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체 실천과제 '엇박자'… 공감대도 부족

내신반영률을 둘러싼 사립대학과 교육부의 갈등, 체육·음악·미술 평가방식 변환에 따른 교육·시민단체들의 반대, 학력위조 사태, 김포외고로 불거진 특목고 사태, 수능 등급제 논란 등. 올 초부터 교육이슈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대선후보들의 교육정책은 뜨거운 관심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관심만큼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자리가 마련되지 못했다.

교육연대는 지난달 21일 '특목고 정책, 대선후보에게 묻는다'란 주제의 토론회를 시작으로 대선후보들의 교육정책을 비교·분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두번째 토론회는 지난 3일 '대학입시정책, 대선후보에게 묻는다'란 주제로 열렸다.

함께하는교육시민모임, 전교조 등 19개 단체로 구성된 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는 지난 3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대학입시정책, 대선후보에게 묻는다’란 주제로 권영길 민주노동당,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선후보 캠프의 교육정책 담당자들이 참석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캠프에서는 다른 일정으로 인해 바쁘다며 참석을 거절했다고 교육연대는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대선후보들의 교육철학을 살펴보고자 총 3회로 기획된 대선후보 초청토론회 두 번째 시간이다. 지난달 21일에는 ‘특목고정책, 대선후보에게 묻는다’가 진행된 바 있다.

각 후보 캠프에 4개의 동일한 질문을 던지고 대답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질문은 △2008년 대입에 최초로 도입한 수능 등급제 논란을 어떻게 진단하는지 △집권하게 될 경우 2008년 대입제도를 어떻게 할 것인지 △대학의 자율성 보장에 대한 당의 입장은 △대학체제 개편하기 위한 방안 △논술 등의 전형으로 사교육 부추기는 현실을 어떻게 보는지 등이었다.

대선후보 캠프의 관계자들은 사교육비 문제와 교육의 양극화 심화, 학벌주의 사회 등의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과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대학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는 데에 동의했다. 하지만 방법에 있어선 뜻이 갈렸다.

입시제도 폐지를 주장하는 정동영 대선후보 캠프의 김하수 정책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주요 상위권 대학이 내신 전형을 무력화시키면서 수능 등급제가 부정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며 “대학의 자율성이 문제가 되는 것은 학생과 교수에게 주어져야 할 자율성을 대학 기득권 세력이 쥐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논술이 본고사로 기능해 사교육을 부추긴다는 질문엔 시험으로서의 논술이 아니라 교수법으로 논술이 돼야 하고 교사들의 역량 강화 또한 뒤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학서열체제 완화를 위해선 학과별, 대학별 특성화를 통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권영길 대선후보 캠프의 장혜옥 민주노동당 무상교육 대학평준화 추진본부 추진위원은 “근본적으로 대학입시 폐지 후 선발고사로 바꾸고 대학평준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학까지 무상교육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며 “논술의 경우 시험제도로서는 폐지하고 중등교육과정에서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문국현 대선후보 캠프를 대표해 참석한 홍종학 정책자문위원은 “‘창조교육, 기회균둥, 더불어 사는 교육’이 창조한국당의 교육정책의 비전”이라며 “미래인재를 기르기 위해선 기존의 교육 패러다임으로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대입 뿐 아니라 로스쿨, 의과대학원, 공무원 시험 등 모든 제도에 기회균등선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방대학육성법과 국립대 공동학위제 등을 제시했다.

앞서 대선후보 캠프 관계자들이 대학의 자율성은 대학이 담당하고 있는 교육의 공공성에 우선하지 않는다는 데에는 뜻을 같이한 데 반해 문국현 캠프는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홍 자문위원은 “현재도 대학들이 갖는 자율성은 그리 크지 않다”며 “대학의 자율성은 최대한 부여하되 그 자율성이 기득권에 의한 독점의 형태로 경쟁을 격화시키는 것을 국가가 제도적으로 개입하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날 각 정당의 교육정책을 비교·분석해 발표한 김학윤 함께교육 부회장은 각 대선 후보들의 교육정책들이 실현될 경우 어느 정도의 공교육 강화와 사교육비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각 교육정책을 실현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는 논리와 근거가 부족해 현실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한계를 지적했다.
전상희 기자

전상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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