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평가와 향후 과제”

경실련 19대 대선 평가토론회 개최 양병철 기자l승인2017.05.1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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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정 사상 최악의 국정농단 사건과 이에 따른 대통령 파면으로 조기에 치러진 19대 대선은 적폐 청산과 함께 공정하고 평등한 민주사회를 만들어야 할 중요한 의미 속에서 치러졌다. 하지만 투표일이 가까워짐에도 각 후보들은 정책과 공약을 제대로 제시하지 않았고 일부 제시된 공약도 수시로 변경되는 등 철학과 비전이 실종된 선거 행태를 보였다.

색깔론, 네거티브 전략 등 구태 선거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로 인해 정치권력 개혁, 소득 불평등 해소와 일자리 창출, 복지국가와 평화로운 한반도 등 시민들의 염원이 대선의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지 못했다. 그럼에도 성과는 있다.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한 표를 행사함에 따라 77.2%라는 15대 대선 이후 최고의 투표율을 달성했으며, 정권교체를 통해 박근혜 정권 국정농단에 대한 준엄한 심판을 했다.

▲ (사진=경실련)

경실련은 19대 대선 바로 다음날인 10일 오전 10시 경실련 강당에서, “19대 대선 평가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19대 대선 평가토론회를 개최했다. 19대 대선 과정을 평가·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차기 정부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드러난 여러 문제점을 짚어보고 정치·경제·사회 개혁의 방향을 모색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토론회는 양혁승 경실련 19대 대선 유권자운동본부장의 사회로 기조발제·토론·질의응답의 순서로 진행됐다. 토론자로는 <국정 운영>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정치/외교> 이혜정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경제/노동>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권력기관> 정미화 변호사, <사회/복지> 양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소통/화합> 구혜영 경향신문 정치부 기자가 참여했다.

양혁승 교수는 이번 대선의 의미를 평가하고 향후 차기 정부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는 것으로 토론을 시작했다. 양 교수는 19대 대선이 시민 명예혁명의 결과이자 한국 역사에 획을 긋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시민들이 가진 기대치가 높으며, 이에 따라 차기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대하다. 가장 중요한 과제로는 ‘개혁’과 ‘통합’을 꼽았다. 두 과제를 한 번에 풀어나가는 것이 차기정부의 핵심 과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조진만 교수가 전반적인 <국정운영>에 대한 기조발제를 진행했다. 크게 ①19대 대선과 투표율 ②대선 결과 ③차기 정부의 국정 운영 ④대통령 선거 개선방안의 4개 분야로 발제가 이뤄졌다.

19대 대선은 국정농단과 탄핵, 대선 조기 실시, 높은 사전투표율과 투표시간 연장 등 다양한 특수성을 가지고 있었다. 유권자들이 선거가 갖는 의미와 중요성을 알고 있음에도 생각보다 투표율이 높지 않은 것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조 교수는 이것이 제도권 정치가 수용하지 못하는 시민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고 평가하고 이들을 어떻게 공적, 시민의 영역으로 흡수할 것인지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이번 대선은 시민의 미묘한 선택이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이 얻은 득표율을 획득하면서도 2등과의 격차를 역대 최고로 벌림으로써 국정운영에 동력을 가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세 번째로 차기정부의 국정 운영에 관해서는 시대적 요구사항이 분명하지만 오히려 협치의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협치의 딜레마는 국민 대통합과 개혁을 모두 이루어야 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지지자나 반대 세력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대통령이 다양한 제한요소에 의해 행보가 제한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대선과정에서 합의된 정책을 토대로 ‘정책적인 승리 연합’으로 개혁의 성과를 마련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지금이 개혁의 적기이며, 진정성 있는 리더십과 고도의 전략을 통해 이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오늘 문재인 대통령의 야당 방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네 번째로 대통령 선거 개선방안에 대해서도 주장했다. 제도적인 부분에서 우선 ①참정권 확대를 위한 투표연령 인하를 주장했다. 또한 생일이 지나지 않은 해당년도 출생자 투표권 부여에 관한 논의, 고등학생에 대한 민주시민교육 투자에 관한 논의를 통해 현실적인 보완방안을 내놓았다.

다음으로 ②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을 주장하고 필요시 1인 2표제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차후 정책선거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 현재 정당 국고보조금의 30%는 정책 개발 비용으로 사용된다. 따라서 ③후보자 등록 시 공약집을 같이 제출해야 하고 이를 어길 시 국고보조금에 한계를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외에도 선거법 개정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우선 ①대통령 후보 정책에 점수 부여를 금지하는 것을 개정해야 한다. 점수를 부여하고 이에 대해 의견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오히려 더 발전적인 토론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②지금의 선거법 규제를 개선하여 비용을 총괄적으로 규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선거운동의 자유를 확대하고 의미 있는 선거경쟁이 이루어 질 것이다. 그리고 ③선거 직전에 여론조사 공표 금지에 대한 개선, 자유롭고 심층적으로 TV 토론회 기회 제공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마지막으로 경실련의 후보선택도우미 시스템이 주요 정책 중심의 질문 선별을 통해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각 분야별로 토론이 진행됐다. 첫 토론자인 이혜정 교수는 이번 선거에서 9년 보수 정권 특히 정치와 외교에 대한 심판이 내려졌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번 정권이 과거 노무현 정부의 공과 과를 어떻게 넘어서는지가 중요하며, 양당 체계의 변화와 87년 체제 극복에 대해 방법적인 질문을 던졌다.

