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차 기후변화총회에서 ‘발리로드맵’이 채택된 가운데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정부의 5개년 계획이 확정됐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구체적 감축목표량도 명시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전세계가 기후변화대책으로 인정하지 않은 ‘원자력 비중 확대’를 중심축으로 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교토의정서의 효력이 만료되는 2012년까지 향후 5년 동안 우리나라 기후변화 대응 정책의 근간이 되는 이번 정책은 3차 대책보다 후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는 지난 17일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기후변화대책위원회를 열어 기후변화 4차 종합대책을 심의·확정했다. 정부의 4차 종합대책은 “그동안의 대책이 중장기전략과 목표가 없었을 뿐 아니라 부처별 과제에 대한 면밀한 성과관리 및 평가가 미흡했다”는 반성에서 “교토체제 이후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정부는 4차 종합대책에서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08년으로 연기했다. 최근 발리로드맵에서 포스트 교토체제 논의를 2009년까지 끝낸다는 결정이 내려져 기후변화협상 추이를 보고 감축목표를 설정하려는 것이다.
녹색연합은 “국제협약 일정에 맞춰 차일피일 감축목표 설정을 미루면서 본격적인 기후변화대응 준비를 계속 늦추면 결국 우리 발등을 찍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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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정의 |
| 발리에서 열린 제13차 기후변화총회에서 ‘발리로드맵’이 채택된 가운데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정부의 5개년 계획이 확정됐다. 사진은 기후변화총회 발리 현지 모습. |
국가에너지위원회의 틀 안에서 시민사회와 함께 원전 적정화 방안을 논의키로 했던 정부의 ‘돌변’에 환경단체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이유진 녹색연합 에너지기후변화 팀장은 “이번 발리회의에서 일본이 원자력에너지를 CDM(청정개발체제)사업으로 이정해줄 것을 주장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원자력 비중 확대를 대책으로 내놓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 팀장은 “원자력발전은 치명적 사고위험과 방사성폐기물 위험이 있을뿐 아니라 우라늄을 채굴·정체하는 과정과 원전의 건설과 해체, 폐기물 처분 과정에서도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다”며 “원전은 기후변화의 대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정부 추진 계획에서 정작 기후변화의 확실한 대안이라 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4차 종합대책에 따르면 2011년까지 1차 에너지 중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5%, 2030년까지 9%를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2005년 현재 1차에너지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2.13%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폐기물 소각 에너지 75.9%, 수력 발전이 18.8%를 차지하고 있다.
녹색연합은 “유가 100달러시대를 앞두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체제 구축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설정이 시급하다”며 “신재생에너지 비중목표를 상향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향미 기자
이향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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