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내발적 발전 평화통일 관건

한반도 평화를 위한 북한발전 모델[3] 김승국l승인2007.12.1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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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ID 프로젝트는 ①욕구(BHN) ②개념과 이론(과잉개발·과소개발을 상호 연관시키는 개발의 개념과 이론을 전개함) ③대화(개발의 문제점을 깊이 이해하기 위한 방법론으로서의 대화) ④네트워크(지구적 규모의 연구 네트워크를 통하여 다른 이론 사이의 중개역할을 함) ⑤통합적인 접근(목표·과정·지표의 복합체에 대하여 통합적으로 접근)의 5가지 관건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에서 통합적인 접근이 힘을 받지 못하는 바람에 4가지 관건을 중심으로 한 24개의 하위 프로젝트를 지난 1977년 4월 유고슬라비아에서 열린 회의에서 확정했다.

GPID프로젝트 북한에 적용하기

여기에서 GPID의 24개 하위 프로젝트를 평가하기에 앞서 24개의 하위 프로젝트를 북한에 적용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가늠하는 게 중요하다. 북한에 대한 적용 가능성이 판명되어야 24개 하위 프로젝트를 북한의 인간적·내발적 발전 모델로 삼기 위한 작업으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시민사회신문 DB>
북한 정권의 출범이후 지속되어온 ‘한미일 3각 군사공동체의 대북 군사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과잉 군사비 지출은, 북한의 인간적 내발적 발전의 길을 막았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선군정치라는 비상체제를 가동했으며 그 결과 인간적 내발적 발전의 길이 막히게 되었다. 지난 8월 시민사회단체들의 반미집회 모습.

우선 북한의 인간적·내발적 개발(발전) 개념을 정립해야한다. 그리고 북한 인민의 기본적인 인간 욕구(BHN)를 충족시키는 길을 찾아야한다. 기본적인 의식주를 충족시키는 발전이 인간적 발전의 출발이며, 이 발전을 자력갱생에 의해 이루는 게 내발적 발전이다. 그리고 욕구 충족의 제도화가 기본적 인권으로 집약된다. 북한의 인권문제는 욕구 충족의 제도화가 미흡한 데서 발생한다. 여기에서 욕구 충족의 제도화·기본적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북한 인민사회의 대안적 생활양식이 요청된다. 북한이 다양한 형태의 대안적 생활양식을 개발해왔으나 (인민의) 욕구충족의 제도화에 이르지 못한 듯하다. 예컨대 쿠바의 생태적인 대안 생활양식 등을 북한에 도입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북한의 새로운 대안적 생활양식을 통하여 바람직한 사회비전을 내오고 바람직한 세계 비전에 이를 수 있겠다.

목표의 출발점인 개발개념과 나란히 개발이론이 중요하다. 개발의 배경을 설명하고 정립하는 이론적 작업이 필요하다. 북한 인민들이 개발에 관하여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이유를 대는가를 학문적 연구의 과제로 삼을 필요가 있다. 팽창·착취의 과정과 해방·자립화의 과정은 변증법적인 관계이다.