차기정부에 대해서는 기존과는 다른 외교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로 과거 한미전략동맹이 군사, 경제, 가치를 함께 공유하는 것이 중심이었지만, 미국 트럼프 체제의 등장으로 이러한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맹의 제도화에서 거래 위주의 변화다. 이에 따라 극단으로 향하던 기존 한국의 외교정책이 변화하는 한미동맹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차기 정부가 변화하는 동맹의 성격에 맞춰 외교 정책을 다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차기 정부는 대통령 부재 시에 이루어진 한국의 외교 정책 수정, 나아가서는 한미동맹에 대한 반성과 변화를 할 때라고 주장했다.

두 번째 토론자인 박상인 교수는 차기 정부의 경제 정책이 단순한 정책 나열에 그치기보단 거시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선에서 재벌 개혁을 주장한 후보 득표율은 총 75%를 넘는다. 국회 선진화법의 제한을 넘는 의석수를 가지기 때문에 경제 개혁은 의지만 있다면 바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차기 정부가 아직까지 거시적인 경제 개혁의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을 지적하면서, 개혁의지와 전문성을 가진 인적구성을 통해 바로 개혁을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재벌의 일거리 몰아주기, 소유지배구조,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개혁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대통령의 행정입법, 시행령 개선으로 대통령이 즉시 실행할 수 있다. 이러한 재벌개혁을 통해 한국 경제의 고도화, 혁신형 경제 창출, 중소기업의 내실화 나아가는 민간부분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 그 외에도 임금격차 해소로 양극화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 (사진=경실련)

세 번째 토론자인 정미화 변호사는 기존 조직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향후 조직 개편의 원칙과 방향, 방식에 대해 제안했다. 기존 조직체계는 국정목표에 대한 정합성 부족, 정부기관이 대통령 실무부서로 전락했던 문제가 있었다. 따라서 차기 조직 개편이 확고한 원칙하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처의 수 증설, 대통령 비서실 비대화 방지, 국무총리실 정책조정기능 강화라는 목적을 가지고, ①비서실 기능 최소화 ②부총리제도 폐지 ③부처의 축소나 통합 지양 ④공수처 신설 ⑤검찰 권한 조정 ⑥평시군사법원 폐지 ⑦경찰, 국정원 조직 개혁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그리고 여러 방안이 국회 입법개정안에 이미 들어있는 바, 검찰개혁을 비롯한 변화를 바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 번째 토론자 양재진 교수는 이번 대선이 18대 대선에 비해 복지가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복지 수요는 남아있고 사회보장은 아직 뒤쳐져 있는바, 차기 정부의 복지 역할 역시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서구복지제도를 어느 정도 갖추었는데 이를 어떤 방식으로 제대로 기능하게 만들 것인가 차기 정부에 질문을 던졌다. 노년층 복지, 육아 복지 등 복잡한 이해관계를 어떻게 풀고 이를 개선시키는 것인지가 차기정부의 역할이라고 평가했다.

마지막 토론자 구혜영 기자는 이번 대통령 선거는 사회적인 가치 창출이 미흡했음을 지적했다. 특히 시민들이 부여한 촛불의 의미가 대선에서 사라지고 고질적 지역주의·전형적인 정권교체 프레임만 부각된 것을 비판했다. 이번 선거 결과를 평가하면서 역대 최고 득표율 차 60%가 지지하지 않은 점, 그럼에도 전국적으로 1위라는 결과를 분석하며, 차기 정부에게 ‘개혁’과 ‘통합’의 과제가 주어졌다고 평했다.

소통과 통합에서의 차기정부의 과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광화문 청사로 이전 등의 물리적 소통도 좋지만 제대로 된 인선을 통해서 ‘소통이 원활한 정부’가 되기를 주문했다. 또한 제대로 된 협치의 틀을 확립하여, 원활한 의회관계 수립·야당과의 스킨십 강화·국민적 참여 보장을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질의응답에서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이루어졌다. 박상인 교수는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질문에 대해, 공공일자리 80만개 보다는 경제의 구조적 개혁으로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거시적으로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정미화 변호사는 앞으로 시민사회의 역할에 대한 질문에 미국 오바마 케어 추진 과정을 바람직한 모델로 들었다. 오바마 케어는 여소야대의 상황에서 시민사회의 동의를 토대로 이루어졌다. 바람직한 가치 지향을 토대로 시민사회와 정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조진만 교수는 세대·지역 갈등에 대해서 명분을 중심으로 여론 형성과 합의를 토대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발언했다.

마지막으로 양혁승 교수는 메시아적 리더십 기대와 각 이해당사자의 타협 없는 주장이 사회를 어렵게 만들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이를 뛰어넘어 차기 정부를 공적 삼아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정리하며 토론을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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