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우리의 잠재성장률은 대체적으로 4~5%수준이다. 이보다 더 높은 성장을 하고자하면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물가관리에 관한 책임이 있는 한국은행에 대한 인수위의 언급을 보면 정부가 한국은행을 컨트롤하고자 하는 모습에서 향후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크다. 이는 실질성장률관점에서 경제운영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둘째, 한반도 대운하건설을 통한 경기부양시도다.
현대의 토목건축 기술로 되지 않을 것은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관련분야의 학자와 전문가들, 관련 산업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경제성에 대해서는 자신 있는 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경제성 분석의 경우 그 기간을 얼마로 설정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엄밀한 비용편익분석이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해 대부분 경제학자들은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다. 또 이 사업은 세계적으로 시장경제의 전체적인 흐름을 충분히 감안하지 못하고 있다. 지식기반사회와 정보통신 및 첨단화로 내닫고 있는 현재 세계추세와 결정적으로 역행하는 것이다. 이러한 예산이 있다면 단기간 어렵다해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성장 동력산업에서의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또한 예산추계나 기간도 다시 검토해야 한다. 모든 국책사업이 그렇듯이 다른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생각이다.
가령, 선사시대부터 인류는 강변을 중심으로 생활을 해왔는데 공사 기간 중 관련한 유물이 출토된다면(그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로 인한 공기지연, 토지수용 보상을 위한 각종 편법의 진행(이미 이루어지고 있다)등과 관련한 예산의 증가 등등이 문제로 거론된다. 아울러 노무현정부에서의 부동산투기가 재현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셋째, 규제 때문에 기업의 투자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우리 경제에 대한 잘못된 분석이다. 주지하는바와 같이 투자를 하지 못한다고 아우성인 재벌그룹들의 지난 몇 년간의 투자는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중소기업들이다. 그런데 이명박정부도 이전 정부와 마찬가지로 중소기업들이 실질적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정책들은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재벌중심의 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새 정부는 출자총액제한제도와 금산분리를 아예 무용화하겠다는 것이다. 소위 ‘이명박효과’에 의한 기업의 투자는 단기간 이뤄질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경제에서 가장 핵심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합리적인 투자가 아니다. ‘기업 기 살리기’는 나쁘지 않은 레토릭이지만 경제가 그렇게 살아날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인가?
출총제의 폐지로 기업 투자가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이미 여러 연구들은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재벌 쪽에서는 세계적으로 출총제가 없으므로 한국도 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그리고 투지의 활성화를 위해서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살펴보면 우리와 같은 재벌구조는 또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출총제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주요 선진국의 기업규제내용을 들여다보면 곳곳에 기업들의 비효율적인 출자를 억제하는 장치들이 있다는 것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선진국들도 발전국가로 발돋움할 당시 우리와 같은 재벌규제가 있었으며, 그 영향력에 의한 각종 규제가 여러 법에 명시되어 21세기인 지금도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편 출총제 폐지 등으로 나타날 수 있는 부정적인 효과는 지금까지 이야기 되어온 재벌의 소유지배구조문제이외에도 더 심각한 것은 시장의 독과점화가 이뤄 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시 말하면 시장주의자들이 펴는 정책들이 시장작동을 왜곡시키는 방향으로 끌고 나아간다는 것이다. 돈이 된다 싶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업종을 불문하여 진출하게 된다면 국내 많은 기업들이 생산기반을 상실하게 될 것은 불문가지다. 그러므로 중소기업에 정작 도움이 되는 공정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초소재 및 핵심부품 기술들이 국내에서 개발될 수 있도록 해 중소기업들이 실질적으로 살아나게 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때 우리에게 미래가 있을 것이다.
시민사회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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