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상부터 남북관계 흐름 무시"

특별기고/남북경협자금 용처 감사청구 이장희l승인2008.01.1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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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냉전시각은 역사·민족 퇴행 국민불안 초래

최근 이명박 당선인의 인수위가 설익은 정책을 마구 공개하여 생각있는 많은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그 중에서도 앞뒤 보지 않고 통일부를 당장 폐지하겠다고 큰 소리를 처 놓고, 강한 비판적 여론의 질타 앞에서는 슬그머니 철회하곤 했다.

그런데 아직도 통일부 폐지 문제는 안심할 단계가 아닌 것 같다. 인수위 핵심 외교통일 관련자의 부정적 대북한관은 통일부의 축소 내지는 한미동맹 절대 우선에서 작통권환수계획의 재고, 그리고 지난해 10·4 남북정상회담선언내용 실천의 소극성 등에서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특히 남북협력기금 운용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가 시작된데 이어, 한나라당이 남북경제협력사업 등에 지원된 기금 전체에 대해 감사를 청구할 방침이라고 한다. 새 정부 출범에 앞서 지난 개혁정권 10년의 실정에 대한 본격적인 청산작업이 시작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뒤보지 않는 설익은 정책

한나라당은 김대중 정부 출범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남북경협 등에 쓰인 5조원 안팎의 남북협력기금 운용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남북경협에 지출된 돈이 결과적으로 북한주민의 생활을 개선하는데 쓰인 것인지 제대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남북경협과 관련 없는 분야에 돈이 쓰였는지도 따져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마디로 ‘남북경협자금 용처 감사청구’라는 발상 자체가 북한의 현실과 남북관계의 전체의 대 흐름을 무시한 것으로서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서 이명박 당선자가 소속한 한나라당의 대북 경협자금운영에 대한 심각한 의혹은 향후 남북관계발전에 매우 부정적 전망을 보여주고 있다.

제2차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현실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북한이 지금 한반도 비핵화실천과 북미관계 정상화가 확고한 그들의 기본 입장임을 모두 잘 알고 있다. 문제는 북한의 비핵화와 북미관계정상화에 대한 미국의 북한체제보장과 경제제재의 실질적 완화조치의 실천 의지에 대해 매우 불안하게 보고 있다. 또 북한은 미국보다 한국을 더 신뢰하고 있는 것도모두 잘 알고 있다.

지난 2002년 7월 1일 경제관리 개선조치 이후 북한은 과거의 배급제를 사실상 폐지하고 시장경제의 원리를 여러 부문에서 도입하고 있다. 북한의 빈곤은 절대적 빈곤이다. 절대적으로 주민의 의식주가 부족한 상황 속에서 우리가 교류하는 남북경협자금이 어디에 쓰였는지 용처를 조사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다. 이것을 보고 우리는 참여정부 출범초에 대북송금법을 연상케 한다. 남북정상회담을 돈으로 샀다는 것이 범죄의혹의 핵심이다.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하지 않고 평화에 필요하다면 돈을 주더라도 평화는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용처조사 명분 없다

도대체 또 ‘남북경협자금 용처조사’ 특검법을 다시 만들 것인지 공개적으로 묻고 싶다. 21세기가 8년째 접어드는 지금 한반도는 모처럼 전쟁종식과 정전체제종결을 위한 절호의 분위기를 맞고 있다.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당사자와 미국은 명백하게 한반도 전쟁종식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한반도는 평화통일을 위한 운세를 타고 힘차게 매진하고 있다. 당선자는 이 역사의 대 흐름을 막아서는 결코 안 된다. 비록 참여정부가 이루었지만 지난 제2차 정상회담과 그 후 지속적으로 발전되고 있는 남북관계의 소중한 성과는 그대로 계승해야 한다. 개성공단사업, 금강산 관광사업 및 남북한간 철도, 도로 연결과 운행, 각 분야별 교류협력의 합의 이행 상황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지속시키는 유리한 분위기 조성에 더욱 힘써야 한다.

남북관계는 정권 교체와 관련없이 연속적 선상에서 발전하고 있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독일의 경우, 동방정책은 개혁정권인 사민당이 지난 1969년 만들었지만 통일은 보수정권인 기민당이 1990년 이룬 것을 좋은 선례로 봐야 할 것이다. 민족문제와 국민의 민생문제는 여야를 초월해야 한다.

오히려 경제 활성화 도움

오히려 남북경협은 고비용 저효율에 허덕이는 남한 중소기업의 생존을 위한 탈출구다. 이명박 당선자의 공약사항인 일자리 창출도 남북경협의 확대 발전에서 우리 일자리를 외국에 뺏기지 않고 남북경협확대를 통해 한반도내에서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남북경협 운용기금은 더욱 넓혀야 마땅하다.

이제 한나라당의 대북한관은 북한의 변화현실에 실제 부합하게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아직도 일부 냉전시각을 가진 유권자 때문에 역사와 민족을 퇴행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결코 안 된다. 과거 야당시절 기질처럼 상대당의 정책을 무조건 트집 잡는 태도에서 이제 성숙되고 책임지는 모습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국민은 한나라당의 남북경협운용기금 출처 감사 운운을 매우 불안하게 지켜보고 있다.


이장희 한국외대 법대교수

이장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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