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게, 울진 앞바다에 다시 돌아오다

40년 전 자취감춘 왕게....왕돌초 집단서식지로 확인

40여년 전 자취를 감추었던 왕게(red king crab)가 울진 앞바다에 다시 돌아왔다. 지난 9일 울진대게 조업에 나선 죽변항 선적 동환호(17톤급)가 왕돌초 인근에서 왕게 15마리를 포획했다고 울진군이 밝혔다.

남효선

40여년 전 동해에서 자취를 감춘 왕게가 죽변 앞바다로 되돌아 왔습니다. 동해안의 해양생태계 보고인 왕돌초 인근 해역이 왕게의 집단서식지로 확인됐다고 울진군이 밝혔습니다. 지난 9일 왕게를 15마리 포획한 김순명 선장이 왕게를 들어 올리며 환하게 웃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왕돌초 인근 해역에서 조업 중인 자망 어선들이 잇달아 왕게를 포획하고 있다 한다. 왕돌초 인근 해역을 비롯 울진 앞 바다의 왕게 어장생태계가 다시 살아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지난 2004년 울진 앞 바다에서 50여 마리의 왕게를 포획한 데 이어 두 번째이다.

왕게는 십각목(十脚目) 왕게과로 분류되는 갑각류로서 우리나라 동해와 일본, 북극해, 베링해, 오호츠크해 등지에 서식하며, 1960년대 초반에 동해에서 자취를 감춘 것으로 보고되어 왔다.

왕게는 갑각길이 약 22cm, 갑각너비 약 25cm, 몸무게 약 7.5kg 가량이다. 갑각은 오각형이고 표면에 짧고 뾰족한 원뿔모양의 가시가 드문드문 나 있다. 이마의 가운뎃 가시는 길고 뾰족하며 갑각 옆 가장자리에 있는 가시는 윗면의 가시보다 크다. 배가 비대칭이고 네 번째 걷는 다리가 매우 작아 갑각에 가리는 점에서 다른 게와 구별된다.

집게다리는 오른쪽 것이 왼쪽 것보다 훨씬 크다. 제1·3 걷는 다리가 집게다리보다 훨씬 길다. 모든 다리에 가시가 있다. 배는 암수 모두 7마디이며 수컷은 이등변삼각형에 가깝고 암컷은 원형에 가깝다. 갑각 및 다리는 자줏빛을 띤 붉은색이고 배는 노란색을 띤다. 왕게는 한해성 오종이며 서식지의 깊이는 북쪽일수록 얕아 북극해에서는 약 30m, 일본 홋카이도에서는 약 200m, 동해 남부에서는 300m이다. 서식 수온은 0∼10℃이며 알을 낳는 시기는 4∼5월이다. 암컷이 먼저 깊이 20∼30m의 해조가 무성하게 자라는 얕은 곳을 찾고 수컷이 그 뒤를 따라 짝짓기를 한다.

수컷은 약 1주일 동안 암컷의 집게다리를 위에서 잡은 채 암컷이 탈피하기를 기다렸다가 암컷이 알을 낳으면 그 위에 정자를 뿌린다. 알의 지름은 약 1mm, 알의 수는 10만∼25만 개이다. 알은 암컷의 배에 붙이고 다니며 다음해 봄에 부화한다. 성체가 되는 데 약 10년 가량 걸린다. 수컷의 수명은 약 30년, 암컷은 약 25년으로 알려져 있다.

북태평양의 중요한 수산자원이며 통조림으로 가공된다. 한국에서는 1912년부터 일본인들이 어장 조사를 하였고 함경남도 신포시, 강원도 삼척시 등지에 통조림 공장이 들어선 적도 있으나 지금은 거의 잡히지 않았다.

남효선

이번에 죽변 앞 바다에서 잡힌 왕게는 지난 2004년 잡힌 왕게(갑장너비, 7~9㎝)보다 큰 12~15㎝ 크기이다. 이 날 수협 위판을 통해마리 당 2~4만원에 거래됐다. 울진대게 중 가장 우수종인 ‘박달게’의 가격에는 못 미치지만 일반적인 크기의 대게보다는 비싼 가격이다.

왕게를 직접 잡은 동환호 선장 김순명(55, 죽변면 죽변리)씨는 “40년 전 사라진 왕게가 다시 죽변 앞 바다에 돌아왔다”며 “이는 죽변 앞 바다를 비롯 왕돌초 인근 해역이 해양생태계의 보고임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라며 왕게 출현을 반겼다.

또 김 선장은 “수 년 전부터 울진군과 어민들이 바다 수중 생태환경 조성을 위해 침체어망 인양사업 덕택”이라며 “특히 울진군이 추진해 온 어구실명제와 생분해성 그물재료 사용이 정착되었음을 보여 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울진군은 지난 2004년부터 어구유실방지와 폐그물의 수중침적 방지를 위해 어구실명제와 생분해성 어구 시범사업을 적극 펼쳐왔다.

울진군 수산관계자는 “왕게 출현으로 울진 왕돌초 인근 해역이 왕게 집단 서식지로 확인되었다”며 “울진의 대표적인 수산 특산품인 대게와 함께 주요 수산자원으로 보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죽변항에서 찍었습니다.

남효선 기자

남효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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