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참사 위조 김앤장 끝까지 징계해 주세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재청원 접수 기자회견 양병철 기자l승인2017.02.1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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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환경단체 등, 옥시 측 증거 위조 ‘김앤장’ 대한변협에 징계 재청원

15일 오후 서울 강남역 부근에 있는 대한변호사협회 앞에서 가습기살균제피해자와 가족모임·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 회원과 환경단체들이 김앤장을 징계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이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20일 피해자들과 가습기참사넷이 가습기살균제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증거를 조작하는데 관여하고 법원에 제출하는 등 형법상 증거위조죄와 위조증거사용죄는 물론 변호사법과 변호사윤리장전을 위반한 혐의로 김앤장을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에 징계 청원했으나 지난 3일 기각 통보를 받아 변호사징계규칙 제12조에 따라 대한변협에 재청원하게 됐다.

▲ (사진=참여연대국내연대)

가습기살균제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을 만들어 팔아 수천명의 사상자를 낳은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지난 2011년 잇따른 민·형사사건의 수사 및 소송 과정을 맞게 되면서 김앤장은 옥시 측의 법률 대리를 맡아 왔다.

그런데 최근 조명행 교수(서울대 수의학과)와 유일재 교수(호서대 식품영양학과)에 옥시 측으로부터 돈을 받고 옥시 제품의 인체 유해성 실험 결과를 조작해 보고서를 위조한 혐의 등으로 1심에서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 4월’의 실형이 내려졌다.

이같은 허위 보고서를 만들어내고 당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증거로 제출하는데 김앤장이 깊이 관여하고 주도한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특위)에서도 이같은 정황이 제기되었으며, 조명행과 유일재의 1심 공판 과정에서도 피고인들의 진술과 증인들의 증언이 잇따랐다.

또한 지난 1월 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가장 많은 피해를 낸 옥시레킷벤키저의 전 대표 신현우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죄 등의 책임을 물어 징역 7년을 선고하고 외국인 대표였던 존리에게는 “죄를 물을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피해자들과 가습기참사넷은 김앤장의 이같은 행위가 형법상 증거위조죄 또는 위조증거사용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았다. 뿐만 아니라 “직무를 수행할 때 진실을 은폐하거나 거짓 진술을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한 변호사법 제24조 의뢰인의 범죄나 위법 행위에 협조하지 않도록 하고 허위 증거를 제출하거나 이를 의심 받을 행위를 금한 변호사 윤리 장전 제11조 재판 절차에서 의도적으로 허위 사실을 주장하거나 허위 증거 제출을 금한 변호사 윤리 장전 제36조도 위반했다고 보았다.

이같은 이유로 지난해 10월 서울변회에 징계를 청원하는 진정서를 접수했으나 증거가 충분치 않아 김앤장 측의 답변에만 기댄 나머지 결국 기각해 버리고 말았다. 여러 정황들이 있음에도 징계할 수 없다고 결정한 서울변회의 판단을 피해자들과 가습기참사넷에 속한 단체들은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

2011년 우연히 밝혀진 참사의 주범은 대한민국 굴지의 재벌기업들이고 세계적으로 알려진 다국적 기업들이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옥시 영국 본사의 주도로 서울대와 호서대의 전문가들까지 가담해 그 증거들을 조작 은폐했고 어처구니 없게도 대한민국 법원은 교통사고 쌍방 과실과 같은 방식으로 합의 처리해 버렸다. 대참사는 그렇게 덮힐 뻔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그저 죽음의 생활화학물질 때문에 빚어진 참사가 아니라 법조계의 썩은 비리 사슬과 맞닿아 있다고 보는 까닭이다. 많은 시민들은 이제 법조계를 더 이상 믿지 않는다. 법조 비리는 그저 영화나 드라마 속 허구가 아니라 흔하디 흔한 현실이라 느끼고 있다.

법조계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씻고 법조 윤리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라도 김앤장의 범죄 행위에 대한 단죄가 반드시 필요하다. 피해자들과 가습기참사넷은 그 책무를 서울변회에 이어 대한변협에 맡기려 한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2월 9일 현재 피해자 수는 모두 5432명으로 이중 사망자는 1131명에 이른다.(이는 정부의 공식 피해 접수기관인 환경부 산하 환경산업기술원이 국회에 보고한 피해 현황에 정부가 그동안 모니터링 대상에서 마저 제외한 판정 이후 사망한 4단계 피해자의 현황을 환경보건시민센터가 종합한 결과)

그러나 가습기살균제 피해 신고는 계속 늘고 있다. 아직도 진행중인 대참사이다. 아무 죄 없는 시민들이 목숨을 잃어야 하는 ‘사회적 참사’를 마주한 우리 사회는 이제라도 이같은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답을 내놓아야 할 때이다. 피해자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정부, 국회, 검찰, 공정거래위원회, 감사원 등에 이어 변호사단체들에도 거듭 책임을 묻고 있는 이유다.

양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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