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책임 국제표준화 동향.기업 대응 토론

사회책임(SR)의 전 사회적 적용 움직임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경실련 (사)경제정의 연구소는 지난 6일 4회 CSR포럼 ‘사회적 책임의 국제표준화 동향과 기업의 대응 방안’을진행됐다.

UN 등 국제기구들은 글로벌 컴팩트, GRI 등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확산시키고 있다. 민간표준기구인 국제표준화기구(ISO, International Standardization Organization)도 2010년을 목표로 26000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 포럼에서는 최근 관심이 부각되고 있는 ISO 26000 대응에 대한 이해당사자간의 입장차가 나타났다. 시민단체, 노조, 산업자원부는 적극적인 대응의사를 밝힌 반면 재계는 기업에 집중된 사회책임 요구가 다른 사회적 조직으로 분산되는 점을 강조했다.

경실련(사)경제정의연구소는 지난 6일 '사회적 책임의 국제표준화 동향과 기업의 대응방안'이란 주제로 제4회 CSR포럼을 개최했다. 왕태영 기자 reckt@ingopress.com

당초 ISO 26000은 기업사회책임 이행여부를 평가하는 가이드라인으로 도입될 예정이었지만 현재 기업 뿐 아니라 정부, 공공기관, 시민단체, 노조 등 사회적인 조직에 적용되는 국제적인 기준으로 도입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재계는 ISO 26000을 국제적인 사회책임 평가 기준으로 그 필요성은 인정했지만 ISO 26000이 기업에만 적용되는 기준이 아니며 규정이 ‘인증’이 아니라는점에 주목했다.

최광림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 팀장은 “기업에 집중된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사회책임)에서 정부, 시민사회단체, 노동계까지 포괄하는 SR(Social Responsibility, 사회책임)의 의미가 넓어지고 있다. 이젠 이해관계집단들 전체가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써왔던 CSR이란 용어를 쓰는 것을 지양하고 이젠 SR로 용어통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윤기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경영여건이 경쟁우위를 강조하는 시대에서 지속가능경쟁우위 체제로 변하고 있는데서 ISO 26000도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하지만 다른 ISO 표준과는 다르게 국제적인 인증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반응은 지금까지 재계가 ISO 26000 개발초기 새로운 ISO 기준이 기업 인증기준이 돼 환경, 노동, 지배구조 등에 규제요소로 작용할 할 것을 우려했던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보인다.

반면 시민사회와 노동계는 적극적인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황상규 환경연합 정책처장은 “시민단체의 입장에서는 국제적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을 환영한다. 그런 내용이 국제화되고 표준화되는 부분은 기업사회책임 뿐 아니라 사회전체에 있어 중요하다”며 “ISO 26000은 재무적 성과뿐 아니라 환경, 사회적인 성과를 남길 것을 요구하면서 이를 통합적으로 보고 있다. 이는 투자부분과 소비의 CSR이 연결되는 시스템으로 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는 “ISO 26000은 기업 뿐 아니라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통합과 조정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정주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도 “노조도 SR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한국노총차원에서도 회계와 조직구성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내부규약을 개정했다”며 “사측과의 단체협약에서도 사회책임을 의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사회책임의 표준화 움직임에 대해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윤모 산업자원부 산업정책팀장은 “지난해 6월 SR표준화 포럼을 구성한 이래 국제표준안에 대한 정부, 기업, 공공기관, 시민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를 통한 의견수렴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ISO 26000을 둘러싼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이 정리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학계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참여를 주문했다.

ISO 26000 개발작업반의 국내 조사활동을 담당하고 있는 노한균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ISO 26000은 자발적인 채택을 전제로 하고 제3자 인증용으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확정&발표돼도 많은 조직들이 채택하지 않을 것이라거나 그 파급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하지만 기업을 둘러싼 이해당사자 집단들이 사회책임을 도외시한 조직을 그대로 놔두지 않는 만큼 적극적 활용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기업 이외 조직에서 스스로 사회적 책임을 수용하려는 움직임은 기업사회책임 준수를 압박하는 동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는 “기업이 방어적인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며 “SR에 대한 사회적 압력 뿐 아니라 SRI(사회책임투자) 펀드 활성화와 연기금 시장 진출 등은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이유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재훈 기자

심재훈  @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