자가 줄고 있다고 발언한 담당공무원의 저급한 인식은 가습기살균제 참사의 진상이 제대로 확인되지 못한 탓”이라고 지적하고 “가습기살균제 참사 같은 우리 사회의 참혹한 재앙을 막기 위해서라도 ‘사회적참사진상규명법’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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