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이 전국 영업점 126개 중 무려 101개를 없애려는 점포폐쇄전략을 강행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점을 통폐합하고 모바일·인터넷 등 비대면채널을 강화하는 전략이라고 밝혔지만 결과적으로 수많은 노동자들을 정리해고 하는 것으로 귀결 될 것이 우려된다.

한국노총은 이런 몰상식한 한국씨티은행의 행태에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 긴박한 위기상황도 아닌 상태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을 대량해고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한국씨티은행 사측은 지금이라도 노조와 대화하고 합리적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바란다. 그렇지 않으면 한국에서 더 이상 한국씨티은행은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몇 년간 당기순이익의 50%에 육박하는 1,000억원 가량을 주주에게 배당해 ‘고배당’ 논란을 일으켜왔다. 국내 시중은행은 평균 20% 정도를 배당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씨티은행은 일반인 주주는 없고 씨티뱅크오버시즈인베스트먼트(COIC)가 지분의 99.9%를 보유하고 있어 대주주가 순이익의 절반가량을 가져가는 구조다 보니 ‘국부유출’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그렇게 막대한 부를 빼내어갔으면서도 국내 고용창출은커녕 지금까지 헌신적으로 노력한 노동자들을 구조조정하려는 행태에 한국노총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한국씨티은행의 점포 폐쇄와 비대면 채널 강화 전략은 인터넷과 스마트폰뱅킹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고령자들과 서민들은 한국씨티은행을 이용하지 말라는 말과 다름 아니다. 실제로 한국씨티은행의 계획대로 점포폐쇄가 단행되면 앞으로 충청남도와 충청북도, 경상남도와 울산광역시, 제주도에는 점포가 한군데도 남아있지 않게 된다. 이용자들의 불편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이 지역 노동자들은 다른 지역으로 전근 가지 않으면 그대로 일자리를 잃게 된다.

EU산하 연구기관인 유로파운드에 따르면 실제로 비슷한 과정을 거쳤던 폴란드 씨티은행에서는 약4년 간 110개의 점포가 사라졌는데, 그 과정에서 약1,380여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한다. 폴란드는 단계적이기라도 했지만 한국씨티은행은 노동자들을 일시에 벼랑 끝으로 몰고 있는 것이다.   

한국씨티은행은 당장 점포폐쇄조치를 중단하라. 그렇지 않으면 위기의 순간마다 뭉쳐서 일어난 한국 노동자들의 뜨거운 저항을 경험하게 될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또한 정부와 금융당국에 촉구한다. 금융공공성을 저버리고 노동자·서민에게 피해를 전가하려는 한국씨티은행의 비정상적 구조조정을 철저히 조사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

씨티은행 자본에 의해 고용시장이 이토록 망가지는 것을 방치했다가는 새 정부가 추진하는 좋은 일자리 창출 정책은 시작도 하기 전에 만신창이가 될 것임을 똑바로 직시하기 바란다. (2017년 6월 21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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