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걸음 걷는 집토끼

한정선l승인2017.06.0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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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림한정선

가을날, 산토끼와 집토끼가 밤나무산에서 알밤을 주워 담았다. 겨울식량 준비였다. 집토끼는 알밤을 걸망에 가득 채우고 흡족한 얼굴로 허리를 폈다. 집토끼는 흘끗 자신의 걸망과 산토끼의 걸망을 번갈아 보았다.

집토끼가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산토끼의 걸망은 홀쭉했기 때문이었다. 집토끼는 산토끼에게 그만큼으로 어린 새끼들과 긴 엄동설한을 넘길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내가 밤나무의 선물을 몽땅 가져가버리면 다른 친구들 몫이 없잖아.”

산토끼가 대답했다. 그리고는 숲 속 굴을 향해 껑충껑충 뛰어갔다.

갑자기 집토끼의 양 볼이 빨개졌다. 산토끼의 말을 듣고 말뚝이 되어 서 있던 집토끼가 밤나무 밑으로 걸어가 걸망 속 알밤을 절반 쯤 덜어냈다. 집토끼는 홀쭉해진 걸망을 어깨에 둘러매고 마을을 향해 껑충껑충 걸어갔다. 집토끼의 걸음걸이는 아주 가벼운 큰 걸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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