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열린 2017 전국노동자대회가 조합원 자녀들의 ‘사랑으로 인사 드린다’는 깜찍한 외침과 함께 힘차게 시작됐다. 공공연맹 가영진 대협국장 자녀들은 “이런 무대에 선게 처음이라 무척 떨리지만 아버지가 빨리 퇴근해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개회선언을 했다.

▲ (사진=한국노총부산지역본부)

조합원과 가족 등 1만여명이 참석한 이번 노동자대회에서 ‘노동존중사회건설과 정책협약 관철’을 촉구하고 기존 집회형식에서 벗어나 산하지부의 노래공연, 시민과 조합원 자유발언, 인디밴드 공연, 조합원이 다함께 참여하는 ‘노동자가 대한민국입니다’ 상징의식 등 다양한 퍼포먼스들이 시도됐다. 특히 포항지진피해 조합원 및 가족들을 돕기 위한 모금행사도 진행됐다.

김주영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지난 정권이 밀어붙였던 위법한 행정지침 폐기와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고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를 확충하는 로드맵도 마련됐다”면서 “노동자대회를 빌어 문재인 정부의 이 같은 노동친화적 정책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존중사회를 향한 우리의 노력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노동권의 국제적 기준인 ILO 핵심협약들이 아직까지 비준되지 않았고 휴일근로가 연장근로에 포함된다는 상식은 여태껏 국회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근로기준법 59조에 묶인 수많은 특례업종 노동자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생명과 안전의 위협을 받으며 장시간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 모든 것들이 정책협약을 통해 대통령이 약속한 과제인 만큼 정부와 여당은 이 문제들이 하루 빨리 실현 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진=한국노총부산지역본부)

김 위원장은 사회적대화의 복원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강조하면서 “한국의 사회적 대화는 지금껏 노동의 희생과 양보만을 강요해왔다”며 “특히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미조직노동자의 권리를 증진하는데 있어 사회적 대화는 꼭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대통령까지 나서서 사회적대화 복원 입장을 표명한 만큼 정부 내부의 입장차로 인해 사회적 대화의 골든타임을 놓쳐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장발언에 나선 문계순 보조출연자노조 위원장은 “비정규직은 고용불안과 최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라며 “노동의 가치가 존중되고 당당하게 노동자라고 말할 수 있는 사회가 오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주인두 안양우체국지부장은 “장시간 노동과 과로사의 원인인 노동시간 특례업종은 반드시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정부는 잘못된 행정해석을 폐기하고 국회는 반드시 법개정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 (사진=한국노총부산지역본부)

이어진 투쟁사업장 현장발언에서 KB국민은행지부 박홍배 지부장은 “박근혜 정권의 부역자들이 정권이 교체된 지금도 옷을 갈아입고 권력을 연장하려 하고 있다”며 “금융의 공공성을 사수하고 진정한 국민의 파트너가 되기 위해 KB국민은행 노조는 윤종규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40일이 넘는 철야농성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썬코어 노조 김주훈 위원장은 “최규선 게이트 같은 투기자본에 의해 건실한 강소기업이 한순간에 무녀졌다”면서 “기존에 있던 양질의 일자리가 우선 보장돼야 신규 일자리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정부와 청와대가 나서서 투기세력이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게 해 노동자의 피눈물을 닦아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이날 참가자들은 제법 추운 날씨속에서도 ▲비정규직 철폐 ▲노동시간 단축과 노조전임자 노사자율 쟁취를 위해 투쟁해 나갈 것 등을 결의하고 이날 노동자대회를 마무리했다.

양병철 기자  bcyang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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