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한 선택

이버들_에코에너지 [32] 이버들l승인2008.01.07 11:31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쥐의 해, 무자년 새해가 밝았다. 12지간의 첫 자리를 차지한 쥐는 예로부터 약삭빠르고 영리한 동물로 알려져 왔다. 구전설화에 따르면, 옥황상제의 부름을 받고 동물들이 뛰어가던 중 소의 등을 타고 가던 쥐가 가장 먼저 뛰어내려 1등이 되었다고 한다. 12지간의 새로운 주기가 시작되는 만큼 모두가 새로운 마음과 기상으로 한 해를 시작하길 소망해본다.

지난 달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날아든 ‘발리 로드맵’ 소식은 기후변화협약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진국과 개도국을 아우르는 온실가스 감축논의 시한을 확정한 발리 로드맵이 채택됨에 따라 포스트 교토체계를 결정할 2009년을 바라보는 각 국가들의 시선이 의미심장하다.

원자력이 기후변화 대안?

우리 정부도 최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4차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2012년까지 1천800만톤의 이산화탄소를 줄이겠다고 발표하였다. 이를 위해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011년까지 전체 에너지사용의 5%로 끌어올릴 계획이며, 기후변화대책법을 2009년까지 제정하고 그동안 유류세 논란의 중심이었던 교통·에너지·환경세를 탄소세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3차 기후변화종합대책이 그동안 각 정부 부처에서 하는 사업을 기후변화라는 이름으로만 묶었다는 비판적 평가가 주를 이뤘던 것처럼 이번에 발표된 4차 기후변화종합대책도 알맹이 없는 대책이라는 지적이 많다.

우선 국가차원의 목표치와 온실가스 감축의 핵심 분야인 산업분야에 대한 계획이 빠져있는 상태다. 발리 로드맵에 따라 포스트 교토체제에 대한 내용과 형식이 2009년에 결정되기 때문에 온실가스 의무감축에 부담을 느끼는 정부로서는 포스트 교토체제 확정 뒤에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소의 등을 타고 달려온 쥐처럼 협상전략 차원에서 영리한 선택을 하겠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협상에서 영리하려면 정부 차원의 복안이 있어야 한다. 소의 등에 매달릴 수 있도록 몸무게를 줄이던지, 떨어지지 않도록 밧줄을 준비하던지, 1등으로 도착하더라도 다른 동물들을 납득시킬 수 있는 나름의 준비와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대책은 원자력을 늘리겠다는 게 전부다. 원자력 사용을 늘리기 위해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는지 알 수 없는 핵융합 프로젝트를 가동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복안은 있나

전기밖에 생산하지 못하는 원자력(16%)이 다양한 형태로 소비되는 석유(44%)와 석탄(21%)을 어떻게 대체하겠다는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 또한 이미 전기생산량의 40%를 차지하기 때문에 에너지안보와 에너지원의 다변화를 고려해서라도 원자력 비중을 무모하게 늘릴 수는 없다.

한편 포스트 교토체제에서 의무감축이 거의 확실시됨에도 불구하고 내년 말에 국가 목표를 세우면 의무감축에 대비할 시간이 별로 없어 사회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울 수 있다.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지 않으려면, 내실 있는 준비가 최선이다.


이버들 에너지시민연대 정책차장

이버들  

<저작권자 © 시민사회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버들의 다른기사 보기

인기기사


여백
시민사회신문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8288 서울특별시 구로구 새말로 93, 신도림태영타운상가2동 B105  |  대표전화 : 02-3143-4161  |  팩스 : 02-6737-1115  |   ingopress@ingopress.com
등록번호 : 서울 다 10706  |  등록일자 : 2013년 8월 26일  |  회장·논설주간 : 강상헌  |  발행·편집인 : 설동본  |  편집국장 : 양병철
후원계좌 : 국민은행 7788-01-04-375819 (시민사회신문)  |  청소년보호책임자 : 설동본
Copyright © 2007 시민사회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