북한 인민이 이와 같은 평화 지향적 인민사회를 지향하는 것을 방해하는 요소는 외부요인에 의한 군사화이다. 북한 정권의 출범이후 지속되어온 ‘한·미·일 3각 군사공동체의 대북 군사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과잉 군사비 지출은, 북한의 인간적·내발적 발전의 길을 막았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선군정치라는 비상체제를 가동했으며 그 결과 인간적·내발적 발전의 길이 막히게 되었다. 이 막힌 길을 뚫는 수단 중의 하나로 유엔 시스템의 과정을 들 수 있다. UNDP 등의 유엔 기관이 북한의 인간적 내발적 발전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한·미·일 3각 군사공동체의 대북 군사압력’을 뿌리치는 계기를 만들 수 있고, 그 결과 ‘국가안보-인민의 인간안보-인간적·내발적 발전의 3위1체’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된 대안적 전략과 시나리오가 들어 있는 평화통일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대안적 전략과 시나리오를 창출하기 위한 인간적·내발적 발전의 지표를 생각해야한다. 개인(인간적·내발적 발전의 주인공인 개인, 북한의 경우 인민으로서의 개인)의 생존율·자살률·1인당 의사 숫자 등을 개발의 목표 지표로 설정할 수 있다. 한편 개인이 영토 시스템에 묶여 있으므로 영토 시스템과 관련된 지표를 고려할 수 있다. 국가 차원의 영토 시스템이 아닌 지방 차원의 지표, 국제 차원의 지표 등과 같은 비영토 시스템의 지표도 생각할 수 있다. 비영토 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개발에서 중요한 것이 생태학적 균형의 지표이다. 북한의 거듭되는 자연재해는 생태학적 균형이 깨진 결과이므로, 생태학적 균형의 지표를 높이기 위한 발전 모델을 강구해야한다. 더 나아가 생태학적 균형의 열매가 촉발하는 과학기술의 지표, 군사화의 지표, 평화·개발의 지표를 상보적으로 높이는 인간적·내발적 발전 모델을 세워야한다.

이와 같은 지표들을 설정하고 달성하는 힘(행정력을 동원하는 가운데 지표들을 조화롭게 달성하는 힘)은 결국 정치력에서 나오므로 지표의 정치학이 요청된다.

‘새마을 운동’이 북한의 대안?

지금까지 1970년대의 대안적 개발(발전)론을 중심으로 북한에 적용 가능한 인간적·내발적 발전 모델을 선보이는 시론을 펼쳤다. 이 시론 북한의 인간적·내발적 발전 모델이 한반도의 평화를 증진시키리라는 믿음에 따라 작성된 것이다.

북한은 이미 내발적 발전의 요소가 있는 자력갱생형 발전 노선을 취하고 있으나, 위로부터의 국가주도의 발전 노선이라는 한계를 드러냄으로써 내발적 발전의 본래의 모습을 일탈하고 있다. 그리고 북한형 자력갱생형 발전 노선은 기아 등의 구조적 폭력을 초래한 바, ‘구조적 폭력의 극복과정으로서의 자력갱생’을 다시 이룩해야한다. 북한의 발전노선은 자연재해를 일으키는 간접적인 원인을 제공함으로써 인간-자연의 선순환(善循環)을 통한 인간적·내발적 발전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북한 당국이 강조하는 ‘자력갱생’은 외세 의존도를 줄이자는 강박관념이 강하여 대외적으로 고립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북한의 폐쇄형 자력갱생 노선과 달리 남한은 (지나치게 대외 개방적인) 신자유주의 개발 노선을 취하고 있다. 시장(시장경제) 만능의 신자유주의로 인한 구조적 폭력(신 빈곤, 급증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잠재능력 발휘 불가능, 빈부격차 확대)은, 남한 사회의 비평화(peacelessness)를 증명하고도 남는다.

이와 같이 남북한 모두 바람직한 발전 노선에서 벗어난 끝에 구조적 폭력을 유발함으로써 적극적 평화(구조적 폭력을 지양하는 적극적 평화) 체제를 구축하는데 실패하고 있다. 이러한 실패를 딛고 남북한 사회구성체에 걸맞는 발전 모델을 새로이 내옴으로써 남북한의 통합적인 평화경제 체제 구축에 매진해야할 것이다.

필자는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한 통합적인 발전모델 중의 하나로서 인간적·내발적 발전 모델을 남북한에 추천하고자 한다. 특히 경제난으로 고생하는 북한 인민을 위한 인간적·내발적 발전 모델을 강구하는 게 한반도 평화통일의 관건이라고 판단하여 이 글을 썼다.

