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의 탈을 쓴 찬핵주의자”

[서평]_한반도의 평화와 북한 핵문제/김승국 지음 오영길 김은솔l승인2008.01.21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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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장 환영 움직임 심각한 우려
비핵화만이 평화·진보운동 ‘울림’


최근 북한은 6자회담 재개의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로 인해 북핵문제는 새 국면을 맞았지만 여전히 북한은 핵 신고에 소극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즉 한반도 핵폭풍에 대한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이다. 그리고 핵무장에 대한 북한의 의지에 남한의 일부 세력이 찬동한 움직임은 지난해 꽤 깊숙한 논란지점이었다.

김승국은 바로 이러한 상황에 주목한다. 그는 진보주의를 표방하는 찬핵주의자들의 의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평화를 위한 방법으로 한반도의 비핵화를 강조한다. 북핵문제의 심각성을 고려한다면, 이 책의 주장은 좌와 우 모두에게 의미심장하다.

그는 그동안 ‘평화통일’을 주장하던 남한의 좌파 일부가 핵무기 개발을 환영하는 변신을 꾀하는 것에 적지 않은 반감을 보인다.

좌와 우 모두에게 던지는 화두

'찬핵주의'로 통하는 세력은 북한의 핵개발이 주한미국을 본국으로 돌려보낼 수 있다는 민족주의적 발상에 기반을 둔다. 북한의 핵무장을 두 팔 벌려 찬성하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심각한 것은 기층민중이 이들의 논리에 동요되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찬핵주의자들의 선동이 대중들의 심리를 자극한다고 말한다. 삶의 고통 속에서 염세주의에 빠진 대중은 그들의 ‘힘 있는’ 주장에 마음을 움직이게 되고, 그 결과 이들 역시 핵개발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는 것이다.

시민사회신문 DB
지난해 7월 개최한 반전반핵평화 동아시아국제회의 참석자가 반핵 선전물을 보고 있다.

저자는 찬핵주의자들이 현실을 왜곡하고 있는 논거를 들며 이러한 상황을 강하게 비판한다. 주장의 강도는 북한의 핵무기 소유가 한반도 안전을 송두리째 빼앗을 수도 있는 상황임을 온몸으로 느끼기에 충분하다.

저자에 따르면, 핵무기 소유는 한반도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들의 목숨을 위협한다고 강조한다. 핵무장 실현으로 남북한의 국민들은 전쟁과 죽음의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야 하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민중의 생존권 악화는 용서하기 어려운 죄악이다.

핵무장과 인민의 삶

특히 북한 인민의 경우 기본적인 생존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현실을 볼 때 핵무장이 그들의 삶에 미칠 영향은 더욱 심각하다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핵무장은 그 어떤 것으로도 정당화 될 수 없는 폭력이며, 그것은 인류평화를 시험하는 모험주의에 기반을 둔 발상인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그는 찬핵 운동이 ‘진보’가 아닌 ‘퇴보’일 뿐이며 진정한 진보라면 비핵 평화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다. 평화를 원한다면 북한과 미국의 핵정책에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여야 하며, 정치적 ‘판그리기’보다 기층민중의 생활에 대해 진심으로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역설이다. 그는 이를 위해 주변 국가들과의 긴밀한 협조와 제2차 제네바 협정을 통한 보다 강력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안한다.

평화는 인류의 궁극적 목적이다.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핵무기를 민족주의라는 잣대를 들어 찬성하는 태도는 매우 위험할 수 밖에 없다.

민족주의 잣대의 이중성

편협하고 근시안적인 시각을 통해 평화의 가치를 위협한다면, 그것이 누구의 입에서 나온 것이라도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 그러한 의미에서 비핵화 운동이 이 시대의 진보가 나갈 방향이라고 말하는 이 책의 목소리는 힘이 있다. 한반도의 핵문제에 대해서 균형 있는 시각을 촉구하는 작가의 호소는 그래서 울림이 크다.

오영길 김은솔 인턴기자

오영길 김은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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