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활비 점검 보고서 비공개한 감사원에 소송 제기

참여연대 “깜깜이 예산 감시, 권력기관 눈치보지 말고 공개해야” 양병철 기자l승인2017.12.0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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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활동비 집행실태 점검 결과 보고서 비공개 사유 근거 약해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소장 장유식·변호사)는 4일 ‘특수활동비 집행실태 점검 결과 보고서’ 공개를 거부한 감사원에게 정보비공개결정처분의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감사원은 지난 8월 29일에 국정원을 제외한 19개 기관의 특수활동비 집행실태를 올 7월 19일부터 8월 11일까지 점검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의 당시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 점검 결과보고서에는 불필요하게 편성된 특수활동비와 그 감축과 관련된 내용 및 자체 집행 지침⋅집행 계획 수립 집행, 현금 지급 근거자료 관리 실태, 집행 증빙자료 관리 현황 등 특수활동비 관리감독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예산집행의 투명성과 시민의 정부 감시를 위한 알권리 보장을 위해 공개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사진=참여연대행정감시센터)

이런 가운데 참여연대는 지난 9월 19일 ‘특수활동비 집행실태 점검’ 결과보고서를 정보공개청구했지만 감사원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1호, 제2호에 따라 비공개한다고 통지했다. 감사원은 참여연대가 10월 27일에 제기한 정보비공개 이의신청에 대해서도 기각 처분했다. 

참여연대는 이번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감사원이 제시한 비공개 사유에 대해 아래와 같이 반박했다.

첫째, 공공기관이 정보공개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대상이 된 정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검토해 어떠한 부분이 어떠한 법익 또는 기본권과 충돌되어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사유가 되는지 입증해야 하지만 감사원은 정보공개법 상 비공개를 규정한 조항 외에 구체적인 비공개 사유를 제시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정보비공개 이의신청 기각하면서 ‘특수활동비 집행실태 점검 결과보고서’가 ‘보안업무규정(대통령령)’에 따라 비밀로 분류되었음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보안업무규정의 어떤 조항에 따라 몇 급의 비밀로 분류되었는지는 기재하지 않았다.

만약 보안업무규정이 아니라 보안업무규정의 시행규칙에 의해 대외비로 분류된 정보라면 원칙적으로 공개해야 한다고 판시한 사건이 있다(전주지방법원 2000.2.15. 선고 99구147 판결, 서울행정법원 2007.2.2 선고 2006구합23098 판결). 따라서 이번 감사원의 정보비공개 결정은 비공개 이유 등을 구체적으로 밝히도록 규정한 정보공개법 제13조 제4항을 위반한 위법한 처분에 해당한다. 

둘째, 감사원은 정보공개를 요구받은 자료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1호(다른 법률 또는 다른 법률에서 위임한 명령에 따라 비밀이나 비공개 사항으로 규정된 정보)에 해당한다고 비공개사유를 제시했으나 근거가 약하다.

감사원은 보안업무규정 상 비밀로 분류된 해당 정보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으나 보안업무규정에서 비밀로 분류한 정보라도 그 실질이 각급 비밀에 해당할만한 정보라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공개하도록 한 판례가 있다(서울행정법원 2006.1.10. 선고 2005구합20467 판결).

더욱이 감사원의 ‘특수활동비 집행실태 점검 결과보고서’에는 고도의 비밀유지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국정원의 특수활동비가 제외되어 있고 참여연대가 제기한 정보공개청구의 주 내용 역시 특수활동비 집행내역이 아닌 특수활동비로 지출되기에는 부적절한 예산 집행에 관한 감사결과를 요구하는 것이다.

따라서 공개요구한 정보는 국가의 존립, 헌법 기본질서 유지등을 포함한 국가안전보장에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국가 기밀이라 할 수 없다.   

셋째, 감사원은 비공개 사유 중 하나로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2호(국가안전보장·국방·통일·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를 제시했으나 ‘특수활동비 집행실태 점검 결과보고서’는 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감사원이 발표한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이번 점검 결과보고서에는 지침과 달리 불필요하게 특수활동비로 책정된 예산, 특수활동비에 대한 내부통제 부실과 관련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수활동비라는 이유만으로 예산이 부당하게 책정되고 관리되는 사례까지 비밀로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러한 정보를 공개한다고 해서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것으로 볼 수도 없다. 게다가 감사원은 이미  2007년 7월 25일에 ‘국정홍보처 등 4개 부처 특수활동비 집행실태 결과보고서’ 등 유사한 성격의 자료를 공개한 선례가 있다. 

지난 4월 법무부 검찰국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의 ‘돈봉투 만찬’ 논란과 지난 10월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정기 상납 의혹 등 특수활동비 예산의 사적 유용 및 목적 외 사용 사례가 밝혀지면서 특수활동비 통제와 감시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현재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참여연대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부응해 감사원의 ‘특수활동비 집행실태 점검 결과보고서’ 외에도 각 기관의 특수활동비 지침 및 집행계획 수립, 특수활동비 자체감사 및 증빙제출 현황 등을 정보공개청구하는 등 특수활동비 예산의 관리감독 여부를 지속적으로 조사해왔고 특수활동비 예산의 삭감 및 타비목 전환을 주장해왔다. 

참여연대는 “감사원이 그동안 헌법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주요 개혁 대상 기관으로 다루어지고 있으므로 스스로 존재의 이유를 증명하려면 권력(기관)의 눈치를 보지말고 국민을 위해 독립적인 결정을 할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참여연대는 “이번 점검 결과보고서의 비공개의 근거가 빈약하다는 것이 명백한 만큼 감사원은 법무부(검찰), 경찰청 등 다수의 권력기관이 대상 기관에 포함되어 있음에 개의치말고 ‘특수활동비 집행실태 점검 결과보고서’를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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