필자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북한 발전 모델을 강구하는데 있어서 1970년대의 대안적 개발(발전)론을 고집하는 이유는, 현재의 북한체제가 1970년대의 경제발전 상태를 거의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경제가 발전했던 1970년대의 유제(遺制)가 지금도 많이 남아 있으므로 1970년대에 전 세계를 풍미했던 대안적 개발(발전)론이 시스템의 측면에서 어울린다고 보았다.

그런데 인간적·내발적 발전론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새마을 운동식 개발론을 북한의 지도자가 선호하는 것 같아 유감이다. 2002년 5월 13일에 박근혜 씨가 김정일 위원장을 예방했을 때, 김정일 위원장이 박정희식 개발 모델·새마을 운동에 관심을 표명했다고 한다. 김정일 위원장의 관심표명의 맥락을 충분히 살펴보아야 하지만 박정희 개발독재의 상징인 새마을 운동에 대한 북한 지도자의 관심은 필자에게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개발독재의 유물인 새마을 운동에 대한 북한 측의 불감증을 보고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완결하는 발전의 길이 아득함을 느낀다. 박정희 개발독재의 폐품인 새마을 운동을 모방해서라도 경제발전을 도모하려는 북한 지도부가 애처롭게 보인다. 개발독재의 독(毒)이 묻어 있는 새마을 운동은 북한의 인간적·내발적 발전을 저해하는 독소가 될 것이다. 북한이 박정희 파시즘의 근대화 경제발전의 표상인 새마을 운동에 관심을 갖는 것은 인간적·내발적 발전론을 받아들일 공간이 협소함을 반증한다. 이 협소한 공간을 조금이나마 넓히는데 필자의 글이 공헌하길 바라며 끝맺는다. <끝>

유엔주도 GPID 프로젝트

유엔 대학의 주도 아래에서 갈퉁이 지난 1978년에 작성한 GPID(개발의 목표·과정·지표,Goals, Processes and Indicators of Development)는 개발의 새로운 이론과 실천에 공헌할 목적으로 작성된 프로젝트이다.

GPID의 서론에 나와 있는 5가지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개발’을 ‘인간의 개발(인간적 개발)을 위한 것’으로 정의한다. 인간의 개발은 기본적인 인간 욕구(BHN)의 만족, 인간욕구를 더욱 발전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욕구에는 물질적 욕구?비물질적 욕구가 있으며, 안전·복지·주체성·자유라는 4가지 항목으로 나뉜다.

②이와 같은 개발의 정의에 의거하여 개발국(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국가)은 안전·복지·주체성·자유의 수용 가능한 최저한도를 모든 사람들에게 보증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오늘날 지구상에 이를 실현한 나라는 존재하지 않고 ‘불량 개발국’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개발국·개발도상국으로 양분하지 않고 과소(過少)개발국과 과잉 개발국으로 구분하는 태도를 취한다. 과소 개발국은 목표(안전·복지·주체성·자유)를 달성하는 수단이 불충한 나라이다. 과잉 개발국은 수단이 과잉하기 때문에 목표달성에 장애가 생기는 나라이다.

③개발의 단위로서 국가만을 상정하는 것은 아니며, 개발의 결과 인간의 자기실현, 폭력의 감소·비참함의 제거, 소외의 감소, 억압의 폐지와 같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④욕구의 개념을 인간적 개발의 출발점으로 상정하는 것은 불충분하다. 대화(시민과의 대화, 국제적 대화, 권력을 쥔 계획 입안자·정책결정자와의 대화, 개인적·집단적인 대화)의 과정이 새로운 연구방법으로 추가되어야한다.

⑤개발의 조건을 더욱 잘 이해하기 위해 더욱 심층적인 이론적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예컨대 과소개발과 과잉개발의 상호연관을 더욱 깊이 통찰할 필요가 있으며, 인간의 욕구를 중심으로 한 연결이론을 향한 지적 작업이 요청된다.

⑥다양한 연구 사이의 연관을 종합하는 접근태도가 중요하다.


김승국 평화만들기 대표

김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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