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산재사망 사고에 대한 한국노총 입장 

노동절이었다. 모든 노동자들이 근로기준법상 유급휴일인 바로 그날 공사기일을 맞추기 위해 출근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또 희생됐다. 사고를 당한 노동자들이 삼성중공업 정규직노동자들처럼 쉬었다면 피할 수 있었던 참극이라 더욱 비통하다.

사고 조선소에서 일하는 노동자에 따르면 노동자들이 일하는 공간은 정말 좁아 거의 기어다니다시피하고 휴식공간으로 나올 때도 수많은 사다리와 발판을 거쳐야 나올 수 있다고 한다. 이런 조선소 내 좁고 빽빽한 열악한 작업환경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있다.

매번 사고가 터질 때 마다 불거지는 노동자들의 작업환경 문제는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다. 근본적인 대책은 그대로 둔 채 사고를 축소하고 은폐하는 관행이 여전하다. 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보다 사고가 나도 피해보상으로 적당히 무마하는 것이 기업입장에선 더 이익이기 때문이다. 노동자를 한 낱 소모품으로 취급하고 아프거나 다치면 언제든지 다른 노동자로 교체할 수 있다는 인식이 뿌리 뽑히지 않는 한 이 같은 사고는 또 되풀이 될 것이다.

산재사망사고는 안전문제를 소홀히 한 기업에 의한 살인이다. 따라서 안전사고로 사망한 경우에는 반드시 ‘살인죄’를 물어야 한다. ‘기업살인법’이 제정돼야 한다. 그래야 매번 되풀이 되는 산재사고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국회는 △살인기업에 대한 중대산업재해 처벌법 제정 △모든 노동자에게 산재보험 적용 △위험의 외주화 방지 △원직복직 법제화 △산재인정범위 확대와 입증책임 전환 등 산업재해예방 및 보상을 위한 입법에 즉각 나서라.

정부는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원청인 삼성중공업의 엄중한 책임을 묻고,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길  바란다.

한국노총은 산재사고에 대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더 이상 죽거나 다치지 않고 일 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다. 관련 법‧제도 개선 및 산재예방활동에 더욱 적극적으로 임 할 것이다. 

사고로 돌아가신 노동자들의 명복과 부상자들의 쾌유를 빌며,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2017년 5월 